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가끔 이 친구가 자기 본분을 잊어요. 일할 시간에 딴 생각하는 거 있지요? 그럼 회사에서 얼마나 미움을 사겠어요. 그래서 제가 따끔하게 한마디 해줬지요. 화도 좀 내야 고칠 것 같았거든요.
친구는 마른 편이에요. 그래서 기운이 없는지 자주 졸더라구요. 그러니까 몸 좀 챙기래도 말도 안들어요. 그래서 제가 억지로 밥을 먹였어요. 안 먹으면 때리겠다고도 했지요.
하루는 제가 자기 잘 되라고 얘기해주는데 듣기가 싫다는 거에요. 어이가 없잖아요. 그래서 머리를 한 대 때려줬어요.
저는 이 친구랑 30년 죽마고우 거든요. 저는 이 친구가 참 잘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 뿐이에요.
그런데 지난주에 너무 어이 없는 일을 제가 당했어요. 지금도 너무 화가 나서 심장이 벌렁거려요. 이 친구가 지난주 저한테 전화해서 절교하자는거에요. 말문이 막히더라구요. 30년 동안 함께 지낸 생각은 손끝만큼도 중요하지 않은가 보죠? 제가 자기를 얼마나 생각하고 사는데 이렇게 인연을 쉽게 끊을 수가 있을까요? 그래요, 안보고 살지요. 뭐. 얼마나 잘 사는지 보자구요. 지 죽을 때 피눈물나게 해줄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