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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엘 Feb 23. 2023

우리는 올바른 문제를 해결하고 있는가?

PO Sprint 2기 회고 2편

"그래서 우리 지금 무엇에 대해 회의해야할까요?"

개인 과제를 끝내고 팀원의 의견을 모아 1-Pager를 작성하는 팀 과제를 시작했다. 우리 1팀은 개인 과제에 대한 멘토님 피드백과 기업 담당자님이 주신 크리에이터 인터뷰 자료를 기반으로 회의를 시작했다. 


"시간 부족, 글 주제 선정의 어려움, 네트워킹 프로그램 부족 등 뭐가 진짜 문제인지 모르겠어요.", "이 아이디어는 글 발행율이라는 문제에서 바로 기능으로 넘어간 것 같아요.", "기업 담당자님이 말씀해주신 방향과 결이 다른 것 같아요." 회의가 계속 공회전했다. 문제에서 자꾸 기능으로 넘어가기 일쑤였다. 그때 우리 팀에서 눈에 보이는 현상에서 눈에 안 보이는 숫자를 만드는 능력을 가지고 계신 C님이 말했다. "그래서 우리 지금 무엇에 대해 회의해야할까요?" 아마 우리 팀원분들은 다 직감했으나 말을 아끼고 있었는데 C님은 용기있게 이야기한 것이다.뭘 모르는지 모르니까 우리 팀은 점점 말이 없어져갔다. 


일단 팀원 각자가 생각한 문제 정의와 가설을 구글 시트에 나열하고 멘토님 피드백을 받기로 결정했다. 팀장을 맡은 나는 그 날 저녁 알라딘에서 문제 해결에 힌트가 될만한 책들을 모조리 충동 구매하고 체증섞인 잠을 청했다. 


"솔직히 저도 잘 몰라요. 정답은 없으니까 여러분 나름의 근거로 이해관계자 설득할 수 있는 1-Pager를 만들어보세요."

멘토님 피드백을 받는 날이 다가왔다. 7시에 퇴근하고 밥도 못먹고 온라인 회의를 진행했다. 밥을 못먹어서 그런지 아니면 내용에 자신이 없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줌 화면너머 디지털 무대공포증을 느끼는 나를 발견했다. 


멘토님께서는 실용적인 조언을 많이 해주셨다. 고객을 그냥 창업자가 아니라 더 좁게 가져가고 그것에 대한 근거는 인터뷰 및 기타 1차 자료에서 공통점을 뽑아내 나름의 논리를 만들라고 하셨다. 다시 말해, 글 발행율을 담보하는 선행지표를 찾아 보는 것이다. 예를들자면, EO PLANET에 글을 자주 발행하는 창업자분들이 개인 페북에도 일주일에 X회 이상 글을 발행한다는 숫자를 발견하면 이것이 글 발행율에 대한 선행지표일 것이다. 그리고 이 고객군을 어떻게 늘릴지 솔루션을 고민해보면 된다.


멘토님의 하드스킬 관점에서의 조언도 좋았지만, 가장 도움되었던 조언은 소프트스킬의 조언이었다. 우리팀이 공회전하고 있다는 것을 눈치챈 멘토님은 솔직히 나도 잘 모르고 게다가 우리가 하는 일은 정답이 없다는 말씀을 해주셨다. 그래서 나름의 근거로 이해관계자를 설득할 수 있는 1-Pager를 만들고 실패하더라도 빠르고 잘 실패해야한다고 말해주셨다. 또한, 다음 팀 회의 할 때 정답은 없으니까를 앞단에 깔고 자기 생각을 말해보라는 조언도 해주셨다.


멘토님의 솔직한 이야기에 우리 팀에 실낱같은 용기가 피어올랐다. 우리 팀은 주말에 직접 만나서 회의하기로 약속하고 멘토님의 조언을 바탕으로 방향을 생각하기로 정했다. 


"내가 우리 팀을 위해 무엇을 공헌할 수 있을까?"


목표를 달성하는 사람들은 공헌에 초점을 맞춘다. 자신이 지금하고 있는 일에서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외부로 눈을 돌린다. 그들은 다음과 같이 질문한다. '내가 속한 조직이 성과를 올리고 좋은 결과를 내는 데 나는 어떤 공헌을 할 수 있을까?' 목표를 달성하는 사람들은 책임을 강조해야 한다. ㅡ 피터 드러커, <자기 경영노트> ㅡ


피터 드러커라는 지도를 또 꺼내들었다. 중요한 질문은 "내가 우리 팀을 위해 무엇을 공헌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이다. 우리 팀에서 나만 할 수 있는 공헌에 초점을 맞추며 외부로 눈을 돌려 발전 방향을 찾아야 한다. 


내가 잘하는 것 중 하나는 팀원에게 영감 불어 넣기다. 구글링, 책을 바탕으로 문제 해결에 도움될 정보를 팀 슬랙에 생각나는 대로 마구 올렸다. 이를 바탕으로 슬랙에서 여러 논의가 이루어졌다. 


약속한 10월 1일 토요일. 연휴가 시작되는 주말 우리 팀은 5시간 동안 몰입해서 하나의 방향을 찾았다. 


우리는 올바른 문제를 해결하고 있는가?

어떻게 문제를 프레이밍하느냐에 따라 떠올릴 수 있는 해결책이 다르다. 문제를 보는 방식을 바꿈으로써, 즉 리프레이밍함으로써 근본적으로 더 좋은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 ㅡ 토마스 웨델 웨델스보그, <리프레이밍> ㅡ

리프레이밍(재정의). 우리 팀을 "문제에서 기능은 생각하지 마"라는 프레임을 벗어나게 해준 책이다. 리프레이밍이란 문제를 보는 관점을 바꿔 좀 더 해결하기 좋은 문제를 찾는 기법이다. 


출처 : https://bit.ly/3g6zq9f

대표적인 예시가 동화 톰 소여의 모험이다. 톰은 페인트 칠이라는 문제를 벌 받아서 하는 귀찮은 일에서 양보할 수 없는 즐거운 일로 리프레이밍했다. EO PLANET의 문제 현상 관점에서 보면 글쓰기라는 귀찮고 어려운일을 리프레이밍할 수 있지 않을까?


출처 : https://bit.ly/3g6zq9f

바크박스라는 앱은 유기견 문제를 낮은 문제 의식에서 접근성 부족으로 리프레이밍했다. 나아가 유기견 입양하는 행위를 데이트앱으로 새롭게 의미부여하여 유기견 문제를 풀었다. 



글쓰기는 기회다

출처 : https://bit.ly/3g6zq9f
출처 : https://bit.ly/3g6zq9f
출처 : https://bit.ly/3g6zq9f

글쓰는 일은 힘들다. 게다가 창업자분들은 얼마나 바쁜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타트업 버티컬 영역에서 우리나라 1위 미디어인 EO에 글을 쓰는 것은 어쩌면 기회가 아닐까? 톰이 페인트 칠을 즐거운 일로 재정의한 것처럼 글쓰기를 기회로 재정의할 수 있지 않을까? 더 나아가 이 기회를 어떤 고객이 가장 쟁취하길 원할까? 


우리 팀은 글쓰는 일의 가치를 크리에이터분들이 느끼지 못한다고 문제를 재정의했다. 그리고 채용 브랜딩에 관심이 있는 EO 영상 광고 상품구매자(창업자)에게 서비스 명목으로 글쓰는 기회를 제공하면 글 발행율이 높아질 것이라는 가설을 세웠다.


- 당장 실행할 수 있는 가설인 점이 좋았다.
- 글 쓰기에 대한 가치를 안 그래도 기존에 이야기했었는데 공감되는 부분을 잘 지적했다.
- 현업에서 일하다보면 문제에 매몰되는데 문제를 다른 관점에서 잘 재정의했다.
- 멘토님의 "나도 잘 모르겠다." "정답이 없다."는 이야기가 실제 EO팀 내부에 필요한 이야기라 큰 도움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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