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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상해간잽이 Oct 28. 2022

당신의 완고함을 위하여

이미 희미해진 목적지를 향해 관성으로 끌려 가고 있는 스스로지만, 인고의 시간을 정면으로 마주하는 것만으로도 대견타 위안하며 하루를 마무리하던 때, 그 모습을 보던 남편이 날 보니 생각나는 성어가 있다 한다. 


아, 대번에 뭔지 알겠다.


"우공이산(愚公移山)?"



 딱 보통의 정도로 적당히 우매한 내가, 아니 그마저도 시간이 지날수록 우매함만 성장하는 동안 그나마 다행인 것은 내가 특별힌 머리가 있지도 특출 난 재주가 있지도 않다는 것을 알 정도의 희미한 총기는 있다는 것이다.



"아니, 지난이진(知難而進)"



 앞으로 나아가는 방법도 모르지만  뒤로 후퇴하는 방법도 몰라 시간이라는 놈의 등쌀에 이까지 밀려온 것뿐인데. 어려움을 알고도 앞으로 나아간다라.



 지금보다 더 젊을 적에는 청춘의 방황이 견디기 힘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사회적인 어른이 되어갈수록 나의 완고함을 지키는 것에 더 큰 힘이 든다는 것을 느낀다.



 출발선에서는 모두가 완주를 목표로, 결승선 테이프를 끊어내는 달콤함을 품고 올라간다. 일단 경주를 시작하면 숨은 차고, 내 코스 위에 놓인 허들은 항상 존재하고, 달리는 코스에서 허들이 가까워지면 어김없이 심장은 뛴다. 코스의 절반쯤을 지나오면 나는 어쩔 수 없이 허들을 넘는 나를 상상하면서도 동시에 허들을 넘지 못하는 나도 그려본다. 서로의 완주를 기원하며 코스 위에서 앞서거니 뒤서거니 만났던 동료들은 하나 둘 스스로의 코스를 완주하거나, 그렇지 않거나, 어떤 형태로든 나에게서 멀리 떨어져 버리니 나의 늦음이 온전히 나만의 늦음이 되어버렸다.



 완주가 목표니 속도는 상관없다고 하지만, 결승선 테이프를 치우고 나면 내가 달리던 코스는 더 이상 코스가 아닌 허허벌판일 뿐이고, 혹여나 그때가 오면 황량한 벌판 위에서 나만이 기억하는 코스를 어떤 표정으로 돌이켜 볼지.


 이제는 이 길이 코스인지 아닌지도 흐릿한데, 사라져 버릴지도 모를 결승선을 상상하며, 앞으로 나아가는 방법밖에 모르겠어 그냥 네 발로 기어간다. 네 발에 작은 한 숨이 치인다. 







如果你 能预知  这条路 的陷阱 만약 네가 이 길에 놓인 함정을 알았다 하더라도 

我想你 依然错得很过瘾  마찬가지로 이 길 위에 오르길 바라

走过的 叫足迹 走不到 叫憧憬 지나온 길은 자취라고 하고, 가보지 못한 길은 동경이라고 하지

学会收拾起叛逆 学会隐藏了表情 반항을 접는 법도 배우고 표정을 숨기는 법도 배웠어

卸下了 这面具 我想说 谢谢你 이 가면을 벗고 나면 고맙다고 말하고 싶어

谢谢你 一路陪我到这里 고마워 지금까지 나와 함께 걸어와줘서



《頑固》——五月天          <완고>- 오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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