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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토리플레이어 Jun 02. 2023

왜 찬란했던 IP는 사라졌을까: 생태계의 몰락과 등장

우리 IP의 흥망성쇠: 2편 플래시 플레이어의 몰락과 모바일의 등장



오늘의 스토리 플레이리스트

1. 찬란했던 그 시대의 콘텐츠들
    (1) 파니팡  (2) 아바타 스타 슈  (3) 동물농장
2. 멈춰버린 그 시대 콘텐츠, 왜 사라진 것일까?
    (1) 아도비 플래시 플레이어, 웹 생태계 주인장의 몰락
    (2) 모바일, 새로운 생태계의 등장
3. 디지털 역사의 뒤안길로… 하지만 What if?
4. 증발해버린 그 기록들
5. 옛 게임 보존 프로젝트 진행 중



찬란했던 그 시대의 콘텐츠들

지난 주 콘텐츠에 추억 속 “아바타 스타 슈”가 잠시 언급되었죠! “아바타 스타 슈”뿐만 아니라 동물농장, 퍼피레드 등 저희의 추억 속에 콘텐츠들이 참 많습니다. 퍼니레드, 비비빅, 아이러브에그, 동물농장, 마법학교 아스티엘, , 미리이야기… 90년대생들의 유치원, 초등학교 시절을 꾸며주었던 콘텐츠들이죠. 근데.. 다들 어디 갔을까요?



(1) 파니팡

저는 특히 파니팡의 뽑기왕을 정말 좋아했어요! 여러분은 어떤 게임을 즐겨하셨나요?

파니팡, 어렸을 적 쥬니어네이버에 있던 대표 게임 중 하나죠! 나만의 방을 만들고 친구들과 소통하며 서로의 방을 드나든 파니팡은 싸이월드와 마찬가지로 그 시대 메타버스였습니다.  2004년 쥬니어 네이버 게임랜드에서 시작되었고 2010년까지 저를 비롯한 당시 많은 아이들로부터 인기를 얻었죠. 그러나 2015년 업데이트를 마지막으로 2022년 10월 26일 서비스가 종료되었다고 하네요.




(2) 아바타 스타 슈

종종 슈게임 라면 끓이기 영상을 요즘 볼 수 있더라고요!

해테제과에서 만든 어린이 콘텐츠 아이부라보 닷컴에서 만든 게임입니다. 아바타 스타인 수희가 정체를 숨기고 슈로 변신하여 연예인 생활을 하는 스토리죠. 아직까지도 종종 “슈 게임”은 게임 스트리머 분들이 하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어서 반가웠는데요. 그러나 다른 게임들과 마찬가지로 네이버 쥬니어가 서비스를 종료하게 되면서 “아바타 스타 슈”도 더 이상 공식적으로 서비스 되고 있지 않습니다.



(3) 동물농장

10년이 넘게 흘렀지만 지금 봐도 매력적인 캐릭터 디자인이에요.

“동물농장”을 혹시 아시나요? 조지 오웰의 디스토피안 소설이 다가 아니죠. 귀엽고 아기자기한 동물들이 모여있는 주니어네이버의 “동물농장”은 아마 80년대 후반부터 00년대 초반의 사람들은 한 번쯤 들어봤을 게임 중 하나 아닐까 합니다. 뭉게뭉게 왕국의 크라라 공주가 잘못 주문을 외우는 바람에 모두가 동물이 되어버린 게임이죠. 기본 동물에서 1차를 넘어 2차 성장까지 아이템과 함께 키우는 재미가 있었어요. 안타깝게도 동물농장도 2016년에 완전히 서비스가 종료됩니다.



멈춰버린 그 시대 콘텐츠, 왜 사라진 것일까?

기억을 뒤적이며 찾아본 어린 시절의 게임들은 더 이상 공식적으로 서비스 되고 있지 않습니다. 스토리가 멈춰진 채 사라져버린 것이죠. 앞서 소개한 모든 콘텐츠에 대한 설명을 “종료됩니다”로 마무리하려고 하니 씁쓸합니다. 그렇다면, 왜 사라진 것일까요?


이러한 애니메이션이 사라지는 배경에는 결정적으로 두 가지 원인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어도비 플래시 플레이어에 대한 지원 종료, 두 번째는 스마트폰의 등장입니다. 아도비는 2020년 12월 31일 이후로 플래시 플레이어 지원을 중단하였습니다.  추억 속 주니어 네이버 추억 속 대부분의 게임들이 어도비 플래시 플레이어 지원 종료로 서비스를 이어가기 어려워지게 된 것이죠. 두 번째는 2008년 스마트폰의 등장에 따른 모바일 게임 산업의 급격한 성장입니다. 모바일 산업이 커지면서 컴퓨터 게임의 사용자 저하로 이어진 것입니다.  사실 두 가지 요인은 어느 정도 서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스마트폰 보급 이후로 html5 자체가 밀리면서 어도비가 더 이상 지원을 하지 않게 된 것이죠.



(1) 아도비 플래시 플레이어, 웹 생태계 주인장의 몰락

구글에 “Adobe flash player”을 검색하면 “The life and death of Adobe Flash” “The rise and fall of Adobe Flash” “How Flash Games Shaped the Internet”와 같이 흥미로운 기사 제목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특히 Atlantic 기사의 문장이 인상적입니다.  "아도비 플레시 플레이어는 한 때 99%의 컴퓨터에 설치되었으나 지금은 죽었다 (essentially dead)”


벡터 기반의 애니메이션을 제작하는 용도로 만들어진 아도비 플래시 플레이는 거의 10년 동안 웹 생태계에 있어 웹 콘텐츠를 보여주는 주요한 역할을 합니다. 특히 소리, 특수 효과, 영상으로까지 확장하며 지금의 인터넷의 형태를 잡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러나 점차 아도비 플래시 플레이어는 악성 프로그램의 근원지로 자리 잡게 되면서 보안의 치명적인 문제를 가지게 됩니다. 심지어 이를 "old code insecure by design" 으로 설명합니다. 어도비가 보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수없이 시도하였으나 시스템적으로 취약할 수 밖에 없는 구조였다는 것이죠. 결국 2020년 12월 아도비는 공식적으로 플래시 플레이어에 대한 지원과 배포를 중단하였고, 구글 크롭을 포함한 대부분의 웹 브라우저에서는 플래시 콘텐츠는 더 이상 지원하지 않습니다.


어도비 플레이 플레이어의 지원 종료는 국내 콘텐츠 생태계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2000년대 초반, 졸라맨, 마시마로 등 국내 플래시 애니메이션은 아도비 플래시 플레이어로 제작되었습니다. 페이스북 게임 대부분도 플래시 플레이어로 제작되었죠. 웹사이트 내 다양한 연출을 가능케 해 혁신적이라 여겨졌던 어도비 플레시 플레이어도 여타 기술처럼 타 기술에 의해 대체되어 버립니다. 그에 따라 해당 프로그램으로 제작되었던 여러 콘텐츠 몰락의 길에 들어서게 된 것이죠.



(2) 모바일, 새로운 생태계의 등장

만약 사람들의 시선을 새로운 곳으로 돌릴 곳이 없었다면 옛 콘텐츠들은 아직까지도 이어졌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강력한 경쟁자가 등장하죠. 바로 2007년, 스마트폰의 시작입니다.


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스토어를 비롯하여 전 세계로 서비스를 배포할 수 있는 거대 플랫폼이 모바일 디바이스 안에 탑재되면서 게임 시장의 판도는 빠르게 변화합니다. 큰 자본 없이도 게임을 만들 수 있게 되었고, 재미만 있으면 어마어마한 수익을 벌 수 있게 되었죠.


게임 시장의 판도는 시장 규모로 쉽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2022년 전세계 게임 시장 규모를 보면 모바일 게임 시장이 50%를 점유하고 있습니다. 모바일 게임 시장이 게임 시장의 판도를 바꾸면서 과거 웹에서만 구동되던 여러 게임들 (리니지, 메이플스토리 등)도 이제 모바일에서 플레이할 수 있습니다 (개굴).


이와 같이 사람들이 웹에서 모바일로 디지털 주 공간을 바꾸게 되면서 모바일 환경 내 잘 작동하지 않는 플레시 게임은 빠르게 이용자를 잃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빠져 나간 이용자들은 스마트폰의 “앵그리버드” “토킹 톰즈,” 등 스마트폰 게임을 하게 된 것이죠. 언제 어디서든 모바일 기기로 할 수 있다는 점, 거기에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되는 앱 게임은 당시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하며 빠르게 확장하죠. 결과적으로, 20세기 플레시 게임을 주축으로 나타난 콘텐츠들은 주로 사용하는 소프트웨어 (프로그램)로 인하여 변화하는 디지털 흐름에 따라가지 못했고, 더 나아가 압도적인 경쟁자들로 인하여 당시 플래시 게임은 스마트폰의 등장과 함께 사라질 수 밖에 없었습니다.

(출처: Newzoo)



디지털 역사의 뒤안길로… 하지만 What if?

한 세대를 풍미했던 콘텐츠가 사라진 원인은 간단합니다. 호환이 쉽지 않은 프로그램의 사용과 스마트폰으로 이동하는 디지털 흐름을 잡아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CPND (Content, Platform, Network, Device의 약자) 중 디바이스와 플랫폼이 변화하면서 콘텐츠가 이를 따라가지 못하면 도태될 수 밖에 없는 것이죠.


그렇다면 만약 슈게임이, 동물 농장이 바로 모바일 환경에 나왔다면 어땠을까요? 스마트폰에 맞게 앱 플랫폼을 통해 설치가 가능했다면, 웹에서의 사용자가 앱으로까지 이어졌을까요? 아니면 사람들은 새로운 스마트폰 게임에 열광하지 기존 웹에서 보던 게임이 앱으로 할 수 있다고 해서 큰 관심으로 안 이어졌을까요? 그럼에도 지금과는 달리 해당 서비스가 아직까지 유지될 수 있었을까요?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증발해버린 그 기록들

이번 글을 적으면서 아쉬운 점이 있다면 대부분 서비스에 대한 역사와 스토리를 나무위키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는 점이었습니다. 2000년대 한국 인터넷 시장의 기록 부재를 드러내는 것 같습니다. 고작 아이들이 하는 게임이었고, 큰 시장이 아니었다고 판단했기 때문일까요?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그 기록이 보이지 않습니다 (위잉).


과연 그 당시 콘텐츠들의 이야기는 어디서 들을 수 있을까? 어디서 읽을 수 있을까? 뒤져보던 중 아래 책에서 옛 주니어네이버 페이지 모습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출처: 웹코리아 2007 애뉴얼 북)


바로 <웹코리아 2007 애뉴얼 북>으로 웹어워드 코리아 2006 수상작이 수록된 책입니다. 당시 우수한 웹디자인을 보인 서비스들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책이죠. 전문포털분야 대상으로 당시 쥬니어네이버가 대상을 받아 간략한 서비스 기획 및 페이지 정보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어린이를 대상으로 콘텐츠를 제공하는 사이버 공간으로 효율적인 정보 구조와 어린이 감성에 맞는 디자인으로 상을 받았다고 작성되어 있네요. 당시 초등학생 소비자였던 제 입장에서 공감이 되지 않는 글들도 있었지만, 그럼에도 이렇게 당시 이미지와 그림이 기록된 책이 있다는 것 자체가 반갑게 느껴졌습니다.



옛 게임 보존 프로젝트 진행 중

더 나아가 흥미로운 프로젝트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바로 와플래시 게임 아카이브입니다. 2020년부터 진행된 게임 와플래시 아카이브는 HTML5 웹브라우저 플래시 플레이어인 와플래시를 통해 옛 플래시 게임을 다시 개발하여 보존, 아카이브하는 프로젝트라고 합니다.

(출처: 와플래시 게임 아카이브)


각 게임의 저작권이 어떻게 되는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그 부분만 잘 해결되면 더할 나위없이 의미있는 프로젝트라고 여겨집니다. (1) 사라져버린 기록들이 아카이브된다는 점 (2) 방명록을 통해 끊임없이 사라졌던 게임에 대한 기록이 쌓이고 있다는 점에서 이 프로젝트를 응원하게 되네요.




오늘 저희가 궁금했던 건요,

(개굴) 모바일의 등장에도 몰락하지 않은 게임 시장이 있는데요, 바로 콘솔 시장입니다! 콘솔 게임은 닌텐도나 플레이스테이션과 같이 특정 기기로 즐길 수 있는 게임을 말합니다. 콘솔 게임의 경우 보통 콘텐츠, 플랫폼, 디바이스를 모두 게임 배포사가 가지고 있는 특징이 있습니다. 그렇기에 게임을 안정으로 리뉴얼해 나갈 수 있는 것이죠. 그렇다면 우리는 왜 콘솔 게임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지 못했을까요?? 콘솔 게임을 좋아하는 저에겐 아쉬움이 남는 부분입니다.

(위잉) 우리는 실패의 기록에 유독 박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왜 실패했는지를 전하는 것은 어찌보면 왜 성공했는지보다 중요한 일입니다. 특히 무엇이 성공하고 실패하는지가 명확하지 않은 엔터테인먼트 산업에선 기록이 더욱 중요하죠. 그렇다면 우리는 실패의 역사를 어떻게 기록하고 전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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