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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udie Apr 14. 2024

또 만나, 야옹아.


따뜻한 공기와 선선한 바람, 포근한 햇살. 간간이 들리는 새소리와 동네 어른들의 걸음소리. 바람에 흩날리는 새로 난 잎과 나뭇가지가 춤추는 소리. 그 사이로 세상의 모든 평화를 누리고 있는 너를 만났다. 조금은 부러웠다. 햇살이 들어오는 자리에 가만히 앉아 저 소리들을 들으며 가만히 숨을 느리게 내쉬는 것. 내가 바랐던 세상은 그런 거였다. 저 나른함을 누리는 것. 바쁘게 사는 것도 좋지만 쉬어가는 순간은 언제나 필요한 법이고, 나는 늘 조급할 때마다 찾곤 했다. 방해되지 않는 평화로운 소리와 조금 눈이 부셔 저절로 눈을 감게 되는 햇살. 어느 것 하나 따뜻하지 않은 것이 없으니.

미안해. 내가 보는 너의 세상이 그랬다는 거야. 너도 온전히 누리기엔 바쁘고 조급한 시간이 더 많을 수도 있겠단 생각은 조금도 못했지. 그래도 부러웠어. 조금은 평온한 너의 나른함이. 그리고 너를 사진에 담으면서 다시 생각했어. 햇살이 있는 곳에 나가 나를 좀 내려두고 평온한 척이라도 좀 해야겠다고 말이지.

내가 너의 이름을 함부로 부르자면, 야옹아 나는 네가 내 시선에 담겨서 고마웠단 말을 돌려서 한 거야. 또 만나. 세상 가장 안온한 모습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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