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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란현 작가 Mar 30. 2024

공부 목적이 분명하면 지치지 않고 끝까지 공부합니다.

공부 목적이 분명하면 지치지 않고 끝까지 공부합니다.

공부는 단기간에 끝낼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공부에 대한 목적이 분명한 사람만이 포기하지 않습니다.


3주 전 대학원 전공 자격시험 공지가 떴습니다. 시험 범위도 연락받았지요. 전공 관련 도서 두 권과 논문 두 편이었습니다. 시험공부할 시간을 확보하고 싶었습니다. 쉽지 않았습니다. 신학기라 학교에서도 챙길 일 많았고, 라이팅 코치 과정도 듣고 있었으며, 나도 책쓰기 강의를 해야 했지요. 며칠 동안 강의 듣기를 포기하고 시험공부를 해보았습니다. 시험 범위에 해당하는 내용을 읽는 시간은 확보되었지만 즐겁지는 않았습니다. 공부의 일환으로 꾸준히 듣던 책쓰기 강의를 듣지 못했으니까요. 책쓰기 강의 듣기는 공부에 대한 목적이 분명한 공부였습니다.


그렇다고 대학원 전공 자격시험을 모른 척할 수는 없습니다. 제가 처음에 대학원에 들어간 이유도 떠올려보면 확실합니다. 학생들에게 독서교육할 때 전문 지식을 가지고 가르치고 싶었지요. 더 나아가 대학원 석사 학위를 활용해 강사로서의 프로필도 갖추고 싶었습니다. 대학원 전공 자격시험도 공부 목적이 확실했습니다.

근무 중에 짬이 날까 싶어 논문을 인쇄해서 가지고 다녔지만 읽을 기회는 없었고요, 목감기로 병원 가야 했을 때 대기하면서 논문을 읽었습니다. 잠을 다섯 시간으로 줄이고 늦은 밤 교재를 읽었습니다. 그림책에 대해 전문적 지식 배웠던 게 떠오르더군요. 그림책 소모임에서 돌아가며 발표했던 20년 전 내용, 그림책 큐레이터 공부했던 2년 전 내용이 떠올랐습니다. 공부는 단기간에 끝낼 수 있는 게 아니었습니다. 자격시험은 공부의 중간 점검이라고 생각이 들 정도였지요.


어제 고3 큰딸 학교에 갔습니다. 오늘이 전공자격시험인데 고3 엄마라서 딸 담임선생님을 뵈러 가야 했지요. 큰딸의 경우 글을 쓰고 싶어 합니다. 실기형 입시를 치러야 합니다. 선생님 말씀으로는 범위를 넓혀서 입시 준비를 하면 될 텐데 확실한 진로가 정해져 있지 않아서 큰딸과 대화를 길게 못했다고 했습니다. 어느 대학을 가든 글은 쓸 수 있는 거라서 선생님 말씀에 동의했습니다. 어쩌면 당장 대학에 진학하지 않고 글만 써도 문제 될 것도 없겠지요. 고3 딸아이 마음에 주변 동기들이 대학 진학하는 걸 보면 마음이 좋지는 않을 것 같아서 입시는 필수 같기도 합니다. 

저도 딸아이도 앞으로도 공부는 지속되겠지요. 공부의 목적을 확실히 세운 후 공부를 지속하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요?


첫째, 나를 알아야 합니다.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어떤 영역에 관심이 있는지 파악해야겠지요. 제가 큰딸처럼 고등학생이었을 때는 글쓰기에 관심 없었습니다. 딸은 글을 쓰는 데 관심 가지고 있고요. 본인의 관심사를 알아야 공부의 방향도 잡을 수 있습니다. 나를 알아야 한다는 말이 범위가 넓은 말이긴 합니다. 내가 나에게 질문하는 습관이 있다면 나 탐색이 수월하지 않을까요?


둘째, 현재 자신이 잘하는 분야를 깊게 공부할 것인지, 부족한 분야를 보충할 것인지 정해야 합니다. 어제 고등학교 입시 설명회에서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선택과목을 정할 때 대안이 없으면 물리학 2, 화학 2 같은 과목을 정하라고 하더군요. 찍어서라도 등급 나올 수 있다는 얘기를 듣고 부족한 분야는 포기하고 짧은 시기에 조금이라도 성적 올릴 수 있는 과목에 집중하라는 뜻 같았습니다. 고3 입시 예시와 잘하는 분야, 부족한 분야 공부 선택과 관련은 없어 보이지만 제가 지치지 않고 끝까지 공부하기 위해서는 잘하는 분야를 깊게 파는 쪽으로 정했습니다.


셋째, 공부의 목적을 확실히 세웠다면 공부 일지를 쓰면 효과 있습니다. 저는 매일 일지를 씁니다. 시간이 부족할 때 단어 위주로만 나열하기도 하지만 하루 중점적으로 스케줄 수행한 일을 메모합니다. 공부 부분도 메모하지요. 누적된 일지를 통해 공부를 계속하고자 하는 동기도 생깁니다.

입시를 치르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다음 공부를 위해서입니다. 인생은 평생 공부입니다. 제가 마흔다섯이 되어 대학원 졸업 자격시험을 칠 줄 누가 알았을까요. 더군다나 책쓰기 강의를 4년째 수강하는 것 자체가 평생 공부로 가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무겁게 느껴지는 고3 기간도 인생을 두고 보면 지나가는 시간입니다. 내 아이가 입시 이후에도 지치지 않고 자기 삶을 가꾸는 공부를 하면 바랄 것이 없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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