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단기금리차는 미래를 알고 있다
장단기금리차는 말 그대로 장기금리에서 단기금리를 뺀 것입니다. 보통 장기금리는 10년물 국채금리를, 단기금리는 2년물 국채금리를 말합니다.
장기금리는 기대성장률과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받습니다. 시중금리는 예금 금리, 콜금리, 특히 대출 금리처럼 시중 금융기관에서 적용되는 금리입니다. 많은 대출은 장기로 이뤄지기에 시중금리는 장기금리와 비슷한 특징을 가집니다. 이해를 위해 장기금리 = 시중금리로 단순화하겠습니다.
단기금리는 현재의 통화정책과 단기적인 경제 상황을 반영합니다. 하여 통화정책의 중심인 중앙은행의 기준금리에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하여 단기금리 = 기준금리로 가정하겠습니다.
장단기금리차가 높은 것은 앞으로의 시장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을 의미합니다. 연준의 낮은 기준금리는 인플레이션 걱정 없이 유동성을 높이고 있다는 뜻이고, 낮은 기준금리를 동반한 시장의 고금리는 시장의 수익성이 좋아 사람들이 투자를 위해 돈을 많이 빌리기 때문에 시중금리가 높게 책정됩니다. 장단기금리차가 높을수록 경기침체까지 아직 시간이 남았다는 말이 됩니다.
반대로 장단기금리차가 0에 가까워지는 것은 앞으로의 시장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을 의미합니다. 미래성장에 대한 확신이 없으니 사람들이 투자를 안 하게 됩니다. 이는 대출에 대한 수요 감소로 이어져 낮은 시중금리를 형성하게 됩니다. 시장 활성화를 위해 기준금리를 낮춰 경제를 활성화시키려 하기에 둘의 차이가 줄어들어 0에 수렴하게 됩니다. 이때 인플레이션이 높아서 물가를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높이면 장단기금리차가 0을 뚫고 내려가 역전됩니다. 스태그플레이션이 생기게 되는 거죠.
이 사이클은 보통 10년 간격으로 양음을 왔다 갔다 하며, 0으로 뚫고 내려갔을 때는 경기침체를, 0을 뚫고 올라갈 때는 경기안정을 암시합니다. 1980년대의 석유 파동, 1990~2000년대 초의 닷컴버블, 2008년 리만사태, 2019년 코로나까지, 수치가 0에 가까워질수록 경기침체가 도래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다만 장단기금리차는 기준금리 조정이나 지급준비율 조정 등의 전통적인 통화정책이 주였을 때에는 경기상황에 대해 비교적 높은 정확도를 보이지만, 양적완화 같은 비전통적 통화정책이 시작된 2010년대 이후로는 예외상황이 발생하곤 합니다.
예를 들어, 2022년 후반 장단기금리가 역전하면서 sp500이 떨어졌지만, 2023년 중반부터는 장단기금리차가 마이너스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sp500는 고공행진을 했습니다. 이는 연준의 대출창구가 돈을 푸는 비전통적 통화정책을 하는 시기와 일치합니다. 연준의 대출창구는 장단기금리에 즉각적인 영향을 주지 않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물론 몇 개의 지표로 시장을 설명할 순 없습니다. 장단기금리차와 시장의 상관관계에 대해서 이해가 되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