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도 정성스럽게 쳐야 넘어간다
어느 날 한통의 이메일을 받았다.
브런치에 글을 연재하면 작가에게 제안하기를 통해 가끔 협업이나 글을 써도 되는지에 대한 이메일들이 온다.
근데 이번에는 정말 신박한 내용이었다.
이 내용에 답을 해야 되는지 말아야 하는지 고민이 됐다. 이메일을 통해서 이런 제안을 하는 것도 의아하고, 누가 봐도 외국인이 쓴 글이 자동번역 돼서 온 내용인데, 그래서 그런지 어떤 의미의 내용인지 명확하게 파악이 되지 않았다.
그래도 브런치스토리를 통해 공식적으로 온 메일이기도 하고, 죽음을 앞둔 사람에게 예의를 갖춰서 최대한 정성스럽게 답장을 보내기로 했다.
당연히 한글로 써서 보냈고, 답장은 기대하지 않았다. 예전부터 일기나 편지를 쓰면 5줄을 넘기기가 어려웠는데 역시나 최선을 다했음에도 이 정도가 다였다. 브런치스토리에 이렇게 글을 쓴다는 것 자체가 대견한 일이다.
대학생 때 요가를 배울 시절 요가선생님께서 해주신 말씀이 있다. 자신은 죽음에 대해 강연을 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며, 자신의 꿈은 죽음을 앞둔 사람들 앞에서 죽음에 대한 강연을 하는 것이라 말했다.
그 말의 무게를 그때나 지금이나 온전히 느낄 수는 없겠지만, 죽음을 앞둔 사람에게 죽음을 논한다는 것은 나에게는 아직 너무도 무거운 일이다. 그럼에도 질문에 대한 답을 위해 평소 생각하고 있던 나름의 가치관을 담아 답장을 보냈다.
죽음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많은 견해들이 있겠지만, 직업적으로 보면 죽음의 의미와 가치에 대해 가장 많이 말하고 다니는 직업은 보험설계사일 것이다.
아직까지는 보험설계사로서 죽음을 앞둔 사람에게 죽음의 의미와 가치에 대한 이야기를 한 적은 없지만, 죽음도 삶의 일부일 뿐이라는 사실을 담담히 받아들일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싶다.
그렇게 며칠이 지나 상대방에게서 답장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