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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상해간잽이 Dec 04. 2022

중국, 월드컵은 못 가도 후원은 한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카타르 월드컵이었지만 막상 개막을 하고 나니 각국 팬들의 응원 열기가 대단하다. 경기가 진행되는 90분 동안 카메라는 경기장을 종횡무진하는 축구공과 선수들, 그리고 경기장을 에워싸는 led 전광판에 현란하게 등장하는 회사 로고를 비춘다. 돌아가며 나타나는 회사 로고 중에는 중국 브랜드가 심심찮게 보인다.





 카타르 월드컵 후원사 및 서포터로 지정된 중국 기업은 총 6개 기업으로 부동산 재벌 그룹인 완다(万达)는 후원사 중 가장 높은 등급인 피파 파트너(FIFA Partners)로 활동하고 있고 도시바 tv 부분을 인수한 가전 업체인 하이신(海信), 유제품 업체 멍니우(蒙牛), 스마트폰 제조업체 비보(VIVO)는 월드컵 스폰서(FIFA World Cup Sponsors)로 참여했다. 전기 스쿠터 업체인 전동스쿠터 업체 야디(雅迪)와 채용 플랫폼 업체 보스즈핀(BOSS直聘)은 지역 서포터(Regional Supporter)로 참여했다. 영국의 컨설팅 업체 글로벌 데이터(Global Data)에 따르면 피파 파트너 및 월드컵 스폰서로 참여한 중국의 4개 기업이 카타르 월드컵에 후원한 금액은 13.95억 달러로 미국의 11억 달러를 넘어서 최대 전주(錢主)로 등극했다.

중국은 2010년 남아프리카 월드컵에서 신재생에너지 기업인 잉리(英利) 그룹이 중국 최초로 월드컵 공식 스폰서로 이름을 올린 것을 시작으로 2018년 러시아 월드컵부터 본격적인 월드컵 후원에 열을 올렸다. 2010년 남아프리카 월드컵과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월드컵 스폰서로 지정된 중국 기업은 잉리(英利) 그룹으로 한 곳에 불과했지만 2016년 완다(万达)가 피파 파트너로 지정되고, 연이어 2018년 러시아 월드컵 후원사로 하이신(海信), 멍니우(蒙牛), 비보(VIVO) 세 기업이 참여하면서 중국은 월드컵의 통 큰 손님이 되었다.







 뿐만 아니라 특정 축구팀이나 축구 선수와 후원 계약이나 광고 계약을 맺기도 한다. 중국의 양대 유제품 기업인 이리(伊利)유업과 멍니우의 광고 경쟁이 특히 치열하다. 이리유업은 아르헨티나, 포르투갈, 스페인, 독일 축구 대표팀과 후원 계약을 맺고 호날두와 베컴을 엠버서더로 선정했다. 멍니우는 카타르 월드컵 스폰서로 활동하면서 동시에 메시와 음바페를 모델로 내세우고 있다. 중국판 인스타그램인 샤오홍수도 벨기에, 스페인 축구팀과 후원 계약을 맺고 월드컵 기간 동안 공식 계정을 통해 해당 축구팀과 관련된 콘텐츠를 제공한다. 빔 프로젝터 제조업체인 땅베이(当贝)는 세르비아 대표팀을 후원하면서 동시에 중국 관영 매체인 cctv와 손을 잡고 국제 축구를 소재로 하는  '천하 축구《天下足球》'를 방영했다.








 중국은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월드컵을 향한 국내 관심은 폭발적이다. 여러 매체에서는 월드컵 경기장부터 경기장 좌석, 스크린, 경기장 주변의 스마트 전등 등에 이르기까지 중국 기업의 참여를 홍보하며 중국인의 애국심을 고취시키고 있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 화춘잉(华春莹)은 '카타르 월드컵의 곳곳에 중국 있다'라는 트윗을 올렸는데, 중국 국적의 심판이 뛴다는 점과 월드컵 기념품의 70%가 중국의 제조 도시 '이우(义乌)'에서 만들어진 점, 경기장 셔틀버스가 중국산 전기차라는 점을 예로 들었다.

 

 중국 국내에서는 2030년 월드컵 유치에 대한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만약 중국에서 2030년에 열릴 월드컵을 개최하게 된다면 중국은 개최국 자격으로 자동으로 본선에 진출하게 된다.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형편없는 실력에 체면만 구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카타르 월드컵에서 개최국인 카타르가 불명예스러운 조별 리그 조기 탈락을 하는 모습을 본 중국에게는 남 일 같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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