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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텔리안 토드 Oct 04. 2021

호텔로 출근하고, 호텔로 퇴근합니다

푸꾸옥에 살고 있습니다 (2)

JW 메리어트 푸꾸옥

나는 15년 차 호텔리어다. 한국에서 7년, 중국에서 7년의 호텔 생활을 거쳐 작년 11월에 이곳 JW 메리어트 푸꾸옥에 왔다. 8년 정도를 해외에서 생활하고 있다. 이렇게 말하면 친구들과 지인들이 자주 물어보는 질문이 있다.


"호텔에서 일하면 호텔에서 살아?"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타 지역에서 온 직원이 거주할 수 있는 선택지는 크게 3가지다. 호텔 객실, 호텔 기숙사, 호텔 주변 사택. 호텔 방침에 따라 직원이 선택할 수도 있고, 정해져 있을 수도 있다. 직원의 직급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게 다르기도 하다. 모두 장단점이 분명한데, 나는 호텔에서 사는 게 여러모로 편해서 호텔 외부가 아닌 호텔 내에 거주하고 있다.



나는,
직장으로 출근하고 직장으로 퇴근하는 삶을 살고 있다.


JW 메리어트 푸꾸옥의 로비와 Shell Pool






출근하는 직장으로서의,

우선 내가 일하고 있는 호텔, JW 메리어트 푸꾸옥에 대해 이야기해볼까 한다. JW 메리어트 푸꾸옥(JW Marriott Phu Quoc Emerald Bay Resort & Spa)은 푸꾸옥 남쪽에 위치한 최고급 럭셔리 리조트이다. 이름에서 보다시피 당연히 메리어트 그룹사에 포함되어 있으며, 럭셔리 티어에 속한다. 또한 베트남의 양대 그룹사 중 하나인 썬 그룹(Sun Group)이 오너 사이다. 다른 하나는 최근 한국 사람들도 많이 알게 된 빈 그룹('베트남의 삼성'이라는 수식어가 붙는)이다.


JW 메리어트 푸꾸옥은 '대학교' 콘셉트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모든 건물이 천문학과, 예술학과, 화학과 등 학과를 테마로 디자인 되었다. 체크인 시 교복 유니폼을 입은 직원들이 스튜던트북(리조트 관련 책자)을 나누어 준다든지, 쿠킹 클래스, 와인 소믈리에 클래스, 칵테일 만들기, 비어 요가(Beef Yoga), 스노클링 투어, 호이안 랜턴 만들기 등 다양한 수업(리조트 액티비티)을 받을 수 있다든지 마치 대학교에 '입학'한 듯한 느낌을 준다. 별 거 아닐 수 있지만, 단순히 럭셔리한 리조트가 아닌, 짜임새 있는 스토리와 독특한 콘셉트가 가미된 리조트라 지루할 틈이 없다.



이곳에서는 누구나 인생샷을 건질 수 있다.

 


웅장한 로비, 비비드한 객실, 푸른빛의 야외 수영장(3개의 수영장 중 조개 모양의 Shell Pool이 시그니처다.), 각기 다른 콘셉트의 레스토랑과 바,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를 테마로 한 샹트렐 스파 BY JW 등 거의 모든 곳이 포토존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베트남 현지에서도 유명 셀럽이나 인플루언서들이 개인 SNS 계정에 올릴 사진과 영상을 찍기 위해 방문하기도 한다. 우리 역시 인생샷을 건질 수 있다.

심지어 화장실마저 인스타그래머블하다. 개인적으로는 리조트 내 여러 화장실들이 모두 다른 디자인으로 설계되어 있어서 화장실 디자인을 찾아다니는 것도 제법 쏠쏠한 재미였다.



좀 더 자세한 리조트 설명은 아래 링크를 참조하시길 바란다.

https://hotelrestaurant.co.kr/news/article.html?no=8913





퇴근하고 집으로서의,

호텔에서 먹고 자고 생활하는 것, 그런데 그곳이 자신의 직장이라면? 나도 처음에는 불편한 점도 있었다. 근무 시간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호텔 밖을 출입하는 게 직원들 눈에 보이니 괜히 신경쓰였다. 호텔에서의 생활이 불편한 게 아니라, 직장이 곧 집이라는 것에서 오는 불편함이었다. 


그런데 오랫동안 이렇게 살아오다보니 이제는 너무 익숙해졌다. 무엇보다 이 불편함을 상쇄하는 장점이 너무 크다. 바로 1분 남짓 걸리는 출퇴근 시간이다. 퇴근 후 여섯 시 반 정도면 와이프와 함께 저녁 식사를 하고, 저녁 시간을 좀 더 알차게 보낼 수 있다. 한국에서 일하던 때를 돌이켜보면 비교할 수 없는 장점이다.

(물론 호텔 생활에서의 장단점은 해외 호텔에서 일하시는 분들마다 다를 수 있다.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임을 강조한다.)



자연과 함께하는, 낭만과 저녁이 있는 삶



리조트 호텔에서 사는 것은 지난 7년 동안 중국의 도시 호텔에서 살던 것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다. 조금만 걸어 나가면 바로 앞에 에메랄드 바다가 펼쳐져 있고, 리조트 안에는 꽃과 나무들이 가득하다. 확실히 자연이 주는 여유가 있다. 얼마나 감사한 환경인가. 와이프와 매일 아침 해변을 같이 걸으면 좋지 않을까, 생각하고 여러 번 권해봤는데 역시 아침에 움직이는 건 쉽지 않은 듯하다.


대신 퇴근 후에 가볍게 리조트 산책을 하기도 하고, 밤에는 서울이나 베이징에서는 볼 수 없었던, 별이 가득한 하늘을 감상하기도 한다. 이렇게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살고 있다는 사실이 감사하기도 하고, 그냥 흘려보내기 아쉽기도 해서 최근에는 100만 원이 조금 넘는 미러리스 카메라를 하나 사보기도 했다(그냥 이유를 만들어봤다).







하루빨리 백신 여권과 푸꾸옥 샌드박스 프로그램이 잘 진행되어 한국과 여러 나라들에서 예전처럼 푸꾸옥을, JW 메리어트 푸꾸옥을 찾아주길 바라고 있다. 단언하건대, 베트남 최고급 럭셔리 리조트는 JW 메리어트 푸꾸옥이다. 잊지 말고 기억해두자.

https://www.marriott.com/hotels/travel/pqcjw-jw-marriott-phu-quoc-emerald-bay-resort-and-s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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