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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슬 옥 May 23. 2023

보물찾기

(자연이라는 장인의 손길)

중문여행-천제연 폭포-올레 8코스-주상절리대


집에서 가까운 중문 단지에서 놀기로 하고 버스를 타고 중문의 천제연 폭포 입구에서 내렸다. 천제연 폭포는 35년 전 신혼여행 왔을 때 들렸던 곳인 줄 알았는데 거기는 천지연 폭포 고 이건 또 다른 폭포였다. 무심하게 지어진 집 들과 자동차들이 다니는 길에서 살짝 들어가니 제1, 제2, 제3의 천제연 폭포가 있었다. 보물 찾기의 쪽지를 찾은 느낌이다. 각각의 폭포가 모두 예쁘고 제2 폭포는 물줄기도 더 많고 더 숲으로 들어가 아늑하고 좋았다.

천제연의  제2폭포

제3 폭포 코스를 끝내고 이어지는 길로 걸으니 올레 8코스 길이었다. 어제에 이어 생각지 못한 길이었지만 제주에서 한 달을 살 동안 의도하지 않게 이렇게 올레길을 많이 걸을 것 같다. 제주의 아름다운 풍광과 어우러진 20여 개가 넘는 올레코스가 있으니 걷다 보면 아마 모두 연결될 것이다.

 

스페인 산티아고 길은 도착점 산티아고를 향해 길이 열리고 마을이 생기고 도시로 연결되면서 걷는 길이라면 제주의 올레 길은 아름다운 제주의 바다를 배경으로 섬 전체를 코스별로 이어서 걷는 길이 아닌가 생각된다. 나는 올레 코스길은 특별히 작정하고 걷지는 않았지만 이렇게 우연히 걷다가 만나게 되니 더욱 기쁘다.

해안으로 이어지는 올레 8코스 중에서

편안하고 아름다운 길을 걷다가 베릿내오름도 오르고 해안도로로 이어지는 곳으로 내려와 중문 어촌계 해녀의 집에서 바다를 바라보며 모둠회(전복, 해삼, 문어)와 전복죽을 먹었다. 거기에 소주까지 한 병 먹은 남편의 흥이 도져 나이 든 주인아주머니들께 팁을 주며 하하 호호하는 것이 보기 싫어 나는 재빠른 걸음으로 주상 절리대 가는 곳으로 길을 접어들었다. ㅋㅋ.


주상절리대 가는 길도 야자수 나무가 즐비하게 서있어 하와이에 온 것 같네~탄성이 터진다. 아직 하와이에 가보진 않았지만. 이렇듯 우리나라의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이국적인 분위기가 제주의 또 다른 매력인 듯하다.


바닷가의 주상절리대에 파도가 달려와 하얀 포말로 부서졌다. 위에서 보니 오각형의 까만 기둥 같은 돌들이 담을 이루듯 죽죽 모여 파도와 함께 만드는 모습이 신비롭고 감탄이 절로 나왔다.


용암이 흘러 바닷물에 닿으며 식어가면서 만들어진 주상절리대. 상상이 안 갔는데 TV에서 스페인의 화산이 터지면서 용암이 분출하고, 그것이 집을 녹이고 흘러 바다에 닿으면서 축구장 몇십 개의 면적이 생겼다는 뉴스를 보면서 주상절리대도 저렇게 생긴 거구나 하는 감탄이 나온다.

파도와 부딪치며 포효하는 주상 절리대

불시 간에 일어나는 자연의 변화에 사라지는 것들도 많이 있지만 또 새롭게 만들어지는 것이 있고 그것이 다시 사람들에게 또 다른 감동과 신비를 느끼게 한다. 다시 한번 자연의 신비, 인간의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우주의 신비가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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