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6월 16일, 29살의 나
요즘 드는 생각들을 정리하고 싶은 마음에 오랜만에 브런치에 들어왔다. 그간 좋은 글, 완성된 글을 써야 한다는 압박감에 브런치를 의도적으로 멀리하고 있었던 것 같다. 오늘은 편한 마음으로 일기 쓰듯이 글을 써보려 한다.
1. 육아
듬뿍이가 태어난지도 벌써 9개월이 다 되어 간다. 시간이 참 빠르다. 아이들은 눈 깜짝할 사이에 큰다더니, 정말 그 말이 실감이 난다. 하루하루 성장하는 아이의 모습을 보며 무한한 감사함과 행복을 느낀다. 더 좋은 부모가 되고 싶다는 마음이 커져 간다. 경제적으로, 정서적으로 풍요로운 환경 속에서 사랑을 듬뿍 주고 싶은 마음이 절로 생긴다. 그런 마음은 하루를 살아가는 원동력이 된다. 직장과 육아로 지칠 대로 지친 몸이지만, 다시 일어나서 걷고 뛸 수 있는 힘을 준다.
아이에 대한 사랑이 커질수록 동시에 걱정 또한 함께 늘어가는 것 같다. 내 아이가 정상적인 발달 범주 안에 들어가는지, 혹시 놀이 시간이 부족한 것은 아닌지, 이유식은 제대로 먹고 있는 것이 맞는지 등 사소한 것들도 신경이 쓰인다. 아내와 서로 잘하고 있다고 다독이면서도 마음 한 켠에는 늘 아이가 잘 되는 마음으로부터 생겨나는 근심 걱정이 존재한다.
매일이 전쟁이고, 하루하루 쳇바퀴 같은 삶을 살고 있지만, 그럼에도 아이 얼굴 한 번 바라보면 이 모든 힘든 것들이 또 해소가 된다. 앞으로도 지금처럼만 지내고자 노력하려 한다. 집안일을 도맡아 하고, 퇴근 후와 주말 시간을 이용해서 최대한 많은 시간을 아이와 보낼 것이다.
2. 학교
새로운 학교에 어느 정도 적응을 한 것 같다. 반 아이들이 개성이 강한 친구들이 꽤 있어서 초반에 살짝 힘들기도 했으나 최근에는 잘 지내고 있다고 생각한다. 업무량도 지난 학교와 비교했을 때 많이 줄어들어서 업무 스트레스도 거의 없다. 다만, 수업 준비에 대한 스트레스는 항상 가지고 있다. 어떻게 가르칠 것인지에 대한 스트레스도 있지만 수업을 하고 났을 때 개선점에 대한 스트레스가 더 비중이 크다. '이렇게 했으면 더 좋았을 텐데' 아쉬움과 미리 생각하지 못한 후회감? 은 교사로서 어쩔 수 없는 숙명인 것 같다.
올해는 작년보다 자료 제작에 소홀한 편인데, 육아 핑계로 자기 합리화를 하고 있다. 이 부분이 사실 제일 큰 걱정이다. 꾸준하게 자료 제작을 해보자고 다짐했건만, 한번 루틴이 무너지니 그다음부터는 줄줄이 습관들이 무너지면서 자존감도 바닥을 치고 있는 상태이다.
이번 달에는 출간하기로 한 책 샘플 원고도 작성해야 하는데, 아직 거의 시작도 못했다. 실패했다고 느끼는 하루가 쌓이다 보니 시작이 겁이 나고, 또 막상 시작했을 때 실패하지 않을까 두려움부터 엄습한다.
초심으로 돌아가야 할 때인 것 같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도, 자료 제작하는 것도, 그리고 외부 일정과 스케줄을 소화하는 것도 모두 아주 쉬운 것부터 하나씩 차근차근해나가야지.
3. 자기 계발
운동은 주 2회 풋살을 하면서 끈을 놓지 않고 있다. 매일 달리기를 하는 것은 꿈꾸기만 하고 실천하지 못하고 있는 허상의 목표 같다. 그래서, 매일은 아니더라도 풋살 하는 날을 제외하고 주 1,2회만 나가보자고 다시 계획을 잡았다. 오늘도 아내와 나가서 가볍게 뛰고 왔는데 기분이 상쾌하다. 운동을 하면서 다시 글을 써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지금 글을 쓰면서 드는 생각이 아까 운동을 나간 것이 오늘 한 일 중에서 제일 잘한 일이 아닐까 싶다.
매일같이 무엇인가를 하는 일은 정말로 어렵다. 개인적으로 독서/운동/글쓰기를 매일 꾸준히 하는 사람은 무얼 해도 성공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데, 그 이유는 꾸준함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동시에 누구도 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나 또한 매번 이 세 가지 습관을 들이려 노력했건만, 실패 또 실패로 이어지는 삶을 살고 있다.
꼭 이러한 습관을 들어야 성공하는 것은 아니지만, 성공한 사람들을 분석해보면 대게 자신만의 루틴을 갖고 꾸준하게 실행했다는 사실을 우리는 알 수 있다. 시간이 부족하다는 말은 핑계일 뿐이다. 하루에 허투루 쓰는 시간만 아낄 수 있다면 충분히 독서도, 운동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다시 '나'에 집중해봐야겠다. 해야 할 일을 미루지 말고 그때 그때 바로 실천하는 습관을 가져보자. 시간은 많다. 다만 집중하지 않을 뿐, 실행하지 않을 뿐이다.
요즘 드는 생각들을 끄적여봤다. 메모하는 습관을 들이고, 내 감정을 표현하는 연습을 해보려 한다. 그동안 내려놓았던 나의 목표, 열망들을 끄집어내야지. 더 발전하고, 더 성장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