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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가르침이 이끄는 자리

by 하늘담

현대의 영성은, 제가 깊이 알지는 못하지만, 주로 고차원 존재와의 소통이나 최면을 통한 삶과 삶 사이의 기억에서 배움을 얻는 흐름이 큰 것 같습니다. 특히 서양에서 많이 발전한 방식이라 그런지, 개별 영혼의 성장과 그 여정을 강조하는 이야기를 자주 접하게 됩니다.


그 가르침들이 분명 도움이 되지만, 한편으로는 ‘개별적 영혼의 성장’이라는 관점이 자칫 에고의 집착으로 흐를 가능성도 느껴집니다. 더 나은 내가 되어야 한다는 마음이 오히려 또 다른 짐이 될 때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에 비해, 스스로의 수행을 통해 깨달음을 얻으신 붓다나 마하리쉬와 같은 분들의 가르침은 조금 다르게 다가옵니다. 그분들은 성장해야 할 나를 말하기보다, 이미 본래부터 깨어 있는 ‘더 높은 자아의 시선’에서 지금의 나를 관조하라고 일러주십니다. 억지로 올라가려 하기보다, 한걸음 물러서서 있는 그대로의 나를 깊이 들여다보는 길을 보여주는 듯합니다.


그래서인지 저는 자연스럽게 이런 성인들의 가르침에 더 마음이 갑니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그 가르침을 따라가다 보면 마음이 더 가벼워지기 때문입니다. ‘내가 더 나아져야 한다’는 부담이 줄고, 지금 이 자리에 숨 쉬는 나로 충분하다는 감각이 스며듭니다.

한때는 이러한 관점이 ‘영적 회피‘가 아닐까 생각하던 때도 있었지만, 이제는 우리들의 더 높고 넓은 자아에 대한 신뢰라는 것을 알아갑니다.


법구경의 한 구절로 이 글을 마무리합니다.

“청정한 마음의 향기는 바람을 거슬러 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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