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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돌작가 Apr 03. 2024

나는 내 문제를 알고 있다.

내가 나아가지 못하는 이유

연말도 싫고, 새해도 싫었다.


2024년 새해가 밝았다고 떠들썩하던 게 이제는 기억도 흐려진 4월이다. 한 해를 마무리한다는 연말도 너무 싫었고, 새로운 마음으로 새로운 포부를 가지고 시작하는 새해라는 말도 정말 듣기 싫었다. '처음'과 '끝'에 대한 의미부여를 굉장히 좋아하던 나인데, 24년 새해는 제발 아무도 모르게 제발 조용히 지나가길 바랐다.


지난 한 해 동안 어떤 결실이 있었는지, 어떤 어려움이 있었는지, 다가올 새해에 어떤 계획을 했는지 아무것도 묻지도 듣고 싶지도 않았다. 


왜?


내가 부족한 걸 아는데도 계속 제자리라는 게 쪽팔리고 한심해서다.

분명 무언가 성과를 내기 위해 하고자 하는 것이 있지만 나는 왜 계속 제자리인 걸까.

이 부분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았다. 내가 무엇이 부족할까


그렇게 내가 깨달은 문제점은 3가지였다. 이 문제점은 단순한 반성이 아닌 내가 살아온 나에게는 긴 시간들이 만들어 놓은 결과물이었고, 그 결과물이 굉장히 비참하고 처참한 발견이라고 생각했다. 


첫 번째로는 나는 은근히 편한 것만 하려고 했다. 어렵거나 복잡한 일, 불편한 일을 해야한다면 다음으로 미루거나 그 길이 아닌 편한 길은 무엇이 있을까 다시 찾는 데 시간을 썼다. 더 좋은 방법이 있을거라는 생각에 액션을 하기 보다 내가 계속 제자리에 머무르고 싶어했다. 


그렇게 나는 두번째, 합리화를 너무 잘한다. 나는 평소 예민하지 않고 긍정적인 편이다. 따라서 변수로 맞닥들이는일들에 대한 합리화로. 상황을 긍정적으로 승화시키는 것이 나의 굉장한 장점이라고 생각했다. 멍청했다. 그건 정당한 합리화가 아니었다. 그저 내가 더 편하기 위해 '이 정도면 됐다'라고 생각한다는 것. 이 생각이 굉장히 무서운거였다. 더 시도해보려고 더 노력해보려고 하기 전에 '이 정도면 됐겠지' 라고 일을 끝내려는 마음. 나의 발전과 성장을 스스로 고 있었다. 


세 번째로 나는 책임지는 일이 두려웠다. 사소한 결정에도 혹 잘못됐을 때 내가 책임져야 한다는 점이 큰 부담으로 느껴졌다. 그래서 내가 내리는 선택에 확신이 없었다. '~일 것 같아' 라는 가능성을 열어두고 안될 수도 있다는 밑밥깔기 대화법.. 회피였다. 




굉장히 냉정하게 나를 봤어야 했다. '나 정도면' '이 정도면' 생각할 게 아니었다. 더 편한 방법은 뭐가 있는지 더 나은 방법은 뭐가 있는지 찾지 않고 더 깊이 파고들어야했다. 그 어떤 상황도 이유가 될 수 없었고, 내 발전을 나 스스로가 막고있었던 것이다. 왜 그랬을까, 정말 사회생활을 오래 안해서 그런걸까. 결혼하고 5-6년째 사회생활이 멈춰있으니 긴장도가 없어졌다. 모든 결정에 책임을 요하는 일이 없어지고, 강도가 약해지니 집중도가 떨어졌다. 그러다보니 편한 것, 익숙한 것, 내가 하고싶은 것에 자꾸 집중을 하게 됐다. 이상한 합리화를 하면서.. 냉정하게 나를 봐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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