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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든 Jan 28. 2022

킹덤

이런 한국 좀비 드라마는 처음이야!

<킹덤> / NETFLIX / 2019.01.25 공개 / 김은희, 김성훈, 박인제 제작 / 주지훈, 배두나, 류승룡 출연 / 웹툰 원작  한국 드라마 / 시대물


죽었던 왕이 되살아나자 반역자로 몰린 왕세자가 향한 조선의 끝, 그곳에서 굶주림 끝에 괴물이 되어버린 이들의 비밀을 파헤치며 시작되는 미스터리 스릴러


조선 순조 때 괴질이 돌아 열흘 사이 수만 명이 사망했다는 조선왕조실록의 기록을 모티브로 삼았다는 <킹덤>. <시그널> 김은희 작가의 차기작이며  주지훈, 배두나, 류승룡 등 연기 실력이 입증된 배우들이 총출동되어 공개 전부터 화제를 모은 드라마이다. 시즌1을 공개하기 전에 이미 시즌2 제작이 확정되었고, 공개 후 <킹덤> 열기는 매우 뜨거웠다. 그렇다면 <킹덤>은 어떻게 이렇게 전 세계적으로 흥행할 수 있었을까.



유명 만화를 원작으로 한 <킹덤>

<킹덤>은 만화 <신의 나라: 버닝 헬>을 원작으로 한다. 유명 웹툰 및 만화를 원작으로 한 드라마들은 대개 어느 정도 흥행에 성공한다. <미생>, <타인은 지옥이다>, <이태원 클라쓰> 등 인기 웹툰이 완결된 후 얼마 되지 않아 드라마화한다는 소식이 여기저기서 들려온다. 해당 웹툰 작가가 나서서 홍보할 뿐만 아니라 여러 포털 사이트에서 '네이버 인기 웹툰 OO, 드라마화 확정!', '곧 드라마화되는 OO 가상 캐스팅!' 따위의 홍보글들을 볼 수 있다.

그러나 <킹덤>은 다르다. 오히려 <킹덤>은 흥행 후 '알고 보니 만화 <신의 나라:버닝 헬>을 원작으로 하더라'라는 반응이 나왔다. <킹덤> 애청자 중에서도 <킹덤>이 만화 <신의 나라: 버닝 헬>을 원작으로 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들도 많고 이 점을 이용해서 마케팅에 힘 쏟지도 않았다. 애초에 시대적 배경이 조선시대인 것과 좀비가 등장한다는 특징을 빼면 공통점이 없기도 하다. <킹덤>은 원작 덕을 보지도, 아니 처음부터 원작 덕을 보려 하지도 않았다. 그리고 <킹덤>이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인기 있는 점을 고려하면 더더욱 원작 부스트는 없었다고 볼 수 있다.



국내 최초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킹덤>

<킹덤>은 국내 최초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이다. <하이 바이 마마>, <하이에나>, <동백꽃 필 무렵>등 TV 방영과 넷플릭스 공개가 동시에 이루어진 드라마는 여럿 있지만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로 제작된 한국 드라마는 <킹덤>이 처음이다.  그리고 신드롬을 불러일으킨 국내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도 <킹덤>이 처음이다. 불과 몇 년 전 영화 <옥자>가 넷플릭스에서 독점으로 상영됐을 때만 해도 이에 대한 논란이 있었는 데에 비하면 놀라운 변화이다.


만약 <킹덤>이 TV에서 방영되었다면 이처럼 큰 사랑을 받을 수 있었을까? 감히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 <킹덤>에서는 아무 모자이크 없이 잔인하고 노골적인 장면이 나온다. 칼로 사람(혹은 좀비) 목을 베고 잘린 머리가 굴러다닌다. 내장을 너덜너덜 늘어뜨리고 뛰어가는 좀비도 보인다. 지상파든 케이블이든 이러한 수위를 용인해줄 방송국은 없다. 표현하고 싶은 대로 표현하고 보여주고 싶은 만큼 보여줄 수 있었던 데에는 넷플릭스라는 플랫폼이 크게 기여했다고 본다.

 


해외는 지금 GOD 신드롬

<킹덤>은 한국에서뿐만 아니라 세계 여러 국가에서도 흥행에 성공했다. 아시아 국가 중에서는 태국, 싱가포르, 필리핀, 홍콩에서 전체 인기 순위 1위를 했으며, 말레이시아, 베트남에서는 2위, 러시아, 일본에서는 4위를 했다.

태국, 싱가폴, 필리핀, 홍콩 등에서 <킹덤>은 자국 드라마는 물론 미국 드라마, 영국 드라마를 통틀어 넷플릭스 전체 인기 순위 1위이다.


<킹덤>에 대한 미국인들의 반응은 더욱 흥미롭다. 영화 <부산행>에 이어 <킹덤>은 외국인들에게 한국 문화 및 역사를 자연스레 소개하는 역할을 잘 수행하고 있다. 시대물인 <킹덤>의 특성상 외국인들은 조선시대 양반들의 필수품 '갓'에 대해서도 열광한다. 어떻게 이름도 GOD이냐는 재미있는 반응이 나오고 있는 <킹덤>.  Do you know 대열에 <킹덤>도 이제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


<킹덤>에 등장한 '갓'에 대한 세계인들의 트위터 반응


미국 유명 사이트 '레딧'(Reddit)'을 보면 미국인들이 단순히 '갓'에 열광하는 것이 아니라 <킹덤>의 소재에 매력을 느낀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그들에게는 생소한 조선시대에 좀비가 등장한 콘셉트가 신선하게 다가온 것이다.

″이틀 전만 해도 중세 시대의 왕위 계승을 둘러싼 왕권 다툼을 다룬 한국의 좀비 드라마가 재밌을 거라곤 상상도 못 했는데, 엄청 재밌네.” -OG_slinger/Reddit″

"시즌 전체를 다 봤는데 2019년 내 최고의 드라마가 될 예정. 이건 ‘부산행‘, ‘진격의 거인’(일본의 만화 원작 영화), ’ 28일 후’를 하나로 합친 것 같아. 경이로워. 한국 사람들은 고급 좀비 영화를 만드는 방법을 아는 듯.” -places0/Reddit

″어젯밤에 6개 에피소드를 다 봤는데, 진짜 좋았어. 전반부가 후반부보다 더 좋긴 했지만, 전체로 봤을 때 ‘워킹 데드’(미국의 좀비 드라마)나 다른 어떤 좀비 장르 작품보다 뛰어나.” - JohnnyBoy11/Reddit

″와, 이런 맙소사! 이거 정말 너무 좋잖아! 이게 6 에피소드밖에 없다는 게 안타까워. ‘워킹 데드’ 덕에 좀비 장르 자체가 엉망처럼 느껴졌는데, 이건 정말! 이 특별하고 종말론적인 상황이 엄청 긴장감 넘치고 흥분하게 만드네.” - iDemonizer/Reddit


사실 국내에서는 <킹덤>이 시대극 연기를 100% 살리지 못했다는 점, 동래 백성들이 사투리를 전혀 쓰지 않는다는 점등을 꼬집는 반응들도 있다.


그들은 시대물과 좀비물, 두 장르를 과감히 섞어 하나의 완성된 작품을 선보였다. 좀비물 작품은 이미 너무 많아서 그 어떤 연출을 해도 클리셰처럼 보일 위험이 크다. 이는 흔한 소재를 다룬 드라마는 절대 피할 수 없는 문제인데 <킹덤>은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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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초에 잠깐 언론 고시를 준비했을 때 썼던 미완성 글입니다. 작가가 된 줄도 모르고 있다가 이제야 발견해서 뒤늦게 발행하네요. 2년 전 막 졸업반이 되었을 때 쓴 두서없는 글입니다.

앞으로 어떤 글을 쓸지 고민해봐야겠습니다. 지금 당장 생각나는 건 플라잉 요가를 하며 깨달은 점들을 정리하는 것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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