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나는 늦은 시간까지 야경 속 반짝이는 하나의 불 빛.
친구들과 술 마시며 네온사인을 반짝이게 하는 불 빛.
30대.
나는 늦은 시간까지 아경 속 반짝이는 하나의 불 빛.
야근하며 사무실 불을 반짝이게 하는 불 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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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야경은 로맨틱하다. 일렁이는 불 빛이 취하게 한다.
해가 안 떴으면 좋겠다.
30대.
야경은 측은하다. 일렁이는 불 빛이 처량해 보인다.
해가 빨리 떴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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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야경 속 사람들은 나 같이 취한 사람.
네온사인 속 나 같이 신난 사람.
30대.
야경 속 사람들은 측은한 사람.
꺼진 사무실 불 빛처럼 불타버린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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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야경 속 불 빛 하나하나가 처량하고 측은해 보인다.
길거리에서 폰을 만지작거리며 서 있는 사람이 대리기사라는 걸.
도로 위 반짝이는 차는 빨간 불 빛의 '빈차' 택시라는 걸.
32살 처음 알았다.
아경을 보면, 반짝이는 불 빛만큼 야경 속 사람들의 삶의 무게가 느껴진다.
이젠, 야경이 마냥 아름답게 보이지 않는다.
각자가 짊어진 삶, 책임의 무게만큼 빛나는 것 같아 반짝일수록 슬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