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지의 서울과 오징어게임3을 통해 돌아본 인간
엊그제 tvN 드라마 '미지의 서울'이 종영을 했다.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 생활' 후속으로 이어진 드라마였기에, 루틴처럼 tvN 라이브 채널을 찾게되어 첫방부터 보기 시작한 드라마였다.
회차가 거듭될수록 '미지의 서울'이라는 드라마가 더욱 좋아지기 시작했는데, 가장 큰 이유는 캐릭터들이 어느하나 '아픔과 상처'가 없는 사람이 없었다는 점, 그리고 캐릭터들이 입체적이었기에, 자꾸만 나를 '미지의 서울'에 투영시키며 몰입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히키코모리 시절을 겪었던 미지, 아픈 자신을 돌봐준 가족을 위해 직장내 괴롭힘과 성추행을 당하면서도 직장생활을 놓치지 못한 미래, 장애라는 아픔과 아버지의 죽음으로 인해 어머니에게 평생의 죄송함을 느낀 호수, 가족들과의 연을 포기하면서까지 호수를 지키고 키워낸 호수 엄마, 엄마가 주는 사랑을 몰라 자식에게도 사랑을 주지 못한 미지와 미래의 엄마, 자신의 이름을 잃은채 오랜세월을 로사로 지낸 상월 등 어느하나 아픔 없는 사람이 없었고, 그렇기에 어느 하나 이해가 안 가는 캐릭터가 없었다.
내가 겪은 아픔이 드라마에서 드러나는 장면을 보고서 눈물이, 내가 겪진 못했지만 캐릭터의 단단한 서사와 연기로 느껴지는 장면에서도 눈물이 나는 이유였다.
그리고, 메인 플롯 자체가 서로가 숨겨왔던 아픔을 가장 가까운 존재인 쌍둥이들이 서로의 삶을 살게되면서 알아가는 과정이었다는 점이 참신하면서도, 이 드라마가 전하고 싶은 메세지 그 자체라고 생각이 들었다.
평소에 그저 행복한 일만 가득할 것같아 보이는 사람도 속에는 상처와 아픔이 많다는 사실을 나는 잘 안다.
내 자신이 그렇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항상 사람들은 겉으로 드러내지 않아도 각자 저마다의 아픔과 슬픔이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어, 타인을 함부로 판단하지 않으려 노력한다.
이런 태도로 삶을 살아가고 있는 내게, 미지의 서울은 내 태도를 더욱 굳건히 지켜야겠다는 마음을 다지게 해준 드라마였다.
반면, 6월 27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징어게임 시리즈의 피날레인 '오징어게임3'를 보고서는 적지 않은 실망을 느꼈는데, 아무래도 '미지의 서울'과 달리 느껴지지 않은 캐릭터의 입체성과 서사였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사실 시즌 1의 캐릭터들은 저마다의 게임 참가 이유라던지, 인간성에 대한 모습 등 캐릭터 자체가 아 저럴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정도로 입체적이었다. 시즌3는 그런 캐릭터들을 끝까지 활용하지 못했다는 점이 아쉽다. (물론 시즌2에 웬만해서 캐릭터들의 특성이 나오긴 했지만, 메인이 성기훈이라는 사람의 인간성이기에 이부분이 많이 사라진 것이 아쉬웠다.)
차라리 마지막에 타노스가 살아있었더라면 어땠을까? 강하늘이 죽지 않고 마지막게임에서 성기훈과 갈등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정도로, 여러 생각을 떠올릴 수있는 캐릭터들이 다 죽고, 마지막에는 그저 '빌런'들이 너무 많이 남았다는 것이 아쉽게 느껴졌다.
오징어게임3의 마지막 에피소드 명은 '인간은'이었다. 결국 인간성에 대해 얘기하는 드라마였기에, 이를 제일 가장 잘 표현한 제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여기서 '드라마에서의 인간은'이라는 생각을 정리해보고 싶다.
드라마에서는 인간은 어떤 캐릭터로 그려져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을 던졌을때, 나는 인간은 단순히 평면적인 존재가 아니라, 입체적인 존재이고, 이 사실을 화면 너머의 시청자들도 알 수 있을정도로 그려져야 한다는 것이라 생각한다.
드라마는 드라마인 줄 알면서도, 현실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잊고 살고 있는 점을 화면속에서 나와 비슷한 일상을 사는 사람들을 통해 느끼게 된다는 점 때문에 계속해서 보게 된다.
나는 드라마를 통해 나를 보고, 인간을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