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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상해간잽이 Jun 27. 2022

중국의 철도 전성시대



pixabay


 2022년 3월부터 2달 넘게 실시한 상하이 전면 봉쇄 조치로 개인의 이동을 비롯한 여러 산업이 멈춰 섰다. 중국 내 대표적인 국제도시로 불렸던 명성이 무색할 만큼 활기를 잃어버린 도시에서 유일하게 더욱 분주해진 분야는 철도 화물 물류였다. 상하이를 중심으로 일대를 아우르는 경제권인 창산쟈오(长三角)의 1일 철도 화물 취급 차량 규모는 상하이 봉쇄 기간 중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2022년은 <국유기업 개혁 3년 행동 방안 国企改革三年行动方案(2020-2022年) >에 따라 철도 산업의 운영 효율화 건전성 개선을 위해 시장화 개혁 추진을 마무리 하는 한 해이다. 중국 철도 개혁 시도는 2013년부터 실시되었다. 우선 기존의 철도부를 폐지하고 철도총공사(현 국가철도그룹,国铁集团)와 국가철도국으로 분리하여 재계와 관계를 구분시켰다. 철도총공사는 철도 운영을 맡아 기업적 경영을 담당하고, 국가철도국은 교통운수부(交通运输部) 산하에 배치되어 정책 지원 및 행정 업무에 관여하도록 이원화한 것이다. 철도총공사 산하에는 18개 지역별 철도국을 두어 지역별 노선을 운영, 경쟁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유럽의 철도 지침을 참고하여 철도 건설과 운영을 나누어 관리하는 상하분리 시스템(网运分离)을 도입했다.


 2000년대 들어서는 본격적으로 고속철도 시대에 접어들었다. 2008년 첫 고속철도 개통 이후, 2020년까지 총 3.4만 킬로미터에 달하는 고속철도 노선을 연장했다. 전체 철도 길이의 23%가 고속철도 노선인 셈이다. 2008년 14.6억 명이던 철도 이용객은 2019년 36.5억 명까지 증가했다. 고속철도의 성장가도가 순탄한 것만은 아니었다. 2011년에는 7월 23일 발생하여 '723사고'라고 불리는 고속철도 추돌 사고로 사망자 40명과 부상자 172명이 발생해 중국 전체가 큰 충격에 빠졌고 동시에 고속철도의 안전성에 대한 불신의 목소리도 커졌다. 하지만 현재 철도 이용객 10명 중 7명이 고속 철도 승객인 만큼 고속철도는 지역 간 이동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중국 고속철도 노선 2008년 vs 2018년


 2000년대 들어 철도 여객 운송량이 폭발적인 성장세를 나타낸 것과 달리 철도 화물 운송량은 2008년 33억 톤에서 2019년 43.9억 톤으로 완만하게 증가했다. 중국의 경제 성장과 동시에 내수 시장이 확대되면서 전체 화물 운송량은 2008년 259억 톤에서 2020년 473억 톤으로 80% 넘게 증가했지만 도로 운송과 해운 운송이 화물 물류의 대부분을 차지했기 때문이다. 통상적으로 철도 운송은 국토 면적이 클 경우 경제성이 극대화되기 때문에 미국과 유럽에는 철도 운송이 화물을 이송하는데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은 넓은 국토 면적(미국:983.4 km², 중국:959.7 km²)에 비해 철도 화물 수송 분담률은 15%에 그치고 있다. 최근에는 탄소 배출 저감 계획의 일환으로 도로 운송 비중을 줄이고 철도 운송 비중을 늘리는 것(公转铁)을 정책 목표로 하고 있다.


 영국은 철도를 통해 유럽의 패권을 잡고 '해가 지지 않는 나라'로 성장했고, 미국은 대륙 횡단 철도를 건설하면서 서부 개척 사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21세기 중국은 철도를 통해 세계의 판도를 바꾸려 하고 있다. 2021년에는 '일대일로'의 대표 산업인 중국- 라오스 고속 철도를 개통했고 2022년에는 부다페스트- 베오그라드 고속철도의 베오그라드-노비사드 구간이 개통했다. 중국 최대 철도 차량 제조사인 CRRC(중국중차)는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국가철도그룹(国铁集团)의 자회사로 있던 기업들이 연이어 증권 시장에 상장*하며 중국 국내 철도 산업의 체질 개선을 위한 노력도 성과를 보이고 있다.

부다페스트(헝가리 수도)- 베오그라드(세르비아 수도) 철도 구간 euronews


매일경제 <저가 앞세운 中 파상공세에…'위례 경전철'도 내줄 뻔했다'>


 자동차와 비행기 인프라의 발전이 '낡은' 운송 수단인 기차를 밀어내고 더 확고한 위치를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처럼 보였던 시절도 있었다. 하지만 기차 또한 기술의 혁신을 통해 강해져서 돌아왔고 중국이 그 세력을 넓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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