커튼을 열고 내려다본 창밖엔
어디론가 빠르게 달려가는 사람들뿐이다.
나는 어디로 가야 할지도 모른 채
마음이 조급하다.
부랴부랴 짐을 챙겨 밖으로 나와
습관처럼 멍하니 앞서 달리는 사람을 따라간다.
그리고 금세 숨이 찬다.
목적지를 모르는데,
어디로 가야 할지도 모르는데,
내 속도로 야금야금 음미하며 걸어가도 되지 않을까?
“창문을 닫고 커튼을 치면 될 것이다!”
그러나 마음은, 창밖 풍경을 이길 수 없다.
세상의 속도는 공간을 뒤틀어 시간마저 빼앗는다.
창밖이 아름다운 것은 내 마음이 아름다울 때,
창밖이 밉고 힘들 땐 내 마음이 힘들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