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 잃은 세상에서 삶의 무의미함을 한탄하다
As the night closes in rest your weary head and
Find some shelter then say your prayers again
All my hopes are in limbo of lost dreams
All but forgotten or so it may seem to me
Find your purpose find your truth then they all will follow you
Count your blessings and pretend you can visualise the end
Slipping further in descent but together we bleed red
A past lives repent
I can't decide if I have the fight in me
I'm searching for a sign that I can't see
And tell me what it must be like to ascend to the skies
They've clipped my wings now I cannot fly
And tell me something of a world where the dreams are alive
I wonder sometimes what it must be like
Tread the water beneath tides are turning I see
How your future is all that you believe
All the choices that lead to this moment
They have to mean something or is it all for nothing
Time is ticking away will you untie this noose around me
I know if the beckoning finger I follow draws me in then it's too late
밤이 올 때 네 지친 머리를 쉬고
피난처를 찾은 다음 다시 기도해
내 모든 희망은 잃어버린 꿈들의 이도 저도 아닌 상태에 있어
모두 잊혀질 뿐이거나 나에게는 그렇게 보일 뿐이겠지
네 목적을 찾고 네 진실을 찾으면 그들은 모두 널 따를 거야
네가 가진 것에 감사하고 끝을 볼 수 있는 척해
점점 더 아래로 미끄러져 가지만 우린 함께 붉게 피 흘리지
과거가 살아서 후회해
내가 계속해서 싸울 수 있는지 모르겠어
난 내가 볼 수 없는 징후를 찾고 있어
그리고 하늘로 날아오르는 기분이 어떤지 알려줘
그들이 내 날개를 꺾어서 이제 난 날 수 없어
그리고 꿈들이 살아있는 세상에 대해 말해줘
난 그곳이 어떨지 궁금해
보고 있자니 물결이 돌아가는 물 위를 걸어가
어째서 미래가 네가 믿는 전부인지
이 순간으로 이끈 모든 선택들
그것들은 의미가 있었을까 아니면 모두 아무것도 아니었을까
시간이 째깍째깍 가고 있어 내 목에 걸린 올가미를 풀어 줄래
내가 쫓는 조여오는 손가락이 날 끌어당긴다면 늦었다는 걸 알아
1.
영국의 메탈 밴드 The Raven Age가 올해 발표한 신곡, No Man’s Land의 공식 비디오입니다. 원래 전 뮤직비디오는 잘 찾아보지 않고 The Raven Age도 크게 관심 있던 밴드는 아니었지만, 이 영상은 너무나 인상적이어서 가져왔습니다.
영상에 등장하는 남자는 우울한 표정으로 황무지를 걷다가, 돌에서 검을 뽑습니다. 영국의 아서 왕-엑스칼리버 전설을 떠올리게 하죠. 곧이어 검으로 용을 무찌르는 걸 보니, 아서 왕 전설에서 따온 게 맞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남자는 용을 무찌름으로써 ‘태양’을 손에 넣습니다. 그러나 남자의 표정은 여전히 우울합니다.
그리고 남자는 황무지에서 죽어가는 인어를 발견하고, 바다로 데려가 살려줍니다. 인어는 곧이어 용왕(?)에게 남자의 선행을 보고하고, 용왕은 남자의 선행에 보답합니다(우리나라의 전래동화에서 많이 본 듯한 내용인데, 영국에도 비슷한 이야기가 있나 봅니다).
‘달’을 그에게 주죠. 그러나 남자의 표정은 여전히 우울합니다.
남자는 자신이 얻은 ‘태양’과 ‘달’로 숲으로 가는 문을 엽니다. 숲은 밤이군요.
그리고 탑을 오르는데, 시계가 빠르게 돌고 있고 탑을 올라감에 따라 남자는 점점 늙어갑니다. 남자가 탑 꼭대기의 거울에서 본 것은 해골입니다.
첫 장면으로 돌아가, 남자는 잠에서 깨어납니다. 지금까지의 모든 내용은 그의 꿈이었을까요?
2.
이제부터 제 주관적인 해석이 강하게 들어갑니다.
이 영상의 전체 내용이 남자의 꿈이든 아니든, 남자의 마음은 공허합니다. 그가 걷는 곳은 황무지고, 애초에 그의 표정이 썩 밝지 않죠.
그는 공허감을 채우기 위해 영웅적인 일에 나섭니다. 엑스칼리버를 뽑고 용을 무찌르죠. 그로써 그는 세속적인 명예, 영광(태양)을 얻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그를 행복하게 만들어주지는 않았습니다.
다음으로 그는 소박하면서도 선량한 행동을 합니다. 작은 생명, 즉 황무지에서 죽어가는 인어를 물로 데려다주어 살리죠. 이 행위 또한 보상을 받습니다. 개인적인 도덕성의 도약을 이루고, 자신의 선함을 증명했습니다(달). 그러나 이 또한 그를 행복하게 만들어주지 않았습니다.
남자는 세속적인 영광(태양)과 선량함의 증명(달) 두 가지를 통해 탑을 오를 자격을 얻게 됩니다. 그 갖은 노력을 한 후에 오를 수 있게 된 탑은, 오르면 오를수록 남자를 늙게 할 뿐이었습니다. 마지막에 남자는 해골이 되는데, 이것은 그가 죽음을 맞이했음을 의미합니다.
3.
이 곡과 영상의 전반적인 주제는 ‘죽음’입니다. 남자가 오르는 탑은 오르면 오를수록 남자를 늙게 하는 것, 즉 ‘삶’을 의미합니다. 남자가 탑을 오르기 위해 태양과 달을 필요로 했던 것은, 그가 ‘삶’을 살기 위해 세속적인 영광과 선량함의 증명, 두 가지를 필요로 했음을 의미합니다.
우리는 살면서 명예나 영광을 누리기도 힘들고, 우리 자신이 선한 인간임을 증명하기도 힘듭니다. 그러나 영상에 나오는 남자는 그 두 가지를 모두 갖추고서야 비로소 ‘삶’을 살 자격을 얻었습니다. 그리고 남자가 산 삶은 그다지 행복하지 않았습니다. 시계는 계속해서 째깍대고 있고, 그는 우울한 표정으로 늙어갈 뿐이었죠. ‘죽음’이라는 결과를 향해서요.
태양과 달이라는 가치 있는 것들을 얻기 위한 남자의 갖은 노력은 그를 행복하게 만들어주지 않았고, 그저 그를 ‘죽음’이라는 필연으로 이끌었습니다.
영상 마지막 부분은 이 모두가 남자가 꾼 상징적인 예지몽이었음을 암시합니다. 이는 그가 여정을 시작하기 전부터 죽음의 허무함에 대해 깊게 생각하고 있었음을 의미한다고 봅니다.
그렇다면 남자는 왜 제대로 된 삶을 살기 전부터, 삶의 무의미함에 대해 걱정하는 걸까요?
4.
이 곡의 제목, ‘No Man’s Land’에서 제가 처음으로 연상한 것은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No Country For Old Men)’였습니다(동명의 소설과 그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가 있습니다). 사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보다 더 정확한 해석은 ‘(이는) 노인을 위한 나라가 아니다’라고 합니다. 이 곡의 제목을 대충 ‘No Land For Man’으로 바꾸어 보자면 비슷하게 ‘(이는) 사람을 위한 세상이 아니다’로 해석할 수 있겠습니다.
왜 이 세상이 사람을 위한 세상이 아닐까요? 곡의 가사에 그 답이 나와 있습니다.
내 모든 희망은 잃어버린 꿈들의 이도 저도 아닌 상태에 있어
모두 잊혀질 뿐이거나 나에게는 그렇게 보일 뿐이겠지
내가 계속해서 싸울 수 있는지 모르겠어
난 내가 볼 수 없는 징후를 찾고 있어
그리고 하늘로 날아오르는 기분이 어떤지 알려줘
그들이 내 날개를 꺾어서 이제 난 날 수 없어
그리고 꿈들이 살아있는 세상에 대해 말해줘
난 그곳이 어떨지 궁금해
바로 ‘꿈’을 잃어버렸기 때문입니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가 상식과 윤리를 잃어버린 세상에서 노인의 연륜과 지혜가 통하지 않음을 한탄하고 있다면, ‘No Man’s Land’는 꿈을 잃어버린 세상에서 우리의 삶이 무의미함을 한탄하고 있습니다.
‘태양’으로 상징되는 세속적인 영광, ‘달’로 상징되는 개인의 도덕 모두 ‘삶’이라는 탑을 오르기 위해 필요했지만, 그 두 가지 모두 남자를 행복하게 해줄 수 없었습니다. ‘꿈’이 없는 남자의 삶은 아무런 의미 없이, 그저 시계가 째깍대듯 필연적으로, 허무하고 두려운 ‘죽음’으로 이어집니다.
+)
최근에 이 The Raven Age라는 밴드에 대해 검색을 좀 해봤는데, 알고 보니 이 밴드의 기타리스트, George Harris가 영국 헤비메탈의 살아있는 전설, 아이언 메이든(Iron Maiden)의 리더이자 베이시스트 Steve Harris의 아들이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