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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티라미수 Nov 07. 2023

일론 머스크(Elon Musk) 전기 리뷰 (2)

스페이스X, 테슬라, 인공지능,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사람


이제부터는 우리가 잘 아는 회사들이 등장한다. 모두 현재 진행형 사업이다.


세 번째 창업, 화성에 가려면 로켓부터!

스페이스X (2002년 5월~ )


처음에 일론은 러시아의 중고 로켓을 구입하려고 했다. 그러나 러시아 로켓상인들의 방자하고 무례한 태도에 일론은 지쳐버리고 만다. 그는 로켓을 직접 만들기로 결심했다.


2002년 5월, 일론은 로스앤젤레스에서 스페이스X를 설립했다. 여기서도 일론만의 일 스타일이 여실하게 드러났다. 그중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아래 2가지다.


1. 모든 비용에 의문을 제기하라.

한 번은 상부 엔진의 노즐을 회전시키는 작동기가 필요했는데 공급업체가 12만 달러를 불렀다. 그러자 일론은 그까짓 거 차고 문 개폐기보다 더 복잡할 게 없는 간단한 장치라면서 한 엔지니어에게 5,000달러에 만들라고 지시했다. 항공우주산업 관련 부품의 공급업체들은 자동차나 기타 산업보다 훨씬 비싸게 물건을 공급한다. 그것이 관례다. 하도 말이 안 되는 가격을 제시하기에 일론은 차라리 직접 부품을 만드는 것이 낫겠다고 생각했다. 몇 년 후 스페이스X는 로켓 구성품의 70퍼센트를 자체 제작하게 된다.


2. 있는 것으로 즉석 처리하라

어느 날 번개로 인해 탱크의 차단막이 부풀어 오르고 찢어졌다. 일론은 망치를 몇 개 들고 올라가서 두드려 펴고 용접으로 때우라고 지시했다. 다른 항공우주 회사라면 아마 수개월에 거쳐 탱크 교체 작업을 했을 텐데 말이다.


(스페이스X는 2020년에 나사 우주비행사 두 명을 국제 우주정거장으로 실어 나르는 데 성공한다. 이 정도로 잘 나가고 있다는 뜻.)



관종끼와 광기의 절정, 테슬라

테슬라 (2003년~ )


머스크는 전기자동차와 배터리에 관심이 많았기에 그와 관련된 회사에 투자를 하기 시작했다. 바로 테슬라. 당시 CEO는 에버하드였고 머스크는 이사회 의장이자 주요 투자자였다. (테슬라는 2003년 7월에 이미 법인설립이 되었고, 일론은 2004년에 투자를 하며 합류한 것이다.)


일론은 CEO가 아니었지만 점점 더 많은 문제에 관여하기 시작했다. 문을 크게 만들어라 좌석을 넓게 만들어라, 하드라이트를 변경하라, 손잡이를 전동식으로 변경하라고 닦달했다. 제안을 할 때마다 제작비가 늘어났지만 모든 것은 아름다운 자동차를 만들기 위함이므로 양보할 수 없었다. 일론은 세간의 인정을 받고 싶었다.


일론은 관심을 받고 인정받는 것을 즐긴다. 한마디로 관종이란 말이다. 그는 다른 사람이 자신보다 주목받는 것을 용납할 수가 없었는데...


2006년 테슬라 CEO인 에버하드는 세간의 관심을 받으며 유명인사가 되었다. 테슬라의 창립자, 최초의 전기 스포츠카를 만든 인물로 소개되기도 했다.


이런 상황이 못마땅한 일론은 행동에 나섰다. 그는 회사와 상의도 없이 각종 인터뷰에 응하며 자신을 내세우기 시작했다. 또한 괜히 트집을 잡아 홍보 책임자를 해고해 버리기도 했다.


설상가상으로 <뉴욕타임스>에 실린 테슬라 기사에 일론이 언급조차 되지 않고 에버하드가 테슬라의 의장으로 묘사되는 오류가 일어났다. 일론은 엄청난 모욕감을 느꼈고, 홍보 대행업체에 메일을 보내 '또다시 이런 일이 발생한다면 테슬라와의 관계는 끝나는 걸로 알아라'라고 경고를 했다.


2007년 일론머스크는 눈엣가시인 에버하드를 축출하고 테슬라를 장악하는 데 성공한다.


하지만 일론은 에버하드를 향한 비난을 멈추지 않았다. 에버하드가 명예훼손 혐의로 일론을 고소하는 일까지 벌어졌으니...


에버하드를 향한 비난은 최근까지 계속됐다. 2019년에 "에버하드는 끊임없이 자신의 공을 인정받으려 하고 바보들은 그것을 인정하네요"라고 트윗을 날렸고 2020년에는 에버하드는 자신이 함께 일한 사람 중 최악이라고 했으며 2021년에는 또 에버하드가 말한 테슬라의 창업 스토리는 명백히 거짓말이다, 그를 만나지 않았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일론 머스크의 눈 밖에 나면 절대 안 될 것 같다.


(창업자와 투자자가 여럿인 스타트업은 누가 회사의 주인인지 딱 잘라 말하기가 애매한 경우가 많다. 테슬라의 초기 주요 멤버 5명은 격렬한 논쟁과 한 차례의 소송 끝에 다섯 명 모두 공동창업자로 불릴 자격이 있다고 인정받았다.)



* 일론의 개인사 에피소드 2개 추가


1. 일론은 2008년에 첫 번째 와이프 저스틴과 헤어지고 스물두 살이던 여배우 탈룰라를 만났다. (2년 후 결혼, 그 후 이혼했다 결혼했다 또 이혼하는 관계.)

이 시기는 일론에게 있어서 매우 힘든 시기였다. 스페이스X의 로켓 발사가 세 번이나 연속 실패하던 시기여서 일론은 개인 파산의 지경에 이르렀다. 로켓은 4번째 만에 드디어 성공했다. 그 후로는 일이 잘 풀려 스페이스X는 무인캡슐을 궤도에 진입시키고 지구로 안전하게 귀환하는데도 성공한다.


2. 일론은 2013년 탈룰라가 그를 위해 준비한 마흔두 번째 생일 생일파티에서 스모 선수와 재미로 한판 붙었다가 목 아래쪽의 디스크 하나가 터져버렸다. 그 후로 추간판을 복구하기 위한 수술을 세 차례나 받아야 했다. (그러니 무슨 쓸데없는 파티를 하냐고요)



인공지능에 대한 우려

오픈AI, 엑스닷에이아이(2023년~)


일론과 구글의 래리 페이지는 한때 친구였다. 근데 2013년 말 구글의 딥마인드 인수 계획을 들은 일론은 그 거래를 막으려고 했다. 이유는 자기가 페이지와 인공지능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봤는데 페이지의 사상이 몹시 위험하다는 거였다.


일론은 인공지능이 인간을 멸종시킬까 봐 우려하는 반면, 페이지는 언젠가 기계가 지능과 의식 수준에서 인간을 능가하게 된들 그게 무슨 문제가 되냐고, 진화의 다음 단계일 뿐이지 않냐고 말했다. 일론은 인간의 의식을 우주의 소중한 불꽃으로 간주했지만 페이지는 그런 정서 자체가 의미 없는 것이라고 했다. 의식이 기계에 복제될 수 있다면 그 역시 인간의 의식만큼 소중한 것이 아닌 가. 페이지는 자신의 종만 우월시하는 일론을 '종차별주의자'라고 불렀다.


이런 사상을 가진 구글이 딥마인드를 인수하면 위험해질 것이 뻔하다. 일론은 인수를 훼방하려고 시도했다. 하지만 실패...


2014년 구글은 딥마인드를 인수해 버렸다. 이에 맞서 일론은 다른 유능한 소프트웨어 기업가랑 손잡고 비영리 인공지능연구소를 설립하였다. 소프트웨어를 오픈소스로 공개한다는 의미에서 연구소 이름을 '오픈AI'라고 지었다. (최근 화제인 챗GPT가 바로 이 오픈AI에서 출시한 작품이다. 다만, 일론과는 상관없다. 일론은 그전에 오픈AI를 떠나게 되므로...)


일론은 오픈AI를 자신의 테슬라와 통합하기를 바랐지만 오픈AI 팀은 이를 거절했다. 2018년 일론은 오픈AI와 결별하고 테슬라에 AI팀을 구축했다. 그 후로 일론 머스크는 매년 사기꾼처럼 테슬라가 완전 자율주행을 곧 이뤄낼 것처럼 선전하고 다녔다. 2017년에는 앞으로 2년 정도 남았다고 대답했고, 2018년 말에는 내년에 할 수 있다고 했고, 2019년 초에는 올해 완전 자율주행 기능을 완성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일론은 또 빠른 시기 내에 로보택시 100만 대를 만들어낸다고 했는데 2023년 현시점에서 100만 대는커녕 한대도 나오지 못하고 있다.


한편 오픈AI는 일론이 나간 후 마이크로소프트로부터 130억 달러의 투자를 받고 챗GPT를 만들었다. 2023년 GPT-4가 일반에 공개돼 화제인 가운데 구글도 바드(Bard)라는 챗봇을 출시하며 양자 간의 대결구도가 형성되었다. 일론은 분개했다. 자신이 오픈AI를 설립하고 자금을 지원한 사람인데 지금은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의 경쟁에서 완전히 소외되었으니 말이다. 일론은 자신만의 AI회사를 만들기로 하고 엑스닷에이아이(X.AI)를 설립했다. 이 회사의 우선 목표는 일단 컴퓨터 코드를 작성할 수 있는 AI봇을 만드는 것이고 그다음은 오픈AI의 GPT 시리즈에 대항하는 챗봇을 제작하는 것이다.



뇌에 칩을 심기 위한 회사

뉴럴링크 (2016년~ )


어떻게 하면 인공지능의 위험성으로부터 인류를 안전하게 지킬 수 있을까. 이 문제에 대한 일론의 해답은, 가능한 한 많은 사람이 AI를 사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위험하다고 멀리 떨어질게 아니라 오히려 AI를 인간과 긴밀하게 결합해야 한다는 것이다. AI는 제멋대로 발전하며 인류를 위협하는 시스템이 아닌 인류 개인의지의 연장선이 되어야 한다. 이런 생각을 바탕으로 2016년 일론은 '뉴럴링크'를 설립하였다. 이 회사의 목표는 인간의 뇌를 컴퓨터에 연결하는 칩을 개발하는 것이다. 이 아이디어 역시 공상과학 소설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뉴럴링크는 원숭이 뇌에 칩을 이식하여 원숭이가 뇌파로 비디오 게임을 하게끔 만드는 데 성공했다. 원숭이가 게임을 하는 이 영상은 유튜브에서 엄청난 화제가 되었다. 뉴럴링크의 다음 목표는 환자들의 시력회복과 청력회복을 도우며 신체마비가 된 사람들이 다시 팔다리를 사용하게 하는 것이다. (꼭 성공하기를!)



사촌형제들도 참을 수 없었던 일론의 승질머리

솔라시티 (2006년 설립, 2016년 테슬라에 인수)


일론의 세 사촌형제들은 태양광 패널 사업을 했다. 회사명은 솔라시티다. 일론은 솔라시티에 1,000만 달러를 투자하고 이사회 의장직을 맡았다. 당시 솔라시티의 판매는 영업직원들에 크게 의존하였는데, 일론은 거기에 불만을 표했다. 그는 계속 물었다. "여기가 판매회사인가, 아니면 제품회사인가?" 일론은 훌륭한 제품을 만들면 판매가 따라온다고 믿었다. 그는 계속해서 미적인 부분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며 사촌들을 괴롭혔다. 사촌들은 시장점유율을 올리려고 총력을 다하는 와중에 일론은 계속해서 클립의 모양 같은 것을 지적하며 추하다고 화를 냈다. 2016년에 테슬라가 솔라시티를 인수하고 나서 사촌 두 명은 1년도 못 버티고 회사를 떠나버렸다.



나에겐 땅굴 파는 회사도 있지.

보링컴퍼니 (2016년~ )


2016년 일론 머스크는 1억 달러의 사비를 투자해 보링컴퍼니를 출범시켰다. 참고로 나는 이 회사가 무엇을 하는 회사인지 책을 읽고도 잘 이해하지 못했다. 대충 이해한 대로는 이러하다. 도시와 도시 사이에 지하 터널을 만들어서 사람들을 초고속으로 움직이는 것. 그냥 지하철 아닌가? 모르겠다. 아무튼 땅을 파는 회사라는 것만 알겠다.



화성에 가려면 돈이 필요해

스타링크 (저궤도 통신위성, 2015년~ )


인류를 화성으로 이주시키려면 막대한 자금이 들어간다. 어떻게 이 비용을 충당할 것인가. 일론 머스크는 수익원을 찾기 시작했다. 그는 눈길을 통신망 사업으로 돌렸다. 전 세계적으로 인터넷 매출은 연간 약 1조 달러에 달한다. 거기서 3퍼센트만 차지해도 300억 달러가 된다. 이것은 NASA의 예산보다 많은 액수였다. 스페이스X는 자체 통신 위성을 제작하고 발사할 수 있기에 인터넷 사업으로 확장하기에 유리했다. 2015년 스페이스X는 새로운 사업부문인 스타링크를 신설하였다. 목표는 4만 개의 위성을 저궤도에 쏘아 올려 세계 곳곳에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사람으로 등극

(2021~2022년)


일론은 테슬라에서 고정된 연봉이 없었다. 2018년 테슬라 이사회와 맺은 계약에 의하면, 일론은 보장된 연봉이 없는 대신 매출과 이익, 시장가치의 변동에 따라 보상을 받는 것으로 되어있다고 한다.


2021년 1월 7일 테슬라의 주가는 260달러를 기록했다. 이날 일론은 순자산 1,900억 달라로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를 제치고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사람이 되었다.


2021년 10월에는 테슬라가 미국 역사상 여섯 번째로 1조 달러 이상의 가치를 지닌 기업이 되었다. 테슬라의 매출상승에 힘입어 2022년 초 일론의 순자산은 3,400억 달러까지 증가했다.


 * 2022년 기준 일론 머스크가 관리하는 회사의 가치는 아래와 같다.


테슬라: 1조 달러

스페이스X: 1,000억 달러

보링컴퍼니: 56억 달러

뉴럴링크: 10억 달러



(다음 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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