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을 바꾼 두 가지
유아교육과 글쓰기
"내 인생의 터닝포인트는 언제였을까?" 그 질문 앞에 문득 떠오르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아이를 낳고 다시 유아교육을 공부하게 된 일이고, 또 하나는 글쓰기를 시작한 것이다.
첫 번째 터닝포인트, 유아교육에 도전
전자 계산학을 전공하고 초등학교에서 컴퓨터 특기 적성 교사로 일하던 나는, 스물셋이라는 비교적 이른 나이에 엄마가 되었다. 살림과 육아를 병행하는 삶은 생각보다 훨씬 고되고 버거웠다. 누구도 가르쳐 주지 않았던 육아의 현실 앞에서 나는 매일 흔들렸다. “밭맬래? 애볼래?” 옛말처럼, 아이를 키우는 일은 몸을 쓰는 노동보다 몇 배는 더 힘들고 그만큼 절실하고 위대한 일이었다. ‘아이 하나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처럼 나는 누구보다 진심으로, 열정적으로 내 아이를 키우고 싶었다. 그 마음 하나로 아이가 다섯 살이 되던 해, 다시 유아교육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교육심리학에서 ‘마인드셋’과 ‘자기 선언’을 처음 접했을 때, 나는 단순히 지식을 넘어 ‘삶을 배우는 교육’의 본질을 느꼈다. 배운 것을 하나하나 아이에게 적용해 보고 싶었고, 작은 변화들이 생겨나는 걸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싶었다.
"나는 무엇이든 할 수 있다.“
"나는 정말 내가 좋다.”
"나는 정말 멋진 사람이다."
아이가 유치원과 초등학교 시절, 매일 아침, 저녁으로 자기 선언문을 함께 읽었다. 그 문장은 늘 아이의 방 한켠에 붙어 있었다. 왜소한 체구, 소아 야뇨증, 낮아지는 자존감. 내 아이의 마음이 무너지지 않도록, 자존감을 키워주고 싶었다. 결국 그 습관은 우리 아이에게 자신감을 심어주었고, 자기 선언문처럼 빛나는 아이로 자라났다.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선택하고, 독립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며 외국 유학을 마치고 해외 주재원으로 취직까지 하게 되었다.
‘사랑과 교육은 결국 삶을 바꾼다’는 것을 확인했고, 그런 확신이 있기에 나는 지금도 나와 일 년을 함께하는 소중한 아이들에게도 자기 선언문을 함께 읽고 있다,
또한 내 인생도 서른아홉, 컴퓨터 선생님에서 유치원 교사로 인생의 방향을 전환했다. 유아교육 공부는 그 후로 지금까지 내가 아이들과 함께할 수 있는 행복을 주었고 내 아이와 내 인생,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었던 내 삶의 전환점이 되었다.
두 번째 터닝포인트, 글쓰기
그 시작은 아주 오래전, 유년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국민학교 시절, 나는 눈에 잘 띄지 않는, 조용한 아이였다.
그런 존재감 없던 나에게 따뜻한 시선을 건네준 분이 있었다. 초등학교 5학년 담임, 박용식 선생님. 그분은 나의 작은 변화도 놓치지 않으시고 관심을 가져주셨다.
그러던 어느 날, 내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지영아, 너는 글을 쓰는 데 소질이 있어. 계속 글을 쓰며 너의 꿈을 펼쳐 봐.”
존재감 없던 내 안에 가능성과 자신감을 심어 준 그 말 한마디는 4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내 마음속에 선명하게 남아 있다. 선생님의 추천으로 학교 대표로 나갔던 백일장, 떨렸던 순간들과 수상보다 더 기억에 남는 건 나의 가능성을 진심으로 믿어준 한 사람의 따뜻한 시선이었다.
그리고 지금, 나는 브런치 작가가 되어 글을 쓰고 있다. 말하지 못한 마음을 글로 적고, 정리되지 않는 생각들을 글로 정리하며, 미처 깨닫지 못했던 나의 마음을 알아가기도 하고, 해소되지 않는 마음의 찌꺼기들이 정화되기도 한다. 때로는 글쓰기가 내가 겪고 있는 혼란스럽던 생각의 실타래를 하나씩 풀어낼 수 있도록 실마리를 제시해 주기도 한다.
어린 시절 선생님께 들었던 따뜻한 한마디는 지금도 내 안에서 작은 우주처럼 반짝이고 여전히 나를 살아가게 하는 힘이 된다,
지금 와서 돌이켜보면, 내 인생에서 두 번의 터닝포인트는 모두 사람에 대한 사랑과 믿음에서 비롯된 것 같다. 내 아이를 향한 사랑이 나를 다시 유아교육의 길로 이끌었고, 선생님의 다정한 한마디는 나에게 글을 쓰는 삶을 선물해주었다.
“교사이자 작가로서 지금의 이 삶이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은, 유아교육과 글쓰기가 내게 준 선물 덕분이라고 나는 믿는다.”
https://youtu.be/MezvFK_r-MI?si=e76UNY1Iu5xrInQB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