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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페인 리뷰] 데페이즈망 기법으로 임팩트 주기

토스 무제한 무료 송금, 돈의 이동에 자유를 캠페인

by 노엘

광고에 종종 사용되는 표현 중 데페이즈망 기법이라는 게 있다. 초현실적인 비주얼을 보여줌으로써 소비자로 하여금 임팩트를 주는 기법이다. 이 데페이즈망 기법을 잘 활용하고 광고주 서비스의 USP를 잘 재해석한 광고가 있다. 토스의 무제한 무료 송금, 돈의 이동에 자유를 캠페인이다. 기획과 크리에이티브 2가지 관점에서 캠페인을 분석해 봤다.


20세기 초현실주의 대표적 표현양식인 ‘데페이즈망(Depaysement)’의 어원에 대하여 살펴보면 프랑스어에서, ‘데페이즈 (Depayse)’라는 동사에서 탄생한 것으로 ‘사람을 타향에 보내는 것’ 또는 ‘다른 생활환경에 두는 것’을 의미한다.3) 일반적인 위치나 장소에서 오브제를 추방하여 다른 환경에 옮겨두어 생각지 못하였던 느낌, 낯설게 만드는 것을 시각화하고, 그 오브제에 새로 성질을 부여하는 것이다.

- 데페이즈망기법을 이용한 광고사진연구 -



토스ㅣ무제한 무료 송금, 돈의 이동에 자유를



토스뱅크 외화통장ㅣ 세상의 돈을 자유롭게





기획


USP의 재해석

2021년 토스의 평생 무료 송금 정책이 발표되었다. 비즈니스 관점에서 보자면, 이는 단기적으로 사용자 락인 효과를 극대화하고 장기적으로 금융 슈퍼앱으로 발전하기 위한 전략적 초석이었다. 이 USP를 알리기 위한 광고가 '무제한 무료 송금, 돈의 이동에 자유를'이다.


인간의 본능 중 하나는 의미추구 본능이다. 우리는 삶과 사건을 해석하고, 그 의미를 찾으려 한다. 이 광고는 의미추구 본능을 역이용했다. 평생 무료 송금이라고 말할 수도 있었지만, 광고는 '돈의 이동에 자유를' 이라고 재해석 한다. 소비자는 저게 무슨 의미지? 라고 질문하게 되고, 그 순간 광고의 덫에 걸린다. 이처럼 USP를 단순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재해석하여 소비자의 관심을 끌어내는 방식은 광고의 목표 달성과 직결된다. 결국, 의미를 창출하고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는 점에서 성공적인 기획이었다.



크리에이티브


데페이즈망 기법의 활용

이 광고 크리에이티브의 핵심은 초현실적인 비주얼로 임팩트를 주는 데페이즈망 기법이다. 각 지폐의 위인들이 자동차에 타고 있는 모습은 아이러니하고 낯설다. 아래 LG 시그니처 광고가 데페이즈망의 다른 예시다. 손으로 보름달을 굴리는 모습, 우산을 밟고 하늘을 건너는 여인의 모습 등이 시각적 충격을 준다. 그리고 '가전, 작품이되다'라는 카피를 통해 메시지를 한 번 더 강조한다.


LG SIGNATURE - 초현실주의(통합) 편


이런 데페이즈망 기법에도 여러가지 분류방식이 있다. 토스의 무제한 무료 송금, 돈의 이동에 자유를 캠페인 같은 경우 우연한 만남의 발생을 활용했다. 광고 속에서 지폐 위인 캐릭터들이 자동차에서 만나 같은 방향으로 달리는 장면이 등장한다. 이는 우연한 만남을 의도적으로 배치함으로써 낯설지만 신선한 느낌을 준다.

비슷한 방식이 적용된 대표적인 작품으로 르네 마그리트의 '폭풍우의 조짐'이 있다. 이 작품에서는 바다 위에 여인의 토르소, 튜바, 의자가 떠 있으며 이러한 무질서한 조합이 보는 사람에게 낯선 경이로움을 유발한다.


수지 개블릭은 사실적인 묘사와 더불어 사물을 데페이즈망 기법으로 새롭 게 창조하는 방법으로서, 다음의 8가지 분류방식으로 구분하 였다. 대상의 고립 (Isolation), 변형(Modification), 크기의 변 화 (a Change in scale), 합성 (Hybridization), 이중적 이미지 (Double images), 우연한 만남의 발생 (The provocation of accident encounters), 역설(Paradox), 개념적 양의성 (Conceptual bipolarity)이다.

- 데페이즈망기법을 이용한 광고사진연구 -


르네 마그리트 폭풍우의 조짐



좋은 광고란 소비자의 머릿속에 의미를 남기는 광고가 아닐까?


토스의 '무제한 무료 송금, 돈의 이동에 자유를' 캠페인은 재해석을 통해 쉽고 강렬하게 USP를 전달했다. 광고에 여러 메시지를 과도하게 넣지 않고, 핵심적인 하나의 의미를 강조했다는 점에서도 탁월하다.


앞으로 영상 중심의 광고 캠페인을 진행할 기회가 있다면, 이처럼 '재해석'과 '재정의'를 활용하여 의미를 창출하는 방식을 적극적으로 시도해보고 싶다. 나에게 이러한 과정은 일종의 놀이와 같다. 만약 이런 놀이가 곧 일이 된다면, 그 삶은 꽤 신바람 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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