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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봉밥 토크콘텐츠를 사유하려는 욕망(을 건드린 기획들)

by 김지영

알 수 없는 유튜브 알고리즘이 나를 여기로 인도했다는 말은 정말 알수없는 알고리즘으로 내가 차마 찾아보지 못할 콘텐츠를 보게 되었을때 주로 사용하는 말이다.


그래서 유튜브 알고리즘을 잘 타면 갑자기 백의자리수의 조회수도 몇만, 몇십만 조회수로 빵터지는 결과가 생긴다.


그런데 가만보면, 유튜브 알고리즘이 한번 생성되고 나면 뜻밖의 콘텐츠에서 파생된 유사콘텐츠도 주르륵 재배열되지 않는가?


얼마 전, 뜻밖의 알고리즘을 통해 얻게된 유튜브에서 현재 퍼지고 있는 비슷한 유형의 콘텐츠들을 우연시리 발견해버려 이렇게 있어보이는(?) 알고리즘으로 서문을 열어본다



1. 사피엔스 스튜디오 - 적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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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새벽에 내 알고리즘에 뾱하고 뜬 콘텐츠는 바로 CJ ENM의 교양 스튜디오 채널인 '사피엔스 스튜디오'에서 새롭게 런칭한 콘텐츠인 '적수다'의 1편이었다


'이적의 수다'라는 뜻도, '적수를 만나다'라는 뜻도 내포되어 있는 것 같은 상당히 직관적이면서도 의미있는 콘텐츠 명이라 생각이 들었다.


콘텐츠 슬로건(?)은 "익숙한 단어. 낯선 질문"으로 첫 번째 익숙한 단어는 '다정'이었다.


개인적으로 원소윤님을 요새 주목해서 보고 있기도 해서. 저 귀여운 어우동같은 썸네일에 이끌려..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다정이라는 키워드를 주제로 다룬다는 점에서 클릭을 안 할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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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샷 2025-09-18 오전 10.02.03.png 출처: 사피엔스 스튜디오 - 적수다 https://www.youtube.com/watch?v=nkc8tVCxZKM&t=37s

MC인 이적과 같은 작곡가이면서 가수인 선우정아, 이연실 편집자, 원소윤 작가(이면서), 코미디언 이 네명의 조합은 자연스럽게 '가사'와 '책 구절'이 많이 언급될 수밖에 없었다. (너무 적절한 게스트 섭외였다...)


그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장면은 원소윤 작가의 친구인 안담 작가님이 쓰신 '친구의 다정'에 나오는 구절이었다.


심연과 인생을 살피는 게 아니라 사람의 '표정'을 살피는 일이 다정이라는 말을 어떻게 생각해낼 수있었을까...한문장이지만 너무나 그사람의 인생과 다정에 대한 신념을 한번에 명료하게 이해할 수있는 문장이었다.


스크린샷 2025-09-18 오전 10.08.51.png 출처: 사피엔스 스튜디오 - 적수다 https://www.youtube.com/watch?v=nkc8tVCxZKM&t=37s

연출에 대한 부분에서도 잠깐 얘기해보자면, 저 엔틱한 벽지와 커튼.. 월넛월넛(?)스러운 의자와 테이블에서 마치 과거의 살롱에서 예술가들이 나누는 대화를 엿듯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특히 위 사진처럼 출연진 모두가 한번에 보이는 풀컷의 구도가 이 느낌을 가장 잘. 설명해주는 것 같았다.

편한듯 하면서도 진지해보이고 궁금증과 웃음, 공감이 한가득 해보이는.... 그런 컷이라 생각한다.



2화도 '개소리'라는 단어에 대해서 '개소리'를 많이 들어온 사람들(?) 변호사, 전 직장인이었던 작가, 래퍼 이렇게 구성한 것도 상당히 섭외에 센스가 있다는 느낌을 많이 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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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사피엔스 스튜디오가 CJ ENM 웹 교양채널이다보니, 티빙에도 이렇게 올라와있다.

많은 분들이 어떤 경로로 접할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적어도 유튜브에서 볼 것 같긴 하다 ㅎㅎ

그런데 유뷰트에서도 볼수있고, OTT에서도 볼 수있으면 사람들은 웬만하면 유튜브를 택하지 않을까?



2. 머니그라피 - 토킹헤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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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가 비슷한 시기에 (거의 일주일도 차이도 안 날정도로) 토스의 머니그라피 채널에서도 비슷한 콘텐츠가 올라왔다.


콘텐츠 명은 토킹헤즈로, 슬로건(?)은 "AI가 모르는 이야기, 인간이 만드는 수다"였다.


이번 콘텐츠는 머니그라피의 대표 콘텐츠 B주류경제학의 MC인 이재용 회계사가 MC가 아닌 강지영 아나운서가 메인 MC이다. 프리랜서 선언 이후 유튜브에서 자주 볼수있어서 반갑버요 강아나님 사랑합니다요.../0/


여기는 AI를 슬로건에 내세우며 인간이 나누는 수다의 가치를 콘셉트로 잡은 느낌이었고,

포맷은 적수다처럼 한 가지 주제에 대해서 여러 수다를 떨수있을 전문가(?)와 이야기꾼들이 수다를 펼치는 콘셉트인데 적수다와 다른 점이 있다면 상당히 롱폼그자체이다.


스크린샷 2025-09-18 오전 10.49.51.png 출처: 토킹헤즈 https://www.youtube.com/watch?v=Shf66f0FYWQ&t=933s

토킹헤즈는 빈백이나 쇼파에서 편히 앉아서 촬영해서 더 편한 느낌이면서 주변에 소품들이 하나하나 다 정성인 느낌이라 종종 풀컷 나올 때 유심히 보게 된다 ..)_)


AI에 대한 얘기가 아무래도 1화이고 2화,3화부터는 비만치료제 커뮤니티 등 현재 '인간'들이 관심있어하고 즐기는 주제들이고 게스트도 2화같은 경우 비만치료제에 다루지만 패션 디렉터도 나올정도로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의 시선과 공감을 잔뜩 들어볼 수있다...


댓글중에 고봉밥 같은 콘텐츠?라는 댓글이있었는데 참 재밌는 표현이고 적절한 표현같이 느껴진다.

잔뜩 꾹꾹눌러 담은 콘텐츠.

최근 사람들이 콘텐츠 하나를 보더라도 다양한 통찰을 느끼고 싶어한다는 게 느껴진다.



3. LG전자 - 프로덕질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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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위 두 채널 개설보다 더 전에 개설된 LG그룹의 유튜브 콘텐츠도 주목해볼만 했다.

대기업 유튜브 채널이라고는 생각 못하고 처음에 야구관련 쇼츠가 떠서 타고들어가서 본 채널이었다.

참고로 이 영상..ㅎ.ㅎ..

https://youtube.com/shorts/G89DlgcznQw?si=UoUzyTQHCTbsL3Sc


환경, 뷰티, 스포츠, 자동차, 가전 등 대기업이라서 다룰 수있는 주제면서 적당히 모두 덕후가 있을법한 주제들로 잘 선정해 콘텐츠를 재밌게 풀어간 것 같다.


영상에 LG그룹의 직원이 한명은 등장하고 (식집사편은 아예 등장 안 하기도...), 나머지는 정말 덕후 분들로 초대해서 얘기를 풀어가는데 전문가의 다양한 시각은 아니지만, 한 분야에 대해 진심으로 파고든 사람이라도 다양한 시각과 관점으로 한 얘기를 바라본다는 점이 인상적인 콘텐츠이다.


넉살이 생각보다 진행도 매끄럽게 하고.. 저 콘텐츠 특유의 어둑한 필터와 분위기 때문인지 자기전에 되게 부담없이 집중해서 볼수 있었던 것 같다.



이외에도 요즘 4명이서 토크콘텐츠 하는 것도 되게 많이 보여서 같이 남겨본다.


주제는 부부, 연애 얘기가 대부분인데 아무래도 입담이 뛰어난 연예인, 유튜버가 이끌어가다보니 보면서 많이 웃게 되는 콘텐츠유형인듯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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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봉밥 토크콘텐츠는 티비 프로그램에서도 많이 봐왔다. 예를 들면 알쓸신잡 같은..


그리고 고봉밥은 아니지만 유튜브에서 토크콘텐츠는 작년 핑계고, 짠한형 등 연예인들이 유튜브로 넘어와서 롱폼토크예능시대(?)를 열었던 것을 떠올렸을 때, 지금의 내가 발견한 몇개의 콘텐츠들은 유행까지는 아닌 것 같다.


하지만 적어도 오늘 언급한 콘텐츠들의 공통점은 적어도 인간의 본질적인 욕구인 누군가와 함께 사유하고 공감하며 삶을 나누고 싶다는 마음을 건드리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지금과 같은 AI 세상속에서 더 피어나고 있다는 점을 잘 파악해 건드린 기획의 결과고, 그것이 조회수가 증명해준다고 생각한다..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하나의 주제에 대해 얘기를 나누는 포맷이 텔레비전 방송 콘텐츠에서 유튜브로 넘어오면서 요란한 편집과 자료화면보다는 사람들이 하는 썰, 말, 단어 하나하나에 집중하게 되다보니, 오히려 더 유심히 보게 되는 것 같기도 하다.

본격적인 방송이다!보다는 정말 수다를 하는 모습을 보여주려는 연출과 편집이 더해졌기 때문인 것 같기도..


그래서 뭔가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유튜브는 내게 참 많은 영감을 주는 공간인 건 확실하다.

유튜브 주제로 연구한 경험이 있기까지한 내게 신기하게도 매번 색다른 인사이트와 생각들이 피어난다.


유튜브에서 인생을 발견하는 그날까지.....열심히 파볼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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