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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의 도전 그리고 실패.

by 우동이즘




유튜브를 시작한 지 5년이 넘었다.
한주도 쉬지않고 매주 1~2개의 콘텐츠 업로드...



유튜브 플랫폼의 장점은 대상층을 알고리즘이 맞춰 준다는 것. 내가 가진 대상층은 누가 봐도 ‘작가 지망생‘이다. 선명한 대상층은 생명력을 가진다.


(1) 누구에게 팔 지 알고 만드는 상품

(2) 일단 만들면 누구라도 사겠지? 하는 마음으로 만든 상품


(1)과 (2)는 경쟁력이 다르다. 명확하고 좁고 날카로운 대상층, 그게 중요하다는 말이다.


그런데 대상층은 조금씩 지겨워진다. 나도 마찬가지였다. 성장 한계가 명확한 너무 좁은 대상층, 여기서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 쳤다. 외부의 시선으로는 평화롭게 동동 떠있는 것처럼 보였을 것도 같다. 사실은 그게 아니었지만 이건 모든 창작자가 떠안은 본질적 외로움일 거라 생각해 딱히 징징 거릴 마음은 없다.

5년간 매주 1~2개의 콘텐츠를 만들고 업로드하며 배운 건 '작은 실패의 연속'이다. 이건 이래서 안 되고, 저건 저래서 안 되는구나. 대상층에 맞춘 콘텐츠는 조회수가 잘 나온다. 조금이라도 벗어난 시도를 하는 순간 조회수는 바닥으로 떨어진다. 누구라도 뻔히 아는 것을 시도해 보고 실패를 직접 겪으며 배웠다. 그럼에도 포기가 잘 안 됐다. 대상층을 넓혀보자라는 욕심을 버릴 수가 없었다.




어쩌면 마지막 도전
영원한 건 없겠지만

최근 6개월 어쩌면 마지막일지 모를 발악을 해봤다. 좋아하는 여행영상과 기존 대상층을 조금 섞어보는 시도였다. 조회수가 나락으로 가는 걸 지켜보면서도, 업로드를 할 때마다 구독자가 몇백 명씩 떨어져 나가는 걸 보면서도, “반년만 유지해 보자!”라는 마음하나로 버텼다. 6개월이라 정한 것은 마음의 한계선이었다. 6개월은 해봐야 가능성을 점칠 것 같았고, 6개월은 해봐야 포기를 할 것 같았다. 그 도전이 끝나가고 있다. 채널의 성장은 완전히 멈추었고, 구독자 증가세는 평소의 1/5 수준으로 떨어졌다.





실패는 이론의 경험 반증
직접 겪은 이론은 잊을 수 없는 양분.

가진 모든 이야기를 토해놓고 난 뒤 시작한 이야기가 웹툰-데뷔작이 되었다. 더 이상 하고 싶은 무엇도 남아있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에 가능한 이야기였다. 남은 건 기술뿐이었고, 이론과 냉정한 시각뿐이었다. 자아를 완벽히 내려두고 무엇을 해야 시장에 필요한 이야기일까를 그제야 고민할 수 있었다.

유튜브도 마찬가지다. 6개월간의 지속적인 실패와 버텨냄의 시간이 머리를 차갑게 만들어 주었다. 무엇을 해야 사회 안에서 미약한 나로서 기능할 수 있을까? 비로소 자아를 내려놓고 생각이 가능해졌다. 마음이 후련해졌다.

유튜브는 유튜브다. 작품은 작품이고, 출판은 출판이다. 콘텐츠, 강의, 특강, 에세이, AI작법서, 무엇이 되었건 각 콘텐츠는 저마다의 날카로운 역할이 있다. 그 대상층은 내가 가진 미약하지만 명확한 장점으로 날카롭게 세공해야 상품이 된다.

“어떻게든 되겠지 뭐~”라는 마음으로 만들 수 있는 건, 탈 플랫폼을 꿈꾸는 창작가의 콘텐츠는 아니다. 알고 있는 걸 경험으로 단단히 다지기 위한 6개월이었다. 할 수 있는 걸 하고 뭉툭해진 대상층을 날카롭게 가다듬자. 해야 하는 것, 할 수 있는 것, 하고 싶은 것의 구분. 실패를 통해 배울 수 있는 것.


소중하고 귀한 경험.



활쏘기.png 명확한 대상층을 향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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