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인 가격에 패션을 즐기는 4가지 방법
패션 아이템이 처음으로 소비자에게 선보여지는 건 '신상품'이지만, 사실 시즌이 지나간 후에도 충분히 가치 있는 아이템은 많습니다. 유행 타지 않고 오래 활용할 수 있는 아이템일수록 꼭 신상품일 필요는 없죠. 그리고 비교적 트렌디한 아이템이라고 하더라도 아직 유행이 지나가지 않았다면 충분히 활용할 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글에서는 패션 상품을 할인된 가격으로 즐기는 방법 4가지에 대해 자세히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아주 인기 있는 상품이나 대표 상품은 할인에서 제외되겠지만, 시즌 때 소비자에게 판매되지 못한 대부분의 제품들은 모두 할인에 들어가게 되는데요. 이 글에 나오는 4가지만 잘 알아둬도 유용한 아이템을 꽤나 많이 건질 수 있습니다. 그럼 지금부터 하나씩 살펴볼게요!
1. 정기 세일
매년 계절마다 진행되는 정기 세일은 직전 또는 지금 시즌의 정상 제품을 할인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입니다. 일반적으로 백화점은 봄, 여름, 가을, 그리고 신년에 정기 세일을 진행하는데요. 이외에도 설날, 추석이나 가정의 달 등 특별한 이벤트가 있는 시기에는 특가 상품을 제공하기도 합니다.
이외에 SPA 브랜드도 시즌 오프 세일이 있어요. 일반적으로 여름에는 6월부터, 겨울에는 12월부터 진행되는데요. 탑텐이나 에잇세컨즈처럼 브랜드 이름에 숫자가 들어가는 곳은 10월 10일, 8월 8일처럼 숫자가 중복되는 날에 특가 세일을 진행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특히 자라(ZARA)는 세일 때 빛의 속도로 빠르게 품절되는 곳으로 유명해요. 이때쯤 세일인 걸 알아두면 미리 대비할 수 있어서 좋습니다. 세일 시작 전까지는 어떤 제품이 할인되는지 공개되지 않고, 당일에는 시작 시간 전에 웹사이트와 앱이 닫히거든요. 그래서 세일 때 꼭 사고 싶은 상품이 있다면 시작하는 날 이전에 상품을 미리 장바구니에 넣어두거나, 이름을 외워서 세일 시작 후 모바일 앱이 열리면 빠르게 찾을 수 있게 해 두는 게 좋습니다. (자라는 앱 사용률을 높이기 위해서인지 세일 때 웹사이트보다 앱이 먼저 열려요.)
2. 리퍼브 상품
리퍼브(refurbished)는 제품 또는 포장에 흠집 등 약간의 손상이 있는 것을 의미합니다. 예전에는 이런 상품이 판매되지 못하고 폐기되는 경우도 많았지만, 요즘에는 특히 온라인을 통해 활발하게 거래되고 있는데요. 정상가에는 판매되지 못했더라도 실제로 사용하는 데에는 큰 문제가 없는 제품이 많습니다.
다만, 유의할 점은 교환/반품이 안 되는 경우가 많고 손상이 복불복일 수 있다는 점이에요. 그래서 손상에 민감한 분들이나 사이즈 등으로 인한 교환/반품이 필요할 수 있는 상품은 리퍼브를 권장하지 않습니다. 사이즈, 컬러, 손상 등이 그리 중요하지 않거나 디자인을 이미 확인한 상품일 경우에만 추천해요.
3. 아웃렛
정상 매장에서 할인가에 판매되지 못한 제품들은 아웃렛으로 가게 됩니다. 그래서 아웃렛에서는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좋은 브랜드의 제품을 살 수 있어요. 특히 독특한 아이템을 찾을 때 정말 좋습니다. 일반적으로 실험적인 디자인일수록 많이 팔리지 않는 특성이 있기 때문이에요. 그리고 교외에 있는 큰 아웃렛 매장은 쇼핑을 위해 돌아다니는 것 자체만으로도 나들이 같은 재미가 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아웃렛에는 인기가 많은 아이템이 거의 없다는 단점도 있습니다. 그런 제품은 할인하지 않아도 불티나게 팔리기 때문이죠. 그리고 각 브랜드의 대표적인 클래식 아이템은 아웃렛에 있다고 하더라도 정상가에 판매되어요. 이건 브랜드 가치를 지키기 위해서이기도 한데, 같은 이유로 구찌 등 의외로 많은 브랜드가 정상 제품과는 다른 방식으로 아웃렛 전용 제품을 만들기도 합니다. 그래서 만약 아웃렛에서 유행 타지 않는 아이템을 구매하고 싶다면 브랜드 스타일 자체가 원래 클래식한 곳을 선택하는 게 좋아요. 대표적으로는 로로피아나(Loro Piana) 같은 브랜드가 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꽤 오래 전에 만들어진 상품이 많다는 점도 유의해야 해요. 시간이 지나면서 전반적으로 닳은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구매하기 전에 반드시 꼼꼼하게 상태를 확인해 보는 것을 권장합니다.
4. 중고(빈티지)
요즘은 중고 시장이 매우 활성화되어서 패션 아이템도 중고로 사는 경우가 많아요. MZ세대는 단순히 더 저렴하게 사기 위해서 뿐만 아니라 인기가 많은 아이템을 웃돈을 주고서라도 구하기 위해 중고를 이용하기도 합니다. 나이키 한정판 운동화가 대표적인 예인데요. 세계에서 중고로 가장 비싸게 팔린 운동화라고 알려진 '나이키 백 투 더 퓨처'는 가격이 2만 8000달러(한화 3392만 원)였다고 합니다. 에르메스의 웬만한 새 가방보다 비싼 가격이죠!
그리고 지속 가능한 패션에 대한 관심과 맞물려 명품도 빈티지 시장이 커지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돈이 급할 때 물건을 처분하는 곳으로 여겨지는 등 부정적인 이미지가 컸지만, 요즘 MZ세대에게는 자신의 취향을 표현할 수 있는 힙한 문화로 받아들여지고 있기 때문이에요. 특히 올드 셀린느처럼 지금은 판매되지 않지만 소장 가치가 있거나 샤넬, 에르메스 등 시간이 지나도 가치가 변하지 않고 오히려 가격이 오르는 제품들이 인기가 많습니다.
이런 중고 거래의 단점은 실제로 가품과 진품을 구별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것이에요. 가품 여부가 확실히 보이는 제품도 있겠지만, 100% 보장은 애초에 불가능해서 항상 위험이 있습니다. (심지어 그 제품을 만든 브랜드조차 가품 여부를 판단하기 어려워하는 제품도 있어요.) 그리고 냄새에 민감한 사람들은 빈티지 제품 특유의 쿰쿰한 냄새도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 외에도 중고 제품을 대여해서 즐기는 방법도 있는데요. 사실 이것 역시 예전에는 부정적인 인식이 커서 금전적인 여유가 없을 때 명품을 빌려서라도 부유해 보이려 한다는 이미지가 있었죠. 하지만 요즘 MZ 세대는 중고 렌털 서비스가 물건을 사지 않고도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좋은 제품으로 트렌드를 빨 빠르게 쫓아갈 수 있게 해 준다는 장점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물론 렌털 서비스도 단점은 있습니다. 어떤 것이든 공유하게 되면 원할 때 원하는 것을 쓰기 어렵게 되기 때문이죠. 인기가 많은 제품은 늘 예약이 차있을 확률이 높습니다. 만약 그런 제품에 혹해서 서비스를 이용한다면 전혀 만족스럽지 않을 거예요. 그래서 너무 큰 기대를 하기보다는 적당히 단기적으로 활용할 만한 제품을 다양하게 시도하는 목적으로 이용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이렇게 해서 패션 아이템을 할인된 가격에 즐기는 방법 4가지를 모두 살펴보았습니다. 이전 글에서는 신상품에 대해 주로 다뤘고, 이번 글에서는 중고 렌털까지 다뤘으니 패션 아이템이 거래되는 대부분의 시장을 모두 살펴본 것 같아요.
이중에서도 마지막에 언급한 중고(빈티지) 시장에 대해서는 의식 있는 소비, 지속 가능한 패션, 그린 워싱 등의 키워드와 관련된 주제로도 사실 다룰 만한 내용이 많습니다. 그래서 다음 글에서는 실제로 소비자 입장에서 어떻게 하면 좀 더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패션을 즐길 수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 해요.
전반적인 패션 시장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이 글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최대한 객관적인 시각으로 장단점을 다루려고 노력했지만, 혹시라도 보완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댓글로 꼭 알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