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디지털 노마드가 전하는 리얼 일상 스토리
현대인들은 과거에 비해 '집중력'이 현저히 떨어지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요한 하리의 '도둑맞은 집중력'에서는 우리는 각종 스마트 기기들의 각종 알람들로부터 집중력을 방해당하고 있고, 디지털 시대가 되면서쉽게 다른 업무로 전환할 수 있다는 장점은 바꿔 말해 쉽게 산만해질수 있다는 것이다. 흔히 멀티태스킹을 한다고들 하지만 실제로 우리는 한 가지에만 집중을 할 수 있고 동시 다발적으로 여러 일을 하는 건 우리가 효율적으로 일을 한다고 착각할 수 있지만 오히려 우리의 집중력을 악화시키는 요인이라고 한다.
특히 디지털 노마드에게는 높은 집중력이 필요하다. 공간과 시간적 제약을 크게 받지 않기 때문에 효율적으로 일을 마무리 짓고 나머지 개인 시간을 본인에게 투자하는 것이 일반적으로 노마드들이 추구하는 삶이다. 그렇기 때문에 집중력은 일할 때뿐만 아니라 휴식할 때도 중요하다. 하지만 그 집중력, 유지하는 것이 쉽지 않다.
디지털 노마드는 이런 집중력을 방해 받을 수 있는 최적의 환경에서 일을 한다. 나의 실제 근무 환경을 한 번 살펴보면 이렇다.
마음 같아서는 방 2개를 구해 자는 방 일하는 방을 구분하고 싶지만, 현실적으로 여의치 않아 방 하나를 홈오피스 겸 침실로 꾸몄다. 책상과 모니터, 오피스 의자 등 각종 업무용 장비들을 준비해 놓았다. 책상 옆에 침대가 놓여있지만 공간은 충분히 넢어 일을 하는데 지장은 없다.
아침에 일어나 업무를 시작한다. 캘린더와 노트를 열어 오늘의 할 일을 확인하고 이메일을 훑는다. 아침부터 바쁜 업무나 미팅이 없어 조금 여유가 있다. 의자에 기대 잠깐 휴대폰을 연다. 내 손은 내 의지와 상관없이 이미 각종 소셜 미디어 앱을 들락날락한다. 그러다 유튜브부터 영상들을 확인한다. 어차피 아무도 나를 보는 사람이 없기 때문에 볼륨을 활짝 켜놓는다. 끝도 없이 내리는 무한 스크롤에 내가 휴대폰을 내려놓지 말아야할 이유들을 알고리즘 추천들로 계속 보여준다. 아차 하고 다시 일을 시작한다. 다시 업무에 집중하다 리서치를 위해 구글 검색을 하다 잠깐의 로딩 시간을 틈 타 크롬 탭에 켜져있던 유튜브를 나도 모르게 클릭한다. 바로 눈에 띄는 자극적인 영상을 찾았는지 나도 모르게 그것을 클릭해버린다. '이것만 보고 일해야지'하다 영상 마지막에 비슷한 소재의 더 자극적인 추천영상 썸네일이 뜬다. 내적갈등을 시작하다 다시 일에 집중하려 한다. 그러자 책상에 올려놓은 휴대폰에서 알람이 울린다. 무음이지만 알람이 왔다는 것을 내 시야에서 볼 수 있다. 즉각 알람을 확인하지 않으면 안될 것 같아 확인해보지만 그냥 앱 광고성 알람이다. 다시 일을 하려하다 PC카톡과 각종 앱들을 들락날락하다, 안되겠다싶어 커피를 가지러 주방으로 들어간다. 커피를 마시며 정말 일에 집중하려 한다. 아무도 없는 고요한 방에서 결국 '아 잠깐만 누웠다가 다시 일해야지' 하고 옆에 있는 침대에 잠깐 누워 다시 휴대폰을 본다. 내 주변은 나를 방해하기로 작정한 것들로 가득차 있다.
결국 거실 소파, 주방 테이블, 발코니들로 옮겨다니며 환경을 바꾸어 본다. 하지만 이곳들도 일하는 환경이 더 좋진 않다.
내 주의를 산만하게 만드는 요소는 회사에서 일하는 환경보다 훨씬 많다. 특히 방에서 누구의 눈치 없이 내가 원할 때 일을 하고 멈추고 싶을 때 멈출 수 있는 환경에서 일을 하게 된다면 나에게 더 큰 집중력이 요구된다. 집중력이 좋은 누군가는 큰 문제가 없을 수 있다. 하지만 나를 방해하고 싶어 안달난 것들로 가득찬 환경이라는 것은 분명하다. 그리고 난 결국 매번 방해를 당하고 만다.
이 집중력 감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개인적으로 여러 시도들을 해보고 있다. 일명 포모도로 방법이라고 타이머를 설정함으로서 나 스스로에게 데드라인을 주는 것이다. 그리고 컴퓨터에 불필요한 앱들은 모두 꺼놓으려 한다. 휴대폰은 무음에 뒤집어놓는다. 여전히 금단현상처럼 동시에 여러 일을 하거나 다른 일로 전환하지 않으면 불안함을 느끼기도 한다. 간혹 코워킹 스페이스나 오피스를 가서 나를 일을 할 수 밖에 없는 환경으로 내놓기도 하지만, 아직 집중력을 회복시키기 위한 노력은 꾸준히 필요해 보인다.
분명한 것은 효율적으로 일을 마무리 하지 못하고 애매한 상태로 하루 업무를 마감하게 되면 그 뒤의 여가 시간도 충분히 즐길 수 없는, 재미없는 디지털 노마드 일상을 보낼 수 있다.
*본 스토리는 골뱅이무쵸의 개인경험을 바탕으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