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글로 표현해본다면? 그동안 해온 일 정리해보기!
한참 생각해보았지만 정리가 잘 되지 않아서 고민하다 포기하다를 반복했다. ‘퍼스널 브랜딩... 참 쉽지 않네.’ 허공에 쓸쓸한 혼잣말을 내뱉어 본다. 4년간의 회사생활을 마치고 다행히 프리랜서로의 1년을 무사히 지내본 지금, 나를 돌아보고 중간 정리를 해보자는 마음으로 글을 써본다.
미대를 졸업하고 십수 년간 그림을 그리는 일과 관련된 수많은 업을 가져왔다. 그중 선생님만 했던 건 아니었지만 돌이켜보니 그동안 수업과 나를 떼어낼 수 없을 정도로 수도 없이 많은 수업을 진행했다. 그러다 작년 서울 소재의 사립 고등학교에서 한 학기 동안 미술시간을 경험해봄으로써 나의 커리어에 재미있는 스토리가 생겼다. 그건 내가 남녀노소 모두에게 미술을 가르쳤다는 점이다. 돌이켜보니 기저귀 찬 3살 아기부터 초등학생, 중학생, 고등학생, 성인 그리고 7-80대 할머니, 할아버지들까지 모든 연령을 대상으로 미술을 지도했더라. 실버센터에서,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삼성 인력개발원에서 그리고 제주신라호텔, 히든 클리프, 르메르디앙 서울, 파라다이스호텔과 같은 고급 호텔에서도 각 장소 특색에 맞는 수업을 꾸려서 진행했었다. 수많은 기업의 직원들에게 그림을 통해 느낄 수 있는 힐링타임을 선사했고, 각종 동호회나 커뮤니티와 협업하여 목적에 맞는 콜라보 수업을 하기도 했다. 그중 중학생과 고등학생은 각각 문체부와 교육부 사업에 일환으로 학교에서 한 학기씩 맡아 수업했으니 정말 이곳저곳에서 셀 수 없이 많은 사람들에게 그림으로 본인을 표현할 수 있게 도왔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겠다. 남 앞에 서는 일은 나에게 맞지 않는다고 생각해왔는데, 막상 자리가 주어지니 ‘세상에 못할 일은 없다’는 사고의 전환을 일으켜준 즐거운 경험들이었고 많이 성장하는 계기가 되었다. 어쨌든 재미있는 수업들은 대체로 회사 안에 직함을 달고 있을 때 일어났던 일들이니 밖에 나와서는 스스로 나를 뭐라고 소개해야 할지가 최대의 난제였던 것이다. 하지만 이제 내가 스스로 이름을 붙여주기로 했으니 뭔가 한가닥이 잡히는 것 같다. 이들과 소통하고 그림 그리면서 느꼈던 각 대상마다의 즐거웠던 에피소드들을 정리해볼 수 있겠다.
2017년부터 2020년까지 4년 동안 미술교육 스타트업에서 근무하면서 나는 본격적으로 미술수업을 하는 강사로 활동했다. 회사의 주요 고객층이 개인에서 기업으로 바뀌자 나는 대표님이 공유해주신 사업의 방향대로 B2B 수업 기획부터 제안서 제작, 사업계획서까지 챙겨 영업을 했다. 그림 그리는 것은 익숙한 일이었지만, 그 외의 다른 것들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프로젝트 하나하나를 완수해갔다. 프로젝트 하나를 잘 마칠 때마다 점점 클라이언트가 늘어났고 브랜드 행사나 호텔 투숙객 이벤트, 전시 연계형 프로그램 등 수업 장소와 대상이 다양화되어 할 수 있는 일이 늘어났다. 소수의 팀원들과 모르는 건 배워가면서 업무의 범위를 제한하지 않고 운영에 관련된 모든 일을 나눠했다. 일이 성사되는 재미를 느끼며 일했기 때문에 사업이 자리 잡을수록 뿌듯했고 나도 단단해져 갔다. 일을 하면할 수록 회사 소속이 아니었다면 만날 수 없던 사람들을 만나게 되었다. 하이앤드 브랜드 담당자들과 다양한 대기업들 임직원분들을 상대로 이제 20대를 막 넘긴 내가 회사를 대표해서 미팅을 하고 영업을 해서 계약을 성사시키는 짜릿한 경험을 할 수 있게 된 것이었다. 좀 진부한 표현이지만 돈 주고도 살 수 없다는 값진 경험들을 통해서 나의 성장 속도를 늦추던 부정적인 가치관들을 많이 버릴 수 있게 되었다. 운전면허도 땄고 직접 운전하여 전국을 돌았다.
다음 포스팅에서 계속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