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상처받은 사람들을 위한 글을 쓰는 작가 #라이팅게일 권영희입니다.
지난 4월 6일 Natalie Yun 님의 초대로 토론토 대학에서 열렸던 세월호 참사 10주기 영화 'RESET' 상영회에 다녀왔습니다.
10년전 오늘 저는 고등학교에서 1학년 담임을 맡고 있었습니다. 당시 제가 근무하던 학교는 다른 곳보다 이른 3월 말에 수학여행을 미리 다녀왔습니다(보통 수학여행은 4월이나 중간고사가 끝난 5월에 가장 많이 갑니다).
전 국민이 마음 아파했던 그 사건 당시 학교 분위기는 참담했습니다. 저희반 학생들도 저도 우리가 그저 운이 좋아 피해갔을 뿐 저 상황에 있었어도 이상하지 않았겠구나란 생각이 들어 모두가 충격에 빠졌습니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잊고 있었는데 Natalie Yun 님 덕분에 세월호가 올해 10주기가 되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영화를 만드신 Min Bae 감독님은 세월호 참사 당시 한국에 잠시 계셨는데 영화를 만들 계획은 없으셨다가 1년후 답답한 상황이 계속 되는 걸 보고 기록으로 남기셔야겠다고 다짐하셨다고 해요. 그 후 지난 9년간 한국과 캐나다를 여러 차례 오가며 만드셨고 University of Windsor 의 교수로도 재직중이신 감독님은 영화 'RESET' 을 위해 안식년 내내 한국에 계셨다고 합니다.
얼마전에는 베를린 대학에서 'RESET' 상영회가 열렸고 현지 학생들의 관심이 뜨거웠다고 하는데요.
개인적으로 영화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10년이 지났는데도 여전히 우리는 세월호 침몰 원인을 모른다' 였습니다.
'RESET'이라는 제목에는 사건이 일어났던 처음으로 돌아가자의 메세지가 담겨 있습니다.
올해는 슬픔보다 서로를 위한 큰 위로와 공감이 있기를, 영화 'RESET'이라는 제목 처럼 이미 끝난 일로 묻어두기 보다는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고 끝내지 못한 일들이 제대로 이뤄지길 바랍니다.
선한 영향력을 펼치고 계시는 Min Bae 감독님과 Natalie Yun 님 이렇게 많은 분들이 세월호 참사를 기억할 수 있도록 귀한 영화 만들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