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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주희 Apr 06. 2024

죽음, 언젠가 맞닥뜨릴 삶의 순환점

마지막 강의 /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이번 독서 토론의 주제는 죽음에 관해 생각하는 주간이었다.

도서는 무겁지 않게 에세이 위주의 베스트셀러로 정했으며, 마지막 강의와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이 낙점되었다.

두 권의 책 모두 주인공이 교육자이며 불치병에 걸려 사망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또한, 마지막 강의의 화자는 작가 자신이고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의 화자는 주인공 모리 교수의 제자라는 점이 다르지만 죽음을 받아들이는 방법에 관하여 이야기하긴 매 한 가지다.


랜디 포시 교수는 췌장암으로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마지막 강의를 기획한다.

이것부터가 보통 사람이 아니라는 걸 방증한다.

쉬면서 삶을 정리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자신의 직업과 일상을 끝내겠다는 일념이 보인다.

특히, 어린 자녀들에게 자신이 어떤 사람이었고 아버지였는지 보여주고 싶다는 의지가 커다란 감동을 주었다.

죽음이 다가오더라도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을 끝까지 해냈다는 유산은 세상 어느 곳에서도 찾기 어려운 것이다.

그의 글을 읽다 보면 여전히 유쾌함을 잃지 않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담담하게 현실을 받아들이고 담백하게 사실을 이야기하는 그에게서 죽음도 삶의 하나라는 진실을 여실히 느낄 수 있다.

분명히 그의 계획표에 이른 죽음이 포함되어 있지 않았겠지만 그럼에도 고상한 품행을 보여준 랜디에게 경의를 표한다.


미치는 매주 화요일이면 자신의 은사였던 모리 교수를 찾아간다.

이 모리 슈워츠 교수는 내가 학부 공부를 할 때도 익히 알았던 석학이다.

물론, 책을 읽기 전에는 주인공이 그였으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그는 사회심리학의 연구자로 'The Mental Hospital: A Study of Institutional Participation in Psychiatric Illness and Treatment'라는 책을 썼는데, 어빙 고프만의 'Asylums: Essays on the Social Situation of Mental Patients and Other Inmates'와 함께 원서를 찾느라 애를 먹었던 기억이 난다)

책의 마지막 장을 닫을 때 내 가슴에는 잔잔한 물결이 일기 시작했는데, 모리 교수가 말한 자기 연민과 죽음, 후회와 두려움, 돈과 생활 등 늘 현실 속에서 부닥치는 화두라서 그런 것 같다.

특히, 우리가 살아있는 한 언제나 누군가가 필요한 존재라는 표현이 내게 큰 울림을 주었다.


죽음이란 언젠가 우리가 만날 미지의 영역이다.

언제 내게 손짓할지 알 수는 없지만 늘 마음 한 편에 간직하고 살아야 한다.

그래야만, 인생을 더욱 풍요롭게 가꿀 수 있으며 이들처럼 아름다운 죽음을 맞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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