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수저로 산다고 절대 쫄지마.
어차피 남의 밑 닦는 인생이라면 똥꼬털에 딱 들러붙은 휴지처럼 살아야 해.
휴지만 쓸 때는 뭔가 찝찝한데 이 '비데'라는 녀석은 시원한 물로 나의 은밀한 비밀을 정성껏 씻어주니 얼마나 상쾌해.
이렇게 훌륭한 인류의 발명품에 한 가지 흠이 있다면 남은 물기를 휴지로 닦아 낼 때 꼭 똥꼬털에 휴지가 붙는다는 거야. 그렇게 말라붙은 똥꼬털의 휴지는 샤워할 때마다 나를 당혹스럽게 하지. 한 번 말라붙으면 잘 떨어지지도 않아 결국 똥꼬털을 뜯어내는 아픔을 주거든.
사람이 살다 보면 말이야.
내 인생이 '이게 뭔가~' 하는 날이 있어.
남들 다 간다는 대학에 보기 좋게 떨어지는 날도 있고,
입사 원서만 50번째 쓰며 미지근한 라면 한 사발을 목구멍에 밀어 넣는 날도 있고,
진급에 수차례 물 먹고 후배를 상사로 모셔야 하는 날도 있거든.
그렇다고 절대 낙심하지 말자.
인생이라는 것이 그렇게 비극으로만 이어지지는 않으니까.
우리가 잘할 수 있는 것이 있잖아.
바로 존나게 버티는 거지.
어차피 남의 밑 닦아 주는 인생이라면 최소한 똥 껴안고 버려지는 휴지는 피해야 하잖아?
차라리 똥꼬털에 꾸득 꾸득 달라붙어 당당하게 살아내자.
"세상아, 날 떼버리려면 네 똥꼬털을 가져가겠다!'
인생 쫄지마.
막상 살아보면 별 거 없는 삶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