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마당은 하루하루, 아침저녁, 어쩌면 시시각각 얼굴이 다르다. 그렇게 나무와 꽃들이 가장 분주한 계절이다. 우리 가족의 마음도 설렘과 기대감으로 가득하다. 아이와 하루에도 몇 번이고 마당을 둘러본다. 어디선가 바람에 실려 온 씨앗이 사과나무 밑에서 싹을 올리고 있기도 하다. 그럴 때면 이토록 기특하다고, 신비롭다고 아이와 그 씨앗에 응원의 마음을 더 실어준다.
봄이 무르익어 꽃향기가 가득한 마당이 되면 나비와 벌이 수시로 드나든다. 귀여운 꿀벌이 뒷다리에 화분 가루를 잔뜩 묻히고 이 꽃 저 꽃 내려앉는 모습을 가까이에서 바라볼 수 있는 귀한 행운도 누린다. 마당 어딘가에서 나비 애벌레와 번데기를 발견하는 날이면 아이의 마음속에는 즐거움과 기쁨이 춤을 춘다.
자연 관찰 책에서나 볼 수 있던 장면을 아이는 매일 눈으로 보며 자연이 어우러져 살아가는 모습에 감탄하고 끊임없이 생명의 신비로움과 소중함을 배워나간다.
이렇게 따뜻한 봄이 되면 우리 집 마당과 동네를 오고 가며 추운 겨울을 무사히 지낸 길냥이 가족들의 표정도 더욱 편안해진다. 어미 고양이는 부드러운 봄 햇살이 드리우는 야외 테이블 또는 테라스에 앉아 쭈-욱 늘어져 잠을 자기도 하고 그 곁에서 새끼고양이들이 아이처럼 나비를 좇아 뛰어오르기도 하며 봄을 탐색한다.
봄은 늘 다행이다 고맙다.
매섭게 불어오는 겨울바람을 지나 나무와 꽃들, 귀여운 고양이 가족, 우리 세 식구도 건강하게 계절의 시작을 누릴 수 있어서.
지금은 이사를 와 아파트에 살고 있지만 주택살이 할 때의 행복하고 특별했던 봄을 떠올리며 글을 써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