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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nn Apr 08. 2024

기적



“목소리가 눈이 소복소복 쌓이는 소리 같아요"

내 오른쪽에 앉은 이가 내게 말했다.

내가 시를 낭독한 후였다.


‘오, 그래서 제가 눈을 떠올렸나 봐요"

내 왼쪽에 앉은 한 시인이 말했다.


내 양쪽 볼이 달아올랐다.

아마도 벌겋게 물들었겠지.

거울로 보지 않아도 볼에 느껴지는 열기로 알 수 있었다.


내 눈은 책상 위 노트 위에서 방황했고

고개는 들지 못한 채 위아래로 끄덕거렸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잠 못 이룬 그대에게>에서

165권의 책을 낭독한 후

내게 벌어진 기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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