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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작업을 하나로, Notion

당신의 어지러운 컴퓨터를 깔끔하게 정리해줄 필수 앱

by 두루미


수업시간 옆 친구의 노트북을 슬쩍 들여다보면, 보통 워드나 한글 등의 워드 프로세서 프로그램에 명조체로 빼곡히 적혀있는 필기를 발견할 수 있다. 그리고 자신의 노트북을 보고 있는 것을 알아차린 친구가 내 노트북 화면을 빤히 들여다본다. 그러고는 신기하다는 듯 한 마디를 던진다. "이 프로그램 뭐야?". "Notion ^ㅡ^"

아마 처음 들어보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그만큼 노트 앱이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나 또한 이런 앱의 존재를 알게 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약 7개월 전까지만 해도 워드 프로세서를 사용하고 있었다. 그러나 문서 간 이동이나 글꼴 설정 등의 작업이 필기 시간을 잡아먹는 상황이 자주 일어났고, 때문에 이를 대체할 프로그램을 찾다가 알게 된 것이 'Notion'이다.

나는 이 글을 통해 'Notion'을 사용하면서 느낀 점 등을 리뷰함과 동시에, 다른 노트 앱들의 존재들도 사람들에게 알려 메모나 글쓰기 등 필기를 보다 수월하게 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





01. 노트 앱의 필요성

본격적인 리뷰를 시작하기에 앞서 왜 별도의 노트 앱을 사용하는지부터 설명하고자 한다. 나와 같은 대학생들이 워드 프로세서 프로그램을 쓰는 주된 이유는 '필기'이다.

하지만 이런 프로그램들은 문서를 열 때마다 긴 로딩 시간을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문서 간 전환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으며, 타이틀이나 소제목 등을 만들 때마다 폰트 설정에 많은 시간을 허비해야 한다. 워드 프로세서 프로그램들은 말 그대로 출력을 위한 '문서작성' 프로그램이지, '필기' 프로그램이 아니다. 모든 기능들이 그 목적에 맞춰 디자인되어있기 때문에 필기가 비효율적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만들어진 것이 Notion, 에버 노트, 원 노트 등의 필기 앱들이다. 이미지를 삽입하거나 북마크를 추가하고, 입력 한 번으로 소제목, 본문 등의 요소들이 깔끔하게 디자인되는 등 필기에 최적화된 기능들을 갖추고 있다.





02. 특징

Notion은 2017년 출시한 노트 앱으로, '모든 작업을 Notion 한 곳에서 한다'는 콘셉트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콘셉트에 맞게, 단순 필기 외에도 앞으로 소개할 여러 유용한 기능들을 가지고 있다.




02 - 1. 마크다운 및 명령어

Notion에서 지원하는 여러 마크다운 기능들

필기를 위한 여러 기능들을 제공한다. 대표적으로 마크다운(markdown)이 있는데, 예로 글의 제목을 만들고 싶을 때는 문장을 시작할 때 #을 앞에 붙이기만 하면 되며, 소제목 같은 경우에도 ##이나 ###을 쓰면 각각 중간 크기, 작은 크기로 타이틀이 만들어진다. 또한 하이픈(-)을 문장 앞에 쓸 경우 자동으로 글머리 기호로 변경되며, 대괄호를 열고 닫으면( [] ) To-Do리스트로 변경되는 등의 기능을 지원한다.


슬래시(/)를 쓰면 나오는 여러 명령들. 이외에도 많은 명령들이 존재한다

슬래시( / )를 쓰면 명령 목록이 나오는데, 그곳에서 달력, 오디오, 비디오, 이미지, 기타 파일, 스프레드 시트 등을 불러와 필기에 활용할 수 있다.




02 - 2. 문서 속의 문서

말 그대로 문서 속에 문서를 만들 수 있다. 문서가 곧 문서와 폴더 역할을 함께하는 것이다. 또한 문서에서 다른 문서를 언급하는 Mention기능을 통해 문서 이동 기능을 인터넷 링크처럼 넣을 수 있다. 위키백과, 혹은 관련 오픈 백과에서 파란 글씨를 클릭하면 해당 문서로 이동하는 것과 같은 기능이라고 보면 된다.




02 - 3. 업데이트 목록

삭제된 항목, 변경된 항목들을 표시해주어 편리하다

Notion에서 처음 작성된 문서부터 방금 지운 문장까지 'All Updates'에 모두 업데이트된다.

단순 목록만 띄워주는 게 아니라 삭제된 항목, 추가된 항목, 대치된 항목들을 보여주어 이전 버전의 문서와 변경된 사항이 무엇인지 보다 직관적으로 알 수 있게 해 준다.

협업 기능을 사용할 경우 누가 수정했는지 알 수 있으며, 원할 경우 이전 문서로 되돌릴 수 있다.




02 - 4. 협업 기능

팀 버전으로 사용할 경우 계정 내의 모든 문서, 혹은 지정된 문서를 다른 사람과 공유하면서 협업할 수 있다. 작성되는 텍스트들은 실시간으로 동기화되며, 댓글을 각 페이지나 단락마다 달 수 있어 협업의 편리함을 극한으로 끌어올려준다.

협업 가능 멤버의 수는 제한 없으며, 업로드 가능한 파일의 용량 등도 제한이 걸려있지 않아 거의 모든 문서 작업 및 파일 공유를 Notion 내부에서 해결 가능하다.




02 - 5. 문서 간 연동

작성한 문서를 PDF로 출력할 수 있다. 반대로 PDF, 엑셀, 워드, 에버 노트에서 작성한 문서들을 불러올 수도 있어 기존 문서를 옮겨와 편리하게 작업 가능하다.




02 - 6. 플랫폼 간 연동

나는 현재 맥북, 아이패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윈도우 데스크톱 이렇게 총 4개의 기기를 사용하고 있는데, Notion은 이 모든 플랫폼을 지원한다. 또한 연동이 실시간으로 되어 맥북에서 작성한 문서를 실시간으로 스마트폰으로 보고 수정하는 것이 가능하다. 웹 브라우저 버전도 지원되어 외부에서도 인터넷만 된다면 편리하게 문서 열람, 작성이 가능하다.

위의 언급한 내용들 이외에도 다크 모드, 검색 기능 등 여러 편의 기능들을 제공한다.





03. 사용기


03 - 1. 첫인상

나에게 Notion의 첫인상은 조금 어렵게 다가왔다. 기능들을 사용하기 위해 외워야 할 명령어들(Text 등의 간단한 영어단어 정도긴 하다)이 많았고, 처음 보는 Notion만의 독자적인 페이지 정리 시스템 등 설치와 동시에 자유자재로 사용해보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예시로 제공하는 템플릿 몇 개를 보고 나서야 페이지 하나를 쓰기 시작할 수 있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기존에 쓰던 워드 프로세서보다 글을 쓰기에 최적화된 레이아웃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시간을 좀 더 들여서라도 이 앱으로 옮기고 싶은 마음도 생겼다.




03 - 2. 7개월

Notion을 쓰기 시작한 지 7개월이 지난 지금은 거의 모든 글쓰기를 Notion에서 하고 있다. 과제와 같이 문서를 보다 세밀하게 편집하는 것이 필요할 경우에는 Notion에서 완고를 낸 뒤, 워드 프로세서에서 디자인 적인 요소만 편집한다. 그 정도로 무언가를 쓰기에는 이만한 앱은 없는 것 같다. 워드 프로세서 같이 난잡한 메뉴들도 없고, 폰트 설정에 신경을 쓸 필요도 없으며, 이미지나 북마크, 글머리 기호 등을 사용할 때도 매우 편하다. 다크 모드도 있어 눈의 피로도 덜한 편이다.


처음 적응이 조금 어려울 뿐 적응단계를 이겨내고 Notion의 기능들을 하나 둘 익히다 보면 편리한 기능들 덕분에 점점 워드 프로세서와 멀리하는 나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03 - 3. 불편한 점

이렇게 약간의 적응기간만 거치면 매우 좋은 노트 앱이지만, 출시된 지 2년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일까, 아직 보완해야 할 점들이 보인다.


폴더 시스템의 부재

보기좋게 정리된 폴더 시스템 환경(좌)과, 폴더가 없어 번거롭게 레이블을 만들어야 하는 Notion(우)이다.

단순히 흩어져있는 문서들을 폴더라는 범주에 넣어 깔끔하게 정리하고 싶어도 Notion은 그러지를 못한다. 폴더 시스템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문서를 하나 만들어, 그 안에 정리하려는 문서를 넣어야 한다. 얼핏 보면 폴더랑 차이가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문서 안에 링크처럼 들어가는 식이다 보니 한눈에 보기에 불편한 면이 있다.

보기 좋게 정리된 폴더 시스템 환경(좌)과, 폴더가 없어 번거롭게 레이블을 만들어야 하는 Notion(우)이다.


음성 필기 미지원

많은 유료 노트 앱들이 지원하는 기능이나, Notion은 아직 음성 필기 지원을 하지 않는다. 강의 등의 음성 파일을 넣기 위해서는 별도의 프로그램으로 녹음을 한 뒤에, Notion에 업로드하는 번거로운 과정을 거쳐야 한다.





04. 비용

무료다. 심지어 학생이라면 학교 이메일을 사용해서 '개인 프로' 요금제를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같은 노트 앱인 에버노트(월 6,000원), 스탠다드 노트(9.99달러)와 비교되는 점이다.





05. 다른 노트 앱과의 비교


05 - 1. 원노트(One Note)

'사용자들에게 가능한 많은 기능들을 주는 것'은 One Note를 만든 마이크로소프트의 주된 목표이다. 그 목표에 어울리게, 원노트는 단순 텍스트 필기 이외에도 음성 필기, 펜 입력 등을 지원한다. 하지만 그 때문에 텍스트 필기 레이아웃이 정돈되어있지 않고, 사용자가 직접 영역을 지정해 그곳에 그리는 방식이다 보니 깔끔한 필기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무료이기 때문에 부담이 없다. 유료 앱인 Notion과 비교되는 부분 중 하나이다.

텍스트 필기와 펜 필기를 병행한다면 One Note가 최적의 선택이겠지만, 텍스트 필기가 주가 된다면 Notion이나 밑에서 언급할 앱들이 더 나은 선택일 것이다.




05 - 2. 에버노트

Notion과 같이 달력, To-Do 등 다양한 기능들이 존재한다.

로딩이 길고, 텍스트 에디터의 기능이 매우 부족하다는 단점이 있다.

그러나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는 노트 앱 중 하나이기 때문에 문서 공유, 커뮤니케이션 측면에서 유리할 수 있다.




05 - 3. Bear

월 1.49달러로 비교적 저렴한 비용에 이용할 수 있다.

디자인이 깔끔하다. 필기해 둔 문서를 볼 때 읽기 편하다.

텍스트 편집과 문서 관리 측면에서 Notion과 비교했을 때 다소 부족함이 있다.

애플 기기만을 지원한다.

간단한 필기를 주로 하여 텍스트 편집이 크게 중요하지 않은 사람에게 추천한다.



처음 노트 앱을 고를 때는 상당히 신중해야 한다. 필기가 쌓이면 쌓일수록 다른 앱으로 갈아타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전술한 다른 노트 앱 비교 분석이나 인터넷 등에서 충분한 검색을 한 뒤에 결정하는 것을 권한다.

Notion의 경우에는 전체적으로 편의를 위한 명령 등의 기능들이 많아 빠르고 섬세한 필기를 원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간단한 메모로 사용하려는 사람들에게는 전술한 'Bear'이나 'Google Keep' 등의 메모 앱을 알아보는 것이 더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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