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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슬전 시청자의 슬기로운 질문

by 김지영

tvN 드라마 '언제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이하 언슬전)이 막을 내렸다.

이제서야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언슬전의 스페셜방송까지 다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기서도 썰을 하나 풀자면, 스페셜 방송 본방송을 놓쳐서 넷플릭스에 업로드 되길 기다렸지만(기대는 안했다), 아니나다를까 업로드 되지 않아 아쉬워 하다 뒤늦게 티빙에 업로드 된 것을 보고 시청했다.


이 썰에서 중요한 점은 나는 종종 언슬전 생방송을 티빙을 통해 봤었는데도 불구하고, 언슬전 방송분을 스트리밍 하기 위해 넷플릭스에 먼저 들어갔다는 점이다.


야구중계만을 위해 티빙을 끊은 나로서는, 야구중계와 언슬전 생방송 라이브 말고는 티빙을 들어갈 일이 없어 미처 생각치도 못했던 것이다.


이 글을 읽고 계신 분들은 언슬전을 어떻게 시청하셨을지 궁금하기도 합니다.0/0



언슬전은 CJ ENM 스튜디오스 산하 레이블이자,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리즈를 제작한 에그이즈커밍이 제작했으며, 편성은 (당연하지만) tvN에서 이뤄졌다. 또한, 스트리밍은 당연히 이뤄질 티빙과 글로벌 진출을 위한 넷플릭스에서 이뤄졌다.


그리고 우리는 유튜브에서도 (당연히) 슬전생을 시청할 수 있다.


유튜브 tvN 드라마 채널과, 제작사 에그이즈커밍의 채널에서 요약본, 클립 영상과 다양한 메이킹 영상들을 시청할 수 있다. tvN 드라마 채널의 클립은 짧은 12부작임에도 불구하고 379개의 영상이 업로드 되었다.


같은 12부작인 슬전생 방영 전 드라마인 '감자연구소'의 채널 영상 클립은 271개로 거의 100개 이상 차이가 나는 클립 영상을 제작한 것으로 보아 슬전생의 인기를 유튜브에서도 실감할 수 있었다.


tvN DRAMA 채널 영상
스크린샷 2025-05-28 오후 5.32.38.png 에그이즈커밍 채널 영상


필자는 본방송을 꾸준히 시청하더라도, 필수로 유튜브에 업로드되는 슬전생 관련 영상들을 시청하는 편인데, 어느날 유튜브에 업로드된 슬전생 관련 영상 중 특이점을 발견했다.


바로 넷플릭스에서 제작한 콘텐츠 영상이 있었다는 것이다.


해당 영상은 넷플릭스 코리아에서만 제작된 영상으로, 넷플릭스의 K-콘텐츠를 중심으로 업로드하는 채널 'Netflix K-Content'에도 업로드되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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읭? 넷플릭스 자체 콘텐츠도 아닌데 어떻게 업로드가 되었을까 하는생각이 들었다.


저 영상을 보고, 일부 시청자들은 슬전생이 넷플릭스 시리즈라는 생각을 할 것이다.

그리고 당연하겠지만, 해외 시청자들은 언슬전이 한국의 어떤 방송사에서 방영하고, 어떤 제작사에서 제작했는지 모르고 그저 '콘텐츠'로서만 재미있게 소비할 것이다.

(티빙은 당연히 티빙 오리지널이 아니라 자체 콘텐츠에 대한 홍보가 없었다)



아무튼 내가 이 글을 쓰는 이유는 플랫폼의 유통구조의 재밌는 지점을 기록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런 변화는 결국 하나의 질문으로 이어진다.


‘우리가 콘텐츠를 어디에서 본다는 것은,
그 콘텐츠를 누가 만들었는지를 의미할까?’

언제부터인가 시청자는 ‘이 콘텐츠는 누구의 것인가’보다 ‘어디서 볼 수 있나’에 더 주목하게 되었다.

콘텐츠는 방송사에서 시작되지만, 그 여운은 유튜브에서 이어지고, 그 영향력은 글로벌 플랫폼에서 확장된다.


결국 플랫폼은 단순한 ‘유통의 창구’가 아니라, 브랜드와 인식의 경계선을 바꾸는 공간이 되었다.

넷플릭스에서 슬전생을 본 누군가는 이 드라마가 넷플릭스 오리지널이라 믿을 것이고, 티빙에서 본 사람은 이 작품이 CJ ENM의 전략적 IP임을 인식할 것이다.


같은 콘텐츠도 플랫폼이 달라지면 정체성도 달라지는 시대이다.

결국 중요한 건 어디서 보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기억되느냐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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