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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사·박정민 퍼포먼스로 본 '요즘 이상형’

요즘 눈에 들어오는 커플들의 공통점

by 김지영

화사와 박정민의 청룡영화상 퍼포먼스가 화제가 된 지 일주일이 넘는 시간이 흘렀다.


KBS 채널에 업로드된 무대 영상은 이미 조회수 600만을 돌파했고, KBS와 청룡영화상·청룡시리즈어워즈 유튜브 채널에는 배우들의 반응을 담은 리액션캠까지 올라왔다.


무대가 시작되자마자 어쩔 줄 몰라하는 눈빛, 쭈뼛거리며 무대 위에 오르는 순간, 화사를 내려다보는 장면, 어색하지만 화사와 함께 춤을 맞추는 모습까지 모든 장면들이 쇼츠로 잘게 쪼개져 SNS를 지배하고 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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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유튜브 KBS Entertain

이후에 시상식 퍼포먼스를 재현한 숏폼들이 쏟아지고, 이 역대급 화제성을 놓칠 리가 없는 개그맨들은 고퀄리티 패러디 영상을 공개했다. ㅎㅎ 개그맨의 관찰력은 역시 엄청 대단하다고 생각들 정도로 거의 똑같이 구현했는데, 아니 심지어 박정민보다 오히려 더 스윗하고 다정한 눈빛으로 바라보는데,,, 그 설렘의 반의반의 반반도 못 따라오는 점에서 진정한 패러디에 성공한 영상이라 생각이 든다...^^

출처: 유튜브 '짱호' 채널

박정민의 특유한 설레는 눈빛과 태도, 무대매너 등 시상식의 축하공연 영상이 이렇게까지 큰 화제가 될 수 있었던 요소는 충분히 많다.


그럼에도 나는 감히 이 인기의 이유가 전여자 친구 상대인 화사의 발랄함과 예측 불가한 매력에 억지로 맞춰주는 것이 아니라, 무덤덤한 성격을 잃지 않으면서도 상대의 즐거움에 조심스레 동참하는 박정민의 태도 덕분이었다고 생각한다.


즉, 지나치게 상대방에게 자신을 맞추며 소모되는 (전) 남자친구 역할이 아니라, ‘내가 나인 채로’ 쑥스럽지만 상대의 즐거움에 기꺼이 발을 맞추는 모습. 그리고 그 모든 순간을 관통하는 다정한 눈빛이 결국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설레게 한 것이다.




시대에 따라 이상형은 변한다.


내가 어릴 때에는 2PM처럼 근육질에 피부가 까무잡잡하며 쌍꺼풀 없는 사람이 대중들에게도 인기가 많았고, 그들은 결국 누군가의 이상형이었다. 그런데, 지금 나만해도 말랑말랑한 두부처럼 생기고, 남자의 몸은 아예 보지도 않는다.


이처럼, 시대에 따라 바뀌는 이상형 가운데, 최근 내가 주목하고 있는 이상형은 '나를 수용할 줄 아는 사람'이다. 정반대의 성향을 지녔더라도 억지로 맞추려 들지 않고, 상대를 바꾸려 하지도 않으며, 연인이 즐거워하는 순간을 존중하는 태도를 지닌 사람이 좋다.


미디어와 일상 콘텐츠를 보다 보면 이런 태도를 보여주는 사람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

어쩌면 내가 이런 사람에게 관심을 갖게 되어서인지, 자연스럽게 눈에 들어오는 커플도 달라졌다.


그래서 오늘은 최근 내가 유독 인상 깊게 본 커플들을 조금 소개해보려고 한다.



1. 카니 X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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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유튜브 채널 '광' 카니를 찾아서 EP.11

세네갈 출신의 카니와 소개팅 어플인 틴더로 만나서 결혼한 도국씨를 보면, 정말 저런 사람과 결혼하고 싶어 진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카니는 비욘세 댄서로 유명하고, 도국과 결혼 후 한국에 살게 되면서 한국에서 안무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도국씨 덕분에 저런 인재를 한국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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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유튜부 채널 '광' 카니를 찾아서 EP. 11

흥이 정말 정말 많은 카니는 정말 어디로 튈지 모르는 게 매력이고, 이번 '매끈매끈 울퉁불퉁' 밈에서처럼 리듬과 댄스가 몸에 내재되어 있는 사람이다. 그리고 그런 리듬감 넘치는 카니를 보고 늘 웃고 있는 도국씨... (어떤 캡쳐본에서도 웃고 있는 게 키포인트,.,.)


도국씨가 카니를 보고 정말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면, 내가 카니가 된 것처럼 기분이 좋아진다. 나도 이런데 카니는 얼마나 사랑받고 있음을 몸소 느낄까...ㅎㅎ

스크린샷 2025-11-28 오후 1.48.17.png 출처: 유튜브 채널 '광' 카니를 찾아서 EP. 11

흥이 많고 어디로 튈지 모르는 카니와 정반대의 성격인 도국씨이지만, 카니의 흥을 절대 줄이거나 하려 하지 않고, 밝은 미소로 화답한다. 그리고 '카니가 하고 싶은 대로' 언제든 하라고 응원한다. 이런 남편 옆에서 카니가 한국에서 결국 '흥'으로 성공할 수 있었던 거 아닐까..ㅎㅎ



2. 또또 X어버


또또는 댄서 가비의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은퇴한 댄서에서 유튜버로서의 가능성을 세상에 드러냈다.

처음엔 관상에 댄스가 전혀 없는데 직업이 댄서인 것에서 많은 사람들이 주목했지만, 이제 사람들은 또또라는 사람의 쾌활하고 테도녀스러운 성격에 빠진 것 같다. (물론 나도..)

스크린샷 2025-11-28 오후 2.09.03.png 출처: 유튜브 '권또또 KWONTTOTTO' 채널

또또의 유튜브가 빠르게 자리 잡을 수 있었던 데는 남편 어버(별명)의 역할도 크다.

엄~청난 발성과 리듬감을 지닌 또또의 높은 텐션을, 어버는 부담스러워하지 않고 늘 웃으며 받아들인다. 필요하면 춤까지 함께 추며 또또의 텐션을 자연스럽게 이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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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유튜브 '권또또 KWONTTOTTO' 채널

테토녀–에겐남 조합으로 자주 언급되지만, 이 부부를 보고 있으면 그 공식보다 더 눈에 들어오는 지점이 있다. 또또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필요할 때는 쑥스러워도 기꺼이 춤까지 맞춰주는 어버의 태도다. 이 지점은 화사와의 퍼포먼스 속 박정민의 모습이 겹쳐 보이기도 한다. ㅎㅎ


3. 나는 솔로 26기 영식 X 현숙


현숙의 채널을 구독해 종종 보는데, 영상 속에서 현숙은 장난스럽고 밝은 모습이 사랑스러운 사람이다. 그리고 영식은 현숙의 장난과 까불거림을 늘 미소로 바라보며 기분을 맞춰준다.


나는 솔로 26기를 본 사람이라면 알 수 있듯, 26기 현숙은 방송 후 적지 않은 심리적 소모를 겪었다. 그리고 최근 업로드된 Q&A 영상을 보면, 그 과정을 곁에서 함께 견디고 기다려준 영식이 있었기에 두 사람이 결혼까지 이어질 수 있었다는 걸 알 수 있다.ㅎㅎ (너무 흐뭇해)

출처: 유튜브 채널 '허니데이', https://www.youtube.com/watch?v=-LaQQuVwBJ8

나는솔로는 최종화 이후 라이브 방송으로 현커, 최커 여부를 시원하게 밝히는데, 최커 공개당시에도 영식님이 현숙님이 옆에서 신나게 까불거리고 있다는 말이 엄청 설렜었다.

이제는 평생 현숙님의 까불거림을 지금처럼 영식님의 방식대로 잘 받아주길 바랍니다 ㅎㅎ

스크린샷 2025-11-28 오후 3.23.18.png 출처: https://www.youtube.com/watch?v=9AtXsHqnbxw&t=558s

카니와 도국, 또또와 어버, 영식과 현숙은 서로 전혀 다른 성향을 지녔어도 상대의 성향을 바꾸거나 조절하려 하지 않는다. 대신 그 성향이 있는 그대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옆에서 공간을 조금 넓혀주는 방식으로 관계를 유지한다.


그래서인지 이 세 커플을 보면 안정감이 무엇보다 돋보인다. 어색하게 맞추며 지치는 관계보다, 각자의 성향이 크게 흔들리지 않은 채 나란히 갈 수 있는 관계가 더 건강하게 느껴진다.


화사와 박정민의 퍼포먼스를 보다가, 결국 내가 요즘 생각하는 이상형 이야기까지 흘러올 줄은 몰랐다.ㅎㅎ


어쩌면 조금은 과한 해석일 수도 있겠지만, 새로운 방식의 큐레이션을 해본 느낌이라 나름 흥미로웠다.

이런 식의 관찰과 연결을 종종 기록해 보는 것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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