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도 May 13. 2023

순천에는 순천만가야정원이 있다

순천만 가야정원 정원지기 부부


전남 순천시는 "순천은 정원이다"란 슬로건 아래 순천 국제정원박람회가 성황 속에 펼쳐지고 있다.

그 순천시에는 알만한 사람은 이미 다 아는 개인이 가꾸는 2만여 평의 해변정원 순천만 가야정원이 있다.

저 작년 겨울 지인을 따라 와온해변 노을과 습지의 갈대 사진을 찍 우연히  -순천만 가야정원을 사랑하는 사람들-에 합류하면서 필자에게는 고향의 정서를 안겨주는 곳이기도 하다.



그곳에서 EBS 한국기행 촬영이 있어 잠시 들렸

정원지기 유병천 회장님은 가끔 뵙지만 그의 아내 김정희 씨는 지난가을 이후 처음이라

반가움에 하마터면 "언니..."라 부를 뻔했다.

꽃과 함께 사는 까닭일까

점퍼 차림에 청바지를 입은 그녀는 더욱 예뻐져 있었다.



https://omn.kr/20gzm





정원지기-한 번은 해봐야  하죠


올해로 9 년째 황무지나 다름없었던 폐염전을 가꾸고 꽃과 나무를 심기 시작해 온갖 역경을 딛고 개인의 사비를 털어 가꿔 순천의 명소로 자리 잡아가고 있는 가야정원


회장님 요즘도 바쁘시죠란 안부에

"비가 오면 비가 와서 바쁘고요

비가 안 오면 안 오는 대로 바쁘고요"


그럼에도 그는 가야정원을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란 말을 잊지 않는다.


아내 김정희 씨- 악역은 왜 전부 내가 하냐고


"또 뭘 심어요?

힘들다는 소리는 하지 마세요

본인이 좋아서 시작한 일이니까요

편안히 잘 살 수 있는데.

일을 잔뜩 벌여놓고서는..

악역은 왜 전부 내  몫이냐고요?"


무뚝뚝 무관심한 듯 툭툭 던지는 말에

좌불안석  살짝 긴장감이 깔리고, 두 분 대화는 늘 달콤 살벌하다. 그 모습에 동행한 우린 자꾸만 웃음이 난다.

 무표정에서 묻어나는 애틋함

그녀의 응원이 없었다면 지금의 가야정원은 과연 어땠을까?


이틀간 내린 폭우에 진입로 입구 길이 파여 덜컹거린다고 손 봐야겠다며 정원지기의 덜컹거림 다독이는 아내 김정희 씨.


천혜의 자원인 람사르습지가 접한 가야정원은 해변정원으로서 그 매력도 배가 되지만 그에 따르는 제한들도 만만치 않다.


골프 치고 여행도 다니고 여유로운 삶을 즐기는 건 누구나 가능하다

그 쉬운 길을 두고 남들이 가지 않는 힘든 길을 가고 있는 정원지기 유병천 회장,



"한 번은 해 봐야 하지 않겠어요"


라는 그를 3 천여 명에 가까운 -가야정원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끊임없이 응원하고 있다.

작년 봄 낮달맞이 성지로 전국을 뜨겁게 달구었던 가야정원에는 지금 다시 낮달맞이꽃이 피고 있다.

숨차게 달려온 그의 시간들이 환하게 피어나고 있다.


까다로운 허가 절차를 밟고 기어이 이루어 낸 가야정원 뒷산 해변뷰는 노을이 질 땐 더 멋지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