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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이팅게일 Apr 12. 2024

지금 이 순간에 머무르기

생명의 특권 누리기 

안녕하세요! 상처받은 사람들을 위한 글을 쓰는 작가 #라이팅게일 권영희입니다.



지난 4월 10일 자로 감사일기를 쓴 지 33일이 되었습니다. 짧은 기간 동안 상당한 효과를 보고 있는데요, 그중에서도 가장 큰 효과인 '지금 이 순간에 머무르기'에 대해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생명의특권누리기 - Death Awareness(죽음 알아차리기)



얼마 전 과거에 대해 글을 쓰면서 당시 한창 '죽음 알아차리기' 명상을 했다는 사실을 기억해 냈습니다. 이 세상에 가장 확실한 진실이 있다면 우리 모두 죽음을 맞이한다는 사실입니다. 죽음은 항상 우리 곁에 있음에도 우리는 영원히 살 것처럼 살지요. 제가 죽음 알아차리기에서 실천하는 것은 한 가지입니다.



바로 하루에 한 번 이상 무언가에 '몰입하고 관찰'하는 것인데 저는 이것을 '생명의 특권 누리기'라고 부릅니다.



3주 전 즘 산책을 하다가 갑작스럽게 쏟아진 눈보라를 만난 적이 있어요. 눈보라에 대비하지 않은 터라 신발과 옷이 모두 젖었습니다. 이때 죽음알아차리기가 생각나서 '아 눈보라라는 건 뭘까' 라는 질문과 함께 눈보라를 온몸으로 느껴봤습니다. 마치 내 생애 처음이자 마지막 눈보라를 경험하는 것처럼요. 살아있기 때문에 눈보라도 만날 수 있는 것이잖아요. 지금 이 순간 살아있는 덕분에 이 것을 경험할 수 있는 것이고 죽으면 이 모든 게 사라질 것이니까요. 눈이 피부에 닿는 촉감, 눈의 모양, 눈이 내리는 풍경, 나뭇가지, 내 볼에 스치는 바람등을 하나하나 살피고 느꼈습니다. 그때 묘한 감동이 밀려왔습니다.



'아 살아 있는 느낌이란 이런 것이구나'



그 순간 살아있다는 것이 특권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곧 무한한 감사함이 가득 밀려왔습니다. 예전 같았다면 갑작스럽게 쏟아진 눈보라가 얼마나 춥고 불편한지 짜증만 났을 것인데 신기한 경험이었습니다.



그날 이후 하루에 한 번 이상 내가 살아 있다는 특권을 느끼고 감사하기 위해 한 가지에 집중하며 경험하고 있습니다. 운전 중에는 '아 운전한다는 것은 이런 것이구나', 매일 습관적으로 하던 운전이 특별하게 느껴졌습니다. 남편과 손을 잡고 걸을 때는 '사랑하는 사람과 손을 잡는다는 건 이런 느낌이구나', 전에는 느끼지 못했던 남편 손의 촉감과 온기가 그대로 전해지더군요. 아이와 안을 때도 '내가 이 세상에 데려온 사랑하는 존재와 안는다는 것은 이런 느낌이구나', 내일 다시 못 볼 사람처럼 안으니 마음이 벅차올랐습니다.



저는 지난 15년간 현재에 집중하지 않은 채로 살아왔습니다. 대학 졸업 직후의 출산 및 육아, 곧 이어진 이혼 소송, 계약직 근로자, 경제적 어려움, 곧 이어진 맨땅에 헤딩했던 해외 취업 등으로 쉴 틈 없이 여러 일을 겪었습니다. 하나의 어려움은 곧 다른 어려움으로 이어졌기에 제게 '현재 지금 이 순간'은 늘 불행했습니다. 이혼 소송을 이어가던 기간에는 이 소송만 마치면, 취업만 하면, 캐나다로 가기만 하면, 등 저의 행복을 줄곧 미루는 게 습관이 되었습니다. 현재 상황이 늘 불행하고 불안해서 미래를 맹목적으로 기대하고 현재에 집중하지 못했습니다. 그저 이 시간이 얼른 지나가기만을 바랬죠.



그런데 제가 원하는 미래를 맞은 순간에도 저는 계속 불행했습니다. 아니 오히려 스스로 생을 마감하고 싶었고 더 나아가 공황장애와 우울증까지 겹쳤습니다. 힘들기도 했지만 제 스스로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내가 그토록 원하던 미래를 맞았는데 대체 난 왜 행복하지 않을까!?



병가 기간 동안 여러 증상과 싸우며 저 질문에 답을 찾으려고 노력했습니다. 답은 제가 과거에 머물러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오랜 시간 동안 현재를 외면하고 살다 보니 상황은 변했는데 제정신은 여전히 힘겹게 이혼소송을 하던 시절과 다르지 않았어요.



많은 책에서 지금 이 순간에 머무르라 말합니다. 그런데 어떻게 머물러야 하는지는 알려주지 않더라구요.



저는 그 방법을 '생명의 특권 누리기'와 감사일기에서 찾았습니다.


저처럼 현재에 집중하지 못하는 분들이 계시다면 저의 글이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을 가득 담아 이 글을 씁니다. 


오늘 하루 중 문득 뺨을 스치는 바람과 사랑하는 사람의 온기를 느껴보시면 어떨까요? 


오늘도 행복하세요!



#라이팅게일 #생명특권누리기 #감사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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