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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탄산수라떼 Aug 25. 2020

똥꼬털에 붙은 휴지처럼 살아야 해

흙수저로 산다고 절대 쫄지마.


어차피 남의 밑 닦는 인생이라면 똥꼬털에 딱 들러붙은 휴지처럼 살아야 해.




비데가 일상화된지는 오래되었지.

그래도 쓸 때마다 참 대단한 물건이라는 생각이 들어.

휴지만 쓸 때는 뭔가 찝찝한데 이 '비데'라는 녀석은 시원한 물로 나의 은밀한 비밀을 정성껏 씻어주니 얼마나 상쾌해.


이렇게 훌륭한 인류의 발명품에 한 가지 흠이 있다면 남은 물기를 휴지로 닦아 낼 때 꼭 똥꼬털에 휴지가 붙는다는 거야. 그렇게 말라붙은 똥꼬털의 휴지는 샤워할 때마다 나를 당혹스럽게 하지. 한 번 말라붙으면 잘 떨어지지도 않아 결국 똥꼬털을 뜯어내는 아픔을 주거든.



[산다는 게 다 그렇지 뭐]


사람이 살다 보면 말이야.

내 인생이 '이게 뭔가~' 하는 날이 있어.


남들 다 간다는 대학에 보기 좋게 떨어지는 날도 있고,

입사 원서만 50번째 쓰며 미지근한 라면 한 사발을 목구멍에 밀어 넣는 날도 있고,

진급에 수차례 물 먹고 후배를 상사로 모셔야 하는 날도 있거든.


그렇다고 절대 낙심하지 말자.

인생이라는 것이 그렇게 비극으로만 이어지지는 않으니까.

우리가 잘할 수 있는 것이 있잖아.

바로 존나게 버티는 거지.


어차피 남의 밑 닦아 주는 인생이라면 최소한 똥 껴안고 버려지는 휴지는 피해야 하잖아?

차라리 똥꼬털에 꾸득 꾸득 달라붙어 당당하게 살아내자.


"세상아, 날 떼버리려면 네 똥꼬털을 가져가겠다!'


인생 쫄지마.

막상 살아보면 별 거 없는 삶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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