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토에 오래 산 한국인들 중 의외로 옆의 퀘벡도 안 가봤다는 사람이 많았다. 워낙 면적이 넓은 나라라 멀기도 하고, 바쁜 생업도 이유였겠지만, 다른 의외의 - 그리고 다수가 동의한 - 대답은 '그 정도의 시간과 돈이 생기면결국한국에 가게 되더라'는 거다. 천혜의 자연을 누릴 수 있는 곳에 살면서도 고향에 가는 것이 더 큰 낙이라니, 휴양의 성능에는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것의 영향이 더 크게 작용하는구나 싶었다.
내가 캐나다 임시거주자로서 연휴 때마다 집에서 버티지 못하고 여기저기 돌아다닌 이유 역시 정신적인 데 기인했다. '지금 안 가면 손해, 시간은 벌 수 없다'며 다소 계산적으로, 때로는 쫓기듯이 채비를 꾸렸다. 그래도 덕분에 캐나다의 모든 계절을 미련 없이 누린 것 같다.
토론토의 1년은 6개월이 겨울이지만, 나머지 6개월인 여름과 가을은 지난 긴 추위가 완전히 용서될 만큼 천국 같은 날씨를 자랑한다. 축복 같은 이 계절에 온타리오를 방문한다면, 혹 나이아가라를 다녀와도 시간이 남는다면, 꼭 가봐야 할 두 곳이 있다. 그곳의 1박 2일 일정을 추천하며 온타리오 여행 이야기를 마무리해 본다.
여름에는 토버모리(Tobermory)
토버모리는 브루스 페닌술라(Bruce Peninsula)의 휴양지로 김연아 선수가 사랑한 곳으로 유명하다. 휴런 호(Lake Huron)는 물빛이 무척 청명하고 아름다워서 물멍만 해도 시간 가는 줄 몰랐다.이 물은 8월에도 얼음장처럼 차가운데 그럼에도 거기서 수영하는 캐나다인들을 보면 그들이 얼마나 여름을 고대했는지 짐작이 간다. 남쪽의 비치(바다가 아닌 호수를 끼고 있으므로 해변이 아니다)들은따뜻해서 물놀이를 즐기기에도 적당했다.
1일 차 : 이동(토론토에서 차로 4시간) -The Grotto(국립공원 내 작은 동굴근처트래킹) - Singing Sands(모래 해변 피크닉, 평화로운 분위기)
2일 차 : "Flowerpot Island"(작은 배를 타고 섬에 들어가는 여행, 3~4시간 코스) - Sauble Beach(시끌벅적하고 활기찬 분위기) - 복귀
The Grotto
Singing Sands
Flowerpot Island
가을에는 무스코카(Muskoka)
무스코카는 알곤킨 주립공원 남쪽의 휴양지로 단풍 시즌이 아름답기로 유명하다.추수감사절 전후, 즉 10월 초중순이가장 절정이라고 한다. 이곳에 가기 위해 400번 도로를 오르자마자 '찬란한 가을'이라는 말이 실감이 났다.
1일 차 : 이동(토론토에서 차로 3시간) - Huntsville(Lions Lookout 언덕에서 도심 전망 후Group of Seven 벽화를 따라 다운타운 산책) - Sandhill Nursery (호박 농장, 할로윈 테마파크)
2일 차 : "Dorset Lookout Tower" (알곤킨 주립공원까지 가지 않고도 타워에 올라 알곤킨 전망을 즐길 수 있는 곳) - Gravenhurst Muskoka Wharf 또는 Bracebridge - 복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