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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레서 May 25. 2021

일할 때, 일만 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

담당자의 함정: 보고는 있지만 보고만 있다

대부분의 직장인은 열심히 일합니다. 구시렁거리면서도 열심히 합니다. 대부분은 그렇습니다. 문제는, 보람차지 않다는 것입니다. 이토록 하루 8시간 이상을 한 곳에 머물러 종일 일만 하는데, 어째서 감동도 보람도 없는 걸까. 물론 회사마다 개인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사실은, 재미를 보지 못해서입니다. 정확히는 재미를 볼 줄 몰라서라고 생각합니다.


해당 주제는 일에 대한 내용이므로 철저히 일의 관점으로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일은 크게 2가지, 조금 세분화하자면 4가지로 분류됩니다.

① 정기적 - 매일 반복되는 루틴 한 업무
② 정기적 - 특정 기간마다 진행하는 업무
③ 비정기적 - 급작스럽게 들어오는 spot성 업무
④ 비정기적 - 프로젝트성 업무


일정 시간 이상이 쌓이게 되면, 서서히 나만의 페이스를 찾게 되고 익숙을 넘어 능숙해지고 시간은 단축됩니다. 말 그대로 '루틴'이 되죠. 이 시간을 3번의 스팟성 업무에 투자하는 것이 좋습니다. 여기까진 누구나 아는 내용입니다. 그리고 대부분은 여기서 함정에 빠지죠. 스팟성 업무는 늘 급작스럽게 발생되기 때문에, 이 업무를 처리하다 보면 업무 시작 전 셋업 한 타임블록이 무너지고 허둥지둥하게 되며 최악의 경우 루틴 한 업무까지도 영향을 끼치게 되죠.


스팟성 업무는 때론 다소 생소한 내용이기도 하고 늘 하던 업무지만 단순히 시간상 빠르게 처리되어야만 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듣도 보도 못한 일인 경우는 극히 드물 것입니다. 표면상 그렇다 하더라도 뜯어보면 결국엔 현재 나의 팀, 나의 업무과 관련된 일일 것입니다. 만일 그렇지 않다면 유관 부서로 이관을 하시고요. 참고로 스팟성 업무에 대한 효율적인 처리는 시간 관리에 적합하므로, 이 부분은 추후 별도로 다루는 게 맞을 것 같고요.




다시, 4가지 분류에 각 설명을 덧붙여볼게요.


① 정기적 - 데일리 루틴 업무

 -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 않되 실수를 하지 않고 기본만 지켜도 되는 업무입니다.


② 정기적 - 특정 기간마다 진행되는 루틴 업무 

 - 일정 구간마다 행하게 되는 업무입니다. 각종 리포트(주간, 월간, 랩업 등), 월간 아이디어 회의 등이 이에 해당됩니다. 특히 신경이 많이 쓰이는 부분은 아무래도 리포트겠지만, 기존 틀이 있을 것입니다.


③ 비정기적 - 스팟성 업무

 - 갑자기 요청되는 업무입니다. 마케팅에 종사하는 입장에선 주로 광고주의 급한 사정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이에 해당됩니다. 최소의 시간으로 최대의 결과와 효율을 뽑아내야 하며, 주로 단기적인 업무인 경우가 많습니다.


④ 비정기적 - 프로젝트성 업무

 - 개인의 역량에 따라 진행 여부와 퀄리티가 결정되는 업무입니다. 먼저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이를 월간 리포트에 녹일 수도 있겠고, 캠페인을 운영하는 중간에 제안을 할 수도 있습니다. 담당자가 먼저 생각하지 않는 이상 일어나지 않을 일입니다.



여기서, 대부분 4번은 행하지 않는다는 것을 전제로 하겠습니다. 4번을 행한다는 것은, 아무리 작은 것이더라도 통찰력이 있고 매니지먼트가 무엇인지 아는 사람일 테니, 굳이 이 글을 읽지 않아도 될 테니까요.


다시 돌아가자면, 여기서 문제는 2번과 3번입니다.

그런데, 3번보다 2번이 더 큰 함정입니다. 어째서냐고요? 정기적이기 때문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입니다. 스팟성은 기본적으로 발등에 불 떨어진 느낌이 크고 어떻게든 내용물과 납기를 맞추어야 한다는 생각에 원치 않아도 최선을 다하게 됩니다. 그러나 비정기적이면서도 1번보다 더 큰 덩어리로 움직이는 리포트와 같은 것들은 대부분 기존의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도 않고, 생각의 전환 또한 거의 일어나지 않습니다.


당국자미라는 말이 있습니다. 바둑을 두는 사람보다 훈수 두는 사람이 수를 더 잘 본다고요. 반대로 말하면, 그 안에 있는 사람은 그 안에서만 생각하고 행동한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매일 같은 업무를 하고, 그 시간이 한 주가 되면 주간, 한 달이 쌓이면 월간 리포트, 이후 분기별, 연간 등.. 다양한 형태로 우리는 "리포팅"을 하지만, 실제로 인사이트를 정확하게 파악했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누구보다 전문가이면서도 누구만큼도 생각하지 않게 되는 게 바로 담당자의 함정입니다. 실은 저에게 하는 말이기도 합니다. (..)






눈 앞의 일만 한다는 것은, 말 그대로 일을 하지만 일을 하지 않는 것과 같습니다. 다 떠나서 현실적으로 보았을 때 결과적으로 남는 것이 없다는 게 가장 큰 손실입니다. 매일 같은 화면을 보고, 비슷비슷한 업무를 보지만 그 안에서 나름대로의 인사이트를 발굴하고 재미를 보지 않으면, 결국 내일도 오늘과 같습니다. 같다는 것은 변화가 없다는 것이고 변화가 없다는 것은 발전이 없다는 말과 같습니다. 매일 발전할 순 없어도 조금씩 변화할 순 있습니다. 변화 없는 똑같은 일상은 지루하고 무기력할 뿐입니다. 그럼, 어떻게 인사이트를 찾느냐고요? 내 일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은 오직 자신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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