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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라코알라 May 21. 2023

후기고 입시에 대하여(1탄)

후기고도 선택지가 많아 고민 되신다고요?


전기고의 입결이 마무리되는 12월 초반 이후부터는 후기고 입시가 시작됩니다. 후기고는 특수목적고등학교, 자율형사립고등학교, 일반고등학교, 기타 진학을 모두 포함합니다. 이전 글에 특수한 목적을 띄고 설립된 고등학교, 줄여서 '특목고'라 불리는 학교가 이미 등장한 바 있습니다. 영재고, 과학고, 예술고, 체육고, 마이스터고가 바로 전기고 전형에 포함되는 특목고였죠.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외고와 국제고 역시 전기고 전형에 해당하는 특목고였지만, 현재는 후기고 전형에 해당하는 특목고로 분류되고 있습니다.

학교 유형별 전/후기 구분 (출처: 서울시교육청)


자사고는 '자율형사립고등학교'의 줄임말로 크게 전국단위로 선발하는 자사고(이후 '전사고'로 통칭하겠습니다)와 지역단위로 선발하는 자사고(이후 '지사고'로 통칭하겠습니다)로 나눌 수 있습니다. '하나고'를 비롯한 '민사고', '용인외대부고', '상산고', '인천하늘고' 처럼 이름만 대면 알만한 전사고는 지역이 달라도 지원이 가능하죠. 지사고에 비해 경쟁률이 높았던 전사고는 문정부 시절 일반고로 일괄 전환한다는 정책 때문에 경쟁률이 과거와 비교뚝 떨어졌지만, 그래도 여전히 평균 1.5 이상의 경쟁률을 보이고 있습니다. 앞으로 자사고의 인기는 더욱 상승하지 않을까 추측해 봅니다. 내신 절대평가 이야기가 나오기 때문이죠. 여하튼 현재는 1단계에서 성적과 출결로 모집 정원의 2배수를 선발하고, 2단계 면접을 통해 선발하고 있습니다. 학교마다 과목과 성적의 반영 비율이 다르기 때문에 전사고 입학을 희망한다면 학교별 전형요강을 반드시 살펴보길 바랍니다.


유퀴즈에 출연했던 23학년도 수능 만점자 두 명은 모두 전사고 재학생이었습니다. 포항제철고와 현대청운고를 다녔다고 밝혔는데... 과외를 하지 않고, 모르는 문제를 선생님께 여쭤봐서 해결했다는 대목에서 학교 효과가 있었던 것은 아닐까 생각했답니다. 두 친구 모두 서울대 의대를 지원한 것은 의대 열풍과 정시 확대 효과를 간접적으로 시사한 것 같았습니다.

23학년도 재학생 출신 수능 만점자 (출처: 유퀴즈)


서울의 경우 지사고는 현재 16개교로 1단계에서 성적 제한 없이 정원의 1.5배에서 2배수 비율을 추첨에 의해 선발하고 있습니다. 2단계는 역시 면접을 통해 선발하고 있는데... 대부분의 지사고는 지원율이 미달이거나 120%를 초과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서 1단계에서 추첨으로 선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서울의 경우 교육청 단위별로 적게는 2개교에서 많게는 5개교의 지사고가 있습니다. 필요한 분들은 '하이인포' 사이트에 들어가서 '학교장 선발교'로 검색해 보길 바랍니다.


삼육고, 한광고, 하나고를 제외하면 16개의 지사고 (출처: 하이인포)


자사고가 교과 편제의 자율성이 어느 정도 담보된 고등학교라지만 수능 과목은 정해져 있기 때문에 자율성을 발휘할 수 있는 부분은 창의적 체험활동에 해당하는 동아리와 자율활동, 진로활동 정도입니다. 대입 공정화 방안으로 블라인드 선발과 함께 생기부 반영이 축소된 까닭에 지사고의 인기가 예전 같지 않죠. 내신 경쟁은 어디나 치열하겠지만, 과거 지사고는 추첨 방식이 아니어서 나름 공부 좀 한다는 친구들이 지원한 까닭에 학업 분위기를 내신보다 중요하게 고려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내신 경쟁력에서 밀릴 것을 우려해 마지막까지 결정을 망설이게 되는 선택지 중 하나입니다.


대학 입시에 블라인드 선발을 도입해도 외고나 국제고는 교과의 편제와 단위수에서 일반고와 차이가 나기 때문에 생기부만으로도 대략적인 구분이 가능합니다. 외고와 국제고는 특목고이기 때문입니다. 영어와 외국어 단위수가 일반 교과목에 비해 높고, 국제고의 경우 AP 과목이 추가되기 때문에 교과목과 단위수만 봐도 어느 정도 학교 구분이 가능한 것이 입시에도 영향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좋은 내신을 받기는 무척 어렵지만, 그럼에도 외국어를 배우는 것에 관심과 적성이 있거나 외국 대학으로의 진학을 고려하고 있다면 특목고 진학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큰 아이는 2년 전, 국제고와 외고를 놓고 고민을 했었습니다. 문과 성향이 짙었던 아이에게 두 학교는 모두 매력적이었지만, 결정적으로 외고를 선택한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우선 국제고는 전원 기숙사에 들어가서 생활을 해야 했고, 국어와 역사 등의 몇 과목을 빼고는 모두 영어로 수업이 진행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아침 일찍 기상하고, 밤늦게까지 야자를 하고도 기숙사에 돌아와 다시 공부하는 분위기의 고등 생활을 바라는 부모님도 계시겠지만, 아이들 중에는 생각만으로 갑갑함을 느끼는 경우 많아서요.


다행히 외고는 통학이 가능한 위치였는데... 지금은 그것에 아이가 무척 감사해하고 있습니다. 스트레스가 상당한 고등학교 생활 동안 부모와 얼굴 보고 이야기를 나눌 수 없는 점, 야식 투정도 부릴 수 없는 고등 생활을 과연 자신이 견딜 수 있었을까... 아이는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고 하더라고요. 무엇보다 생리작용을 자유롭게 해결할 수 없는 점도 무척 괴로웠을 거라고 슬쩍 이야기하더라고요. 또 고1 때 공통과목으로 들어야했던 과학을 고2가 되니 선택하지 않아도 되어 아주 행복하다고도 했습니다. 외고에도 기숙 생활을 하는 친구들이 있긴 하지만... 자녀가 집단 기숙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면 전사고, 국제고, 그 밖의 기숙을 요하는 고등학교 진학은 자녀와 충분히 상의하고, 결정하길 바랍니다.


같은 후기고라 하더라도 특목고와 전사고, 자사고의 합격자는 일반고 보다 먼저 발표되는 점을 참고하시면 좋겠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일반고와 중점학급 입학 전형에 대한 말씀도 드려보도록 하겠습니다. 글 하나에 다 담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쉽지 않네요.

서울시 고등학교 입학 전형 일정 (출처: 서울시교육청)


덧. 서울에 거주하는 이유로 지역에 국한된 고교 입시를 중심으로 말씀드리는 점 이해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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