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의 기록, 2쇄 출간소감

출간의 기쁨과 슬픔

by 꿈꾸는 유목민

"대표님 그런데요, 저 몇 부 찍어요?"


계약서 어디에도 초판 몇 부 찍는다는 문구는 없었다. 어느 정도 찍어야 많이 찍는것이고 적은 것인지 알 수도 없다. 이웃엄마가 출간했을 때 초판을 몇 부 찍었다는 말을 듣긴했는데 까먹었다. 그때는 부수에 대한 개념이 없었기 때문이다.


대표님은 2천부를 찍으실거라고 말씀하시면, 그것도 많이 찍는거라고 말씀하셨다. 개념이 없기 때문에 아무 생각이 없었는데 출간이 다가오자, 걱정이 시작되었다.

'2천권을 다 팔 수 있어?'

책 읽을 만한 지인들을 떠올려도 100명이 되지 않는데, 과연 2천부를 다 팔 수 있어?라는 걱정이 시작되었고, 걱정하는 나날들이 길어져갔다. 나 나름대로 마케팅 플랜을 세워도 그게 정말 실현이 될까 싶었고, 거절당할 수치심을 생각하면 더더욱 땅으로 꺼져버리고만 싶었다.


스불재, 스스로 불러온 재앙이라는 말이 꼭 찰떡이었다. 나는 어쩌자고 책을 쓰고 싶다고 했을까, 나는 어쩌자고 목차를 짜고 출간기획서를 쓴걸까, 나는 어쩌자고 투고를 하고 괴로워하다가 출간계약을 하고 여기까지 온걸까... 스텝하나하나가 스불재이자 걱정이었다.


작가들의 고충이 글을 쓰는 것에만 국한되어있다고 생각했는데 김초엽작가나 정세랑 작가처럼 보증수표가 아닌 이상 초보작가는 책을 출간하고 책을 파는 것에 대한 고충이 가장 크다는 걸 출간이 다가올때쯤 되어서야 알게 되었다. 그런 가운데 자기의심은 계속 되었다. 출판사 대표님은 왜 나랑 계약을 하신다고 한걸까? 유명인들의 외서와 한국에서 내놓으라하는 트렌드 학자와 외국계 대기업 여성들의 멋진책을 줄줄이 낸 곳에서, 평범한 나를? 여러 커뮤니티에서 출판사 예찬을 하는 걸 보면, 왠지 내 책이 누가 되지 않을까 걱정을 하기도 했다.


출간 2개월 전 대표님께서 커뮤니티 리더분을 소개해주겠다고 하셔서 육지에 급하게 올라간 적이 있다. 그때 처음으로 대표님께서는 출간 후 홍보에 대한 걱정을 하셨다. 어떻게 팔아야할지 모르겠다고 고민을 하셨다. 현타를 안고 제주에 내려와서 내가 할 수 있는 마케팅 방법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친한 이웃이 북토크기획과 진행 전문가라는게 많은 도움이 되었다. 거기서부터 시작했다. 그렇게 내가 포함되어있는 커뮤니티와 걸쳐져있는 커뮤니티를 리스트업했다. 출간 전에 북토크를 몇 개를 잡아놓았다. 제주도에 살고 있는 동생 지인은 초등학교 학부모 독서모임 선생님에게 나를 초청해달라고 요청했다. 작년에 제주에서 처음 만나 친해진 코칭을 하다가 사업으로 전향한 지인은 독서의 기록 출간 전 유럽여행을 떠난다며 본인의 커뮤니티에서 사전 북토크를 열어주기도 했다.


출간일을 정했지만 끝날때까지 끝난게 아닌 교정작업은 첫북토크로 잡아놓은 6월 17일 이전에 꼭 나와야했다. 데드라인으로 정해져서 더이상 늘어지지 않았다. 인쇄소에 넘어가서 출판 감리를 하고 인터넷 서점에 풀리는 순간에도, 나는 내 글을 의심했다. 정말 내 진심이 전해질까? 다들 알고 있는 내용이 아닐까? 내가 아무렇지도 않게 적은 내용이 다른 사람들에게 상처가 되면 어쩌지?


그렇게 출간을 하고, 북토크를 했다. 북토크에 참석한 분들은 대부분 꿈꾸는 유목민 부족들과 언니공동체 인원이었다. 대부분 아는 사람이었고 나의 블로그 글쓰기 수강생이었다. 여기저기서 토요일에 와주신것도 넘 감사했다. 꼭 결혼식을 하는 기분이었다. 신부님이라고 불릴때의 느낌처럼 작가님이라고 불리는 기분이 신기했다. 주말에 본인의 시간을 와준 분들이었다. 평생갈 인연들이었다. 그때까지만해도 대부분 책을 읽지 않았다. 하지만 북토크가 신이 났다며 많은 분들이 북토크 후기를 부탁하지 않아도 올려주셨고, 책을 읽으시는 분들이 속속들이 소감을 건네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올라오는 후기들은 감동의 연속이었다.


눈을 뜨자마자 예스24, 알라딘, 교보문고를 돌아가며 '독서의 기록'을 타이핑하고 판매지수를 살펴봤다. 알고보니 초보작가들이 통과의례로 하는 작업이었다. 네이버에서 독서의 기록 리뷰를 찾고 인스타그램에서 열심히 태그로 검색해서 많은 분들의 후기를 찾았다. 두개의 큰 커뮤니티 리더분들이 연락해서 저자직강북토크를 열어주시겠다고 하셨다. 얼떨떨했다.


하지만 2천부는 언제 다 팔지? 라고 고민하고 있었다. 얼마나 북토크를 하러 다니고 어떻게 홍보를 해야하는지 막연해하고 있었다. 서울 북티크 북토크때 표지 일러스트를 그려준 낭낭작가님이 대표님께 오랜동안 출판계에 계셨으니 어느 정도의 감이 오냐고 물으셨다고 하신다. 대표님은 애매모호한 얼굴을 하시며, 작가님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렸다고 말씀하셨다는 말을 전해들었다. 마음이 무거워졌다. 종이를 2도로 인쇄할 예정이었는데 사진이 많아서 4도로 인쇄하게 되면서 인쇄비용도 2배로 늘어났고, 서평단을 다 모집했는데 커뮤니티 두 군데서 서평단 신청이 들어오면서 더 많은 책들이 서평단용으로 나갔다고 하셨다. 1쇄는 모두 비용이라는 말에 좌절했다. 인세는 언감생심 꿈도 꾸지 않았다.


지인들에게 출간후 카톡을 보냈는데 그리 많지 않았다. 나의 가장 큰 힘은 꿈유부족이었다. 꿈유부족 대부분이 책을 구매하고 블로그에 바로바로 리뷰를 써주었다. 6월 독서 결산에서 베스트 3로 뽑아주신 분들도 많으셨다. 보태서 아버지가 최대의 영업사원이 되셨다. 아버지의 친구분들이 본인들이 주문하고 아들딸들에게 선물을 하기도 하셨다는 소식을 전해주셨다. 동생은 카톡프로필에 나의 책을 홍보했고 인스타에도 감회를 풀었다. 평소 인간관계가 좋은 동생의 지인들이 의리 구매를 해주시기도 했다. (어떤 분은 나중에 페이스북 후기에 의리로 구입했는데 의리의리한 책을 만났다고 평해주셨다)


그렇게 2주가 지나고 대표님께서, 알라딘에서 50부씩 두 번 주문했고, 그 다음날에는 100부를 추가로 주문했다는 소식을 전해주시며 7월안에 2쇄를 찍을 수 있겠다고 하셨다.


"네??? 2쇄요???"

1년안에 다 팔아야할텐데.. 라고 고민하고 있었는데 한달이 안되어 2쇄 이야기가 나오다니 놀라웠다.


그리고 오늘, 18일만에 대표님이 재고가 얼마 안남았다며 2쇄를 준비하겠다고 하셨다. 1쇄까지만 소진되면 마음이 편할 것 같았는데 응원해주시는 분들이 계속 2쇄 3쇄 100쇄까지 가잔다. 다시 마음이 무거워지는 나를 보며, 혼자 웃는다. 아.. 나 왜 이렇게 열심히 사는거지?

맞다. 난 회사에서도 엄청 열심히 살았다. 폭발적으로 퍼붓던 회사에 대한 열정을 나에게 옮겨오니 이 영역까지 도달했다. 동생이 오늘 전화해서 한 말이 떠오른다.

"언니는 뭘해도 잘할 사람이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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