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의 만남을 소재로 한 예능은 흥행의 단골 소재다. 1990년대 '사랑의 스튜디오'를 필두로 '우리 결혼했어요', '짝', '나는 솔로' 등에 이르기까지 짝짓기 프로는 흥행을 이어왔다. 최근에는 결혼뿐만 아니라 '우리 이혼했어요', '돌싱글즈' 와 같이 이혼을 소재로 하는 프로도 상당한 인기를 끈다. 중국에서도 이혼을 소재로 한 《再见爱人》 , 《春日迟迟再出发》등의 예능 프로가 상승세를 탔다. 결혼이 자연스러운 것처럼 이혼도 자연스러운 삶의 모습 중 하나로 받아들여지는 추세다.
중국의 이혼율은 2000년대 들어 꾸준히 증가해왔다. 2003년 1000명 중 1건이던 이혼 건수는 2010년 들어 2건으로 늘었고 2016년에는 3건을 기록했다. 결혼 연령은 늦춰지고 결혼 유지 기간은 짧아지면서 자연스럽게 90년대생은 '이혼을 주도하는' 세대가 되었다. 한때 인터넷을 달군 '90년대생이 이혼하는 100가지 이유 《90后离婚的100个理由》'라는 글에서는, '남편이 게임만 해서', '아내가 게임을 못 하게 해서', '결혼하기 전에는 공주 대접이더니 결혼하고 나니 보모가 되어서', '아내의 사치가 심해서', '이혼하면 더 좋은 사람을 만날 수 있을 것 같아서', '부모님 뜻에 따라 한 결혼이라서' 등의 이유로 이혼을 결정했다고 말한다.
최근 결혼에 대한 인식은 평생 한 번의 결혼으로 백년해로를 꿈꾸던 전통적인 관념에서 결혼과 이혼 모두 개인의 선택과 인생의 경험으로 보는 시각으로 변하고 있다. 사법데이터전문보고서(《司法大数据专题报告》)에 따르면 가정폭력으로 인한 이혼 신청 비율은 14.9%, 그 밖의 외도나 가출, 실종으로 인한 이혼 신청은 7.6%인 반면 성격차이로 인한 이혼 신청이 77.5%로 압도적인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이혼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도 점차 사라지면서 재혼 인구도 늘어나고 있다. 특히 농촌 남성들이 이혼 경험이 있는 여성과의 결혼을 선호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남녀 성비 불균형은 중국 전역에 걸쳐 나타나는 특징이지만 특히 농촌 성비는 여성 100명당 남성 107.91명(2021년)으로 도시에 비해 남녀 성비 불균형이 더욱 두드러진다. 남아선호 사상이 여전히 남아 있기도 하거니와 농촌을 떠난 여성들은 도시에 정착해 가정을 꾸리는 것을 원한다. 때문에 농촌에 남은 남성들은 결혼할 여성을 찾기도 쉽지 않고 경제적인 여건상 결혼 시 필요한 집과 차, 결혼 지참금까지 마련하는데 부담이 더욱 클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혼 경험이 있는 여성을 배우자로 맞이할 때는 초혼인 여성과 결혼하는 것에 비해 더 적은 비용을 지출할 수 있어 이혼한 여성과의 결혼을 환영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2021년 1월부터 협의이혼의 경우 법적으로 이혼 신청 이후 30일간의 숙려 기간을 강제적으로 부여하고 있다. 숙려 기간 동안에는 이혼 신청을 철회할 수 있고, 숙려 기간이 지난 뒤에도 30일 이내 쌍방이 모두 이혼증 발급을 신청해야만 이혼 절차를 마무리할 수 있다.
영화 《非诚勿扰2(페이청우라오2,She is the one 2)》에서는 한 쌍의 부부가 주인공인 성대한 이혼식이 펼쳐진다. 주례는 이혼 선언을 낭독한다.
"상대가 아무리 돈이 많고, 건강하고, 예쁘고, 나를 사랑한다 한들 이혼하고 싶은 마음은 결코 변함없습니다. 동의하십니까?"
둘은 결혼을 상징하는 붉은색 희(기쁠 희 囍) 자를 가위로 자른다. 잘려 두 조각난 글자는 여전히 기쁘다는 의미의 '喜' 모양을 하고 있다. 이혼 선언이 끝난 뒤 하객들은 술잔을 기울이며 파티를 즐긴다.
영화는 영화일 뿐이라지만 머지않아 '중국식 이혼식'에 초대받을 날이 올 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