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준비운동만 하다가 떠나도 괜찮아요.
나는 홀로 카페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사색하는 것을 좋아한다. 내가 앉은 테이블은 언제나 아이패드, 책이 항상 놓여 있다.
책을 읽다가 좋은 문장이 발견되면 즉시 아이패드에 옮겨 적어 한참을 생각하며 나 스스로의 삶을 돌아보며 수정을 하곤 한다.
오늘도 변함없이 나의 루틴을 실행하는 가운데 옆 테이블에는 엄마들의 소동이 가득하다. 자녀들의 입시 문제로 인해 어떤 청년을 앉혀놓고 청년에게 조언을 듣고 있었다.
”우리 아이가 이 점수에는 어느 대학까지 도전해 볼 수 있을까요?” “가능한 대학을 좀 추천해 주세요.”라고 하며 청년에게 인생을 던지듯 간절한 호소에 청년은 그래도 명함을 내놓을 수 있는 대학 출신인지 아주 자신 있게 여러 대학에 대해 평가를 하며 지도했다. 물론 사람마다 무게중심을 두는 문제가 다르지만 우리나라는 특히 입시에 대해 너무나 냉정하다.
인지도가 있는 대학 교수나 철학가들이 유명한 프로그램에 나와 “대학이, 입시가 인생에 전부는 아닙니다.”라고 말해도 듣는 순간 자기 위안이 되어 감정으로는 동의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현실로 돌아와 아주 차갑게 다시 자녀 입시에 모든 인생을 던지는 투수가 된다.
조금 더 느슨하게 자녀를 양육할 수 없을까? 언제부터 이런 기준이 우리나라 교육 사회에 자리 잡았을까? 행복한 삶은 아주 단순하고 소박함 가운데 찾아올 수도 있는데 지금 내가 커피를 마시며 사색을 하는 이 순간이 인생의 가장 행복한 순간이라고 느낄 수도 있는데 나도 아이를 키우는 입장이라 엄마들의 열성에 대해 감히 내가 판단할 수 없지만 그럼에도 조금 더 지혜로운 삶의 처세와 방향성이 현존한다면 한 개인만이 아닌 사회가 더욱 윤택해지고 부드러운 대화가 오고 갈 수 있겠다.
부모가 이루지 못한 꿈, 자녀가 이루지 못해도 괜찮다. 그저 자신이 일상을 만족하고 작은 것 하나에 감사할 수 있는 그런 아이로 자란다면 더할 나위 없겠다. 나는 한 가정을 책임지는 가장이다. 나에게 스스로 한 가지 바라는 것은 무엇이든지 가리지 않고 주어진 일 가운데 자존감을 가지고 그 일을 즐기며 행복하게 사람들에게 나누고 싶다.
추운 겨울, 따뜻한 온기로 살고 싶다는 생각을 끝으로 그동안 치열한 경쟁 속에서 굳었던 나의 생각과 손가락을 살며시 풀어본다.
“사랑하는 딸 로이야! 걱정하지 마. 아빠는 있는 모습 그대로 널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