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맞는 화장품 찾는 법
나는 보통 남자 피부를 가지고 있다. 현재 피부 상태가 좋지도 나쁘지도 않고 그냥 평범하다. 그럼에도 피부관리에 대한 글을 쓰는 이유는, 나보다도 잘 모르는 분들을 위해, 잘 알지만 새로운 관점을 위해, 그동안 내가 겪었던 일들이 도움이 되길 바라며 글을 시작한다.
문제는 대학생 때부터 시작되었다. 고등학생까지는 여드름도 많이 나지 않는 그냥 일반적인 피부였는데 대학생 때 한창 저가 화장품에 대한 광고에 현혹되어 화장품을 바꾸면서부터 트러블이 나기 시작했다. 그때는 그 로션이 나에게 맞지 않는다는 생각을 전혀 하지 못할 만큼 화장품에 대한 지식이 전무했다.
일 년이 넘게 문제점을 찾지 못하고 안 맞는 제품을 지속적으로 쓰면서 얼굴 피부는 망가져갔고 여드름 흉터는 늘어갔다. 더 자주 씻고 이것저것 열심히 발랐지만 크게 달라지는 건 없었다. 안 씻어서 그러냐는 얘기를 듣고 충격을 받은 나는 드디어 책을 하나 구입해서 피부관리에 대한 공부를 시작하는데 그 책 이름은 '닥터 정혜신의 셀프 피부 관리법'이었다. 이 책은 정말 나에게 교과서 같은 책이고 지금도 이 내용을 바탕으로 실천하고 있다.
이 책을 읽고 가장 먼저 한 것은 지금 쓰던 로션을 바꾸는 것이었다. 나의 피부 타입에 맞지 않는 제품은 아무리 성분이 좋아도 트러블만 일으킬 뿐이란 것을 알기까지 너무 오래 걸렸다.
그래서 화장품을 고르는 첫 번째 기준을 '사용 시 트러블을 일으키지 않는 제품'으로 잡고 나에게 맞을 듯 한 제품을 하나씩 사서 사용해 보게 되었다. 책에서는 직접 피부에 사용해서 내 피부 타입에 맞는 제품을 알아가는 것을 추천하였다.
그러기 위해서는 사서 써보는 수밖에 없고 당연히 돈이 많이 들어갔다. 대학생 형편에 비싼 제품을 살 수는 없고 저가형으로 시작해서 점점 고가 제품으로 올라갔다. 요즘에는 피부에 맞지 않는다고 하면 환불해주는 곳도 많이 생겨서 그나마 좀 다행이다. 그래서 새 제품을 구매하면 박스랑 포장을 버리지 말고 보관하고 있으면 환불할 때 유용하다.
화장품을 바꾸자마자 다음날 바로 트러블이 나거나 안 좋은 반응이 나는 제품은 거의 없다. 그런 제품은 내 피부와 진짜 안 맞는 성분이라고 보면 된다. 새 화장품을 사용하면 웬만하면 좋은 변화가 찾아온다. 기존에 쓰던 화장품과 성분이 다르기 때문에 새로운 성분이 피부에 좋은 자극을 주기 때문이다.
진짜 변화는 일주일 정도 지나면 나타난다. 이때부터 반짝 좋아지는 반응도 줄어들게 되면서 단점들도 눈에 띄게 나타난다. 이주일 정도 꾸준히 사용했는데 붉은 반점들이 나타나거나 트러블이 생기면 나에게 맞지 않는 것이다. 남자들은 여자들처럼 호르몬 주기에 따른 피부 상태의 변화가 없기 때문에 음주나 과로, 과식에 대한 변수를 최대한 평소와 같이 해서 관찰하는 것이 좋다.
주의할 점은 한 번에 다 바꿔버리면 어떤 게 문제인지 찾기 어렵다. 그래서 시간을 두고 한 개씩 지워나가야 한다. 문제를 일으키는 제품이 클렌징 폼일 수도 있고, 스킨일 수도 있고, 로션일 수도 있고, 선크림일 수도 있다.
책에서 추천하는 기본 라인은
클렌징 - 스킨 - 로션 - 선크림
1. 클렌징
노폐물과 기름때 등을 제거해 준다. 화장을 하는 분들은 추가적인 클렌징 용품을 더 사용할 수 있다. 꼼꼼히 정성 들여 문질러 준다. 너무 힘줘서 세게 문지르면 피부에 자극이 심하니 주의하자.
3일에 한번 정도 스크럽이나 필링을 해서 각질과 피지를 제거해 주는 것이 좋다. 필자는 스크럽 한번, 화학적 필링 한번, 이렇게 번갈아 가며 하고 있다.
2. 스킨
화장품에 관심이 없는 남성분들은 잘 모를 수 있다.
클렌징에서 남은 미세 잔여물까지 닦아주는 역할을 한다. 때문에 손으로 문지르기만 해서 수분 공급하는 것이 아님을 알아야 한다. 화장솜을 이용해 닦아내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로션만 사용하고 선크림이나 비비크림을 바르지 않은 분은 생략해도 무관하다.
3. 로션
기본이 로션이다. 그 외적으로 에센스나 엠플같은 다른 제품들은 추가적으로 원하는 기능성 제품을 사용할 순 있으나 성분은 크게 차이가 없고 제형이나 농도의 차이거나 한 두 가지의 성분 차이일 뿐이라고 한다.
그리고 계절이나 피부 타입에 따라 크림이나 밤, 오일 등을 추가하여 사용할 순 있지만, 로션을 생략하고 크림만 사용해도 된다. 아니면 로션이나 크림만 1분 정도 시간차를 두고 여러 번 덧발라도 된다.
4. 선크림
자외선에 의한 피부의 노화와 착색을 막아주기 때문에 필수적으로 발라주는 것이 좋다. 필자는 선크림이 좀 답답하고 빛 볼일이 별로 없기 때문에 광합성을 위해 생략하는데 관리를 위해서는 필수적인 요소라고 한다.
그래서 필자는 클렌징 - 로션 이렇게만 진행하지만 선크림을 사용하면 스킨까지 써주는 것이 좋다.
5. 마스크팩
일주일에 2번 정도 마스크팩을 해주면 좋다. 매일 하는 분들도 있지만 가성비로 따지면 3일에 한번 정도가 젤 좋다고 한다. 해보면 알겠지만 한 번이라도 하는 것 자체가 매우 부지런해야 할 수 있는 것이다.
트러블만 안 나게 유지관리만 잘해도 기본은 먹고 들어간다. 개선은 그다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