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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골뱅이무쵸 Dec 07. 2024

생존 너머 낭만 23화 - 세입자

먼 나라 스페인에서 우당탕탕 생존과 낭만을 넘나드는 일상 4컷 만화스토리

*AI 그림작가 낭어와 스토리작가 골뱅이무쵸의 스페인 생존과 낭만을 오가는 리얼 스토리를 담은 4컷 만화글입니다.


세입자


집주인 솔의 집에서 살게 된 지 벌써 반년 정도가 지났어요. 중심가에서 조금 떨어져 있지만 경치 좋고 조용해서 만족하면서 살고 있었어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외부에서 일을 보고 집에 들어온 날이었어요. 솔이 집에 있더라고요. 방으로 들어가려고 하니까 절 붙잡고 얘기를 하더라구요. 


"기랑아, 너 방에 있는 줄 알았는데?"

"나갈 때 너 방앞에 있는 표시판 좀 뒤집어 놓고 나갈래?" (방해하지 마시오 / 외부에 있음)


사실 이번이 처음은 아니라, 몇 번 저에게 요구를 했었어요. 제가 방에 있으면 청소기를 나중에 돌린다거나 음악을 크게 틀지 않겠다는 취지였는데 전혀 그런 건 없고 간섭받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었어요. 그래서 조금 불편하다고 생각하고 있던 차에 또 표시판을 뒤집어놓으라는 말에 짜증이 났어요.


"하기 싫어요. 불편해요."

"내 친구 가족집은 그렇게 한다고!"

"전 당신 가족이 아니라 월세 내고 있는 세입자예요."

"뭐? (더 화나가면서) 여기 우리 집이야!!! 그래, 너 알아서 해!"


그렇게 화가 나서 거실로 돌아가는 솔을 보며 많은 생각이 들었어요. 저를 아들처럼 봐주시는데 제가 말이 조금 심했나 싶기도 하고, 나중에 집 나갈 때 보증금 돌려받으려면 집주인과 틀어지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방에 들어가며 표시판을 뒤집어 놓았어요. 그 뒤로도 시키는 대로 말 잘 듣는 아들 겸 세입자가 되기로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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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ndsur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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