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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랄랄라서현쌤 Feb 18. 2022

익숙해진다는 것

편리함에서 오는 것들


나는 참 고지식했다.

전자레인지가 생기기 전 냄비에 물 끓여 녹이고

피자도 프라이팬으로 만들었다.

2009년 결혼해서 전자레인지 겸 오븐을 2015년도에 샀으니 나의 고지식함으로 인한 나의 몸은 5년 동안 고달팠던 것 같다.


전자레인지 겸 오븐을 사고 나서 그 편리함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그리고  건강 관련 책들은 모조리 섭렵해서

동의보감까지 펼쳐보며 조심했었던 것은 온데간데없고

나의 몸의 편리함을 찾으며 전자파를 돌려댄다.

오븐 기능은 괜찮다는  셀프 위로를 하며,


그런데 문득 바쁘게 지내며 한 가지씩은 포기하게 되는 현실에서 잊고 버리고 말았다.


그렇게  호들갑을 떨며 전자파는 안 좋다고 외치던 나는

필요에 따라 전자레인지를 돌리고

일일이 만들어 쟁여놨던 돈가스, 함박스테이크, 만두 등 은 온데간데없고 냉동식품도 가끔 괜찮다며 장 보러 가서  냉동고에 있는 제품들을 집어서 계산대로 가져간다.

그리고 가끔은 또 괜찮다며 전자렌지를 돌려준다.

편리함의 생활이 나의 뚝심마저 무너트렸구나 싶다.



분주하게 삼 형제 키우다  보니  초심을 잊고 살았다.

내가 무얼 좋아하는지도 모른채 하루가 그냥 살아진다.

가장 중요했었던 집밥

 나의 유년시절 정성스레 해주신

우리 친정어머님의 집밥 사랑도~

지금도 여전하신~

누군가에게는 귀찮은 일이지만 나에게는 쉬는 요리라

일로도 느껴지지 않는 요즘이기에 하루 세끼의 밥은 나에게 활력을 가져다준다는 사실도 잊어버렸다.

그리고 나를 가슴 뛰게 하는 일이 "요리"였지? 라며

육아에 기록도 잊은 나를 돌아보며 다시 마음을 다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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