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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백 Jan 03. 2022

두 번째 방학

언제 끝날지 모르는 대학원생의 일기_7 

두 번째 학기를 지나 두 번째 방학을 맞이했다. 

한 동안 글을 올리지 못한 것에서 짐작할 수 있듯 두 번째 학기는 정말이지 정신을 차릴 수 없을 정도로 바빴다. 무려 수업을 세 개나 들었다고나 할까...... 후..... 후회는 없는 데 죄송은 하다. 


여러 교수님들께, 이 자리를 빌려 최선을 다해 준비하지 않고 수업에 들어가서 이상한 말을 늘어놓아 죄송했다고 전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점수 잘 주셔서 감사합니다... :) 


두 번째 학기는 정말 열심히 읽고 썼던 것 같다. 원래도 학기 중에는 많은 글을 읽을 수밖에 없지만 이번에는 수업을 세 개나 들어서 그런지 더 많이 읽어야 했고 더 많이 써야 해서 곤욕스러웠지만 한편으로는 말 그대로 훈련이 되는 것 같은 기분이기도 했다. 이게 뿌듯했다거나 만족스러웠다고 하면 뭔가 돌이킬 수 없는 전형적인 대학원생이 된 것 같아서 좀 그렇긴 하지만..... 나름 발전적이고 좋았다.. 이것도 지나고 나서야 하는 말이니 미래의 나야 지금의 나를 믿지 말으렴... 21년 2학기의 너는 정말 쉬는 날 하루 없이 힘들었단다:) 잊지 마.. 불과 일주일 전에 너는 밤을 새웠단다. 


그러나 고통을 되새기면서도 역시 지난 학기는 좀 만족스러웠다. 많은 생각을 했고 그 생각을 글로 풀어내기 위해 많은 시간을 들였다. 논문은 대충 읽을지언정 생각하지 않고 글을 쓴 적은 없었다. 정말 흥미가 가지 않는 글 속에서도 생각할 거리를 만들어 내려고 노력했고 한 줄이라도 내가 한 생각을 내 말로 적어내려고 노력했다. 절대 완벽하지는 않았지만 '나'를 만들어가는 과정이었다고 생각한다. 나도 드디어 대학원생이 된 것인지 점점 공부에 대한 욕심이 생긴다.... 스스로를 말려야 하는 거 아닐까...?라는 생각이 스치기는 하는데 우선 못 먹어도 고라고 했다. 주어진 일을 열심히 해치워 나가 보자. 


대학원 생활을 통해서 얻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가 고민할 때에 당연히 직업적인 목표가 먼저 떠올라야 마땅해 보이지만 나로서는 좋은 논문을 쓰는 것이 지금으로써는 더 열망하는 목표이다. 좋은 글을 쓰면 좋은 직업도 얻게 되겠지만(꼭 그렇지만도 않을 수 있다..) 그것과 별개로 정말 만족스러운 논문을 쓰고 싶다는 욕심이 생긴다. 아직은 허접하지만 더 열심히 읽고 쓰다 보면 지금보다는 좋은 글을 쓰지 않을까 싶다. 안 그래도 최근에 석사 때 기말 과제를 봤는데, 그래도 나이를 헛 먹지는 않았더라... 돈 쓰고 공부한 보람이 조금 있는 것 같다. 부디 몇 년 후의 나도 같은 생각을 했으면 하는 바람과 함께 방학 동안 열심히 기록해 두자. 다음 학기에는 어떤 폭풍이 찾아올지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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