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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papa Mar 25. 2021

HR이 해야 할 일 2 - 획일화를 피하라

HR에게 불편함 해소하기두 번째

인사제도의 목적은 적합한 인재를 판단하여 채용하고, 그 직원들이 성과에 집중하고 몰입할 수 있도록 동기부여, 평가하여 그에 따른 적절한 보상과 육성을 제공함이다.

즉, 우리 조직이 요구하는 직무를 잘 수행할 수 있는 사람인지, 그리고 그 직원이 어떻게 하면 더 성과에 동기 부여되고, 어떤 식의 보상이 더 적절한지, 그리고 어떤 교육이 필요한지를 관리자들이 판단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제도가 바로 인사제도의 존재의 이유이다.


그러한 인사제도의 근간이 되는 직무를 보자.

조직에는 다양한 직무가 있고, 각 직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요구되는 지식, 스킬, 능력치가 다르다.

직무를 어떻게 나누느냐에 따라서 요구되는 역량 수준은 더 많이 다르게 요구되기도 한다.

게다가 동일한 직무를 수행하더라도 직원의 능력치에 따라서 성과 수준은 다르다.

따라서 인사제도는 (직무의 다양성) X (성과의 수준)을 감안하면 다뤄야 하는 범위가 매우 넓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을 차별화할 수 없기에 HR은 일정 수준 관리 범위를 유사하게 묶어서 차별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 차별화한 모습을 보면 보통 R&D과 그 외 일반직군, 사무지원직군 등 직군 단위로 전통적으로 요구되는 최소 학력 수준이 다르거나, 정규직과 계약직 같은 고용 형태가 다른 경우에 인사제도가 구분되어 운영된다.

이 경우, 차별화라기보다는 최소한의 제도적 구분이라고 하는 것이 더 맞을 것 같다. 일하는 방식, 성과를 측정하는 방식이 다르거나 법적으로도 구분이 필요한 수준이기에 사실 현재의 일반적 모습은 차별화가 되어 있다고는 할 수 없다.


지금 이 시점에서 제도적 차별화가 필요한 이유는 점차 시대적 흐름, 인식의 변화에 맞추어 인사 제도 또한 변화가 필요하다고 판단되기 때문이다. 즉, 요즘 직원들의 인식은 'OO회사의 일원'이라는 인식보다는 '시장에서 인정받는 XX분야의 전문가'로 성장하기를 원하며, '집단주의 패러다임'에서 '개인주의 패러다임'으로 점차 변화하고 있다. 그리고 인재에 관한 회사의 고민은 '사람은 많은데 사람은 없다.' 일 것이다. 즉, 많은 사람을 조직 내 보유하고 있지만, 정작 우리 회사의 위기를 돌파해줄 핵심인력, 특정 분야의 전문가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는 채용의 문제일 수도 있지만, 어쩌면 조직 내 인력들을 충분히 육성, 성장시킬 수 있는 환경이 구축되어 있지 않은 것일 확률이 높다. 채용시점에서 각 분야의 다듬어지지 않은 원석(原石)을 사들여와서 그것을 날카롭게 갈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모든 분야의 원석들을 비슷하게 뭉뚝하게 만들고 있는 모양새이다.


이러한 경우, 조직 내 개인의 전문성 개발, 경력 강화를 생각하는 우수한 인재들은 시장에서 본인의 칼이 뭉뚝해지길 원치 않으면서 다른 조직으로 이탈을 하게 된다. 물론 이직의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퇴직 면담을 해보면 우수한 인재들의 경우, 본인의 경력 개발, 전문성 강화에 매우 목말라 있고, 이에 적합한 회사로 이직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았다. HR에서 정말 고민을 해봐야 하는 부분이 이러한 부분이다. 

지금 우리 조직에 필요한 인재는 '조직 충성도', '로열티'가 우선인지, 시장에서, 또는 업계에서 '전문가로 인정' 받는 것이 우선인지... (많은 조직에서는 전문가를 선호하지만, 실제 조직 내 평가, 인사발령 등이 '조직 충성도'를 우선시하는 모습을 많이 보아왔다. 여러분의 회사는 그렇지 않은가?)


결국 요즘은 회사가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각 직무/직종의 인재들이 시장에서 인정받는 전문가로 성장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는 회사를 위해서도, 그 회사의 인재들을 위해서도 받아들여야 하는 사실이다. 왜냐하면 이제는 회사의 브랜드도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개인의 브랜드도 점점 더 중요해지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조직 내 다양한 직종에서 많은 인재들이 모여있는데, 그들에게 동일한 인사제도, 즉, 동일한 기준의 평가제도, 보상제도는 오히려 그러한 우수 인재가 성장하고 경력을 개발하며, 이를 통해 회사의 경쟁력을 높이는데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

 예를 들면, 조직 내 신사업을 추진하는 인력, 또는 연구개발 인력들에 대한 평가는 반기별, 년 단위 평가가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 프로젝트성 연구개발 과제는 과제의 성격에 따라 짧게는 몇 개월이지만, 길게는 몇 년이 지속될 수도 있다. 신사업 추진 과제는 그 성과가 Linear 하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어느 날 갑자기 폭발적으로 성과가 나타날 수도 있다. 이런 경우에, 우리가 연 1회 하는 성과관리 프로세스 상에서, 연간 목표를 잡고, 그 목표 달성 여부에 따라서 이들을 평가하는 것이 타당할까? 그리고 이들에게 동일한 보상 방식으로 성과급을 지급하는 것이 맞을까? 그들이 어느 날 갑자기 보여준 폭발적인 성과에 대해서 기존 직원들과 동일한 Scheme의 성과급을 지급했을 때, 우리 조직은 그들을 동기부여시킬 수 있을까?

만약 영업직종의 전문가들에게 일반직종, 또는 연구 직종의 인재들과 동일한 보상 방식을 운영해도 되는 걸까? 이 경우, Pay Mix를 조정하여 영업직종에는 변동급의 비율을 높여서 운영하는 조직들도 더러 있다. 하지만, 현재의 고정급/변동급 비율(Pay Mix)을 조정하여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어쩌면 성과를 측정하고, 그에 따라 성과급을 산정하며, 이를 지급하는 방식부터가 달라져야 하는 게 아닐까?

운영을 해보면 조직 내에서 보상 체계, 방식은 고정한 채 Pay Mix를 조정하여 고정급과 변동급 비율만으로 차별화할 경우, 조직 내에서 형평성, 공정성에 대한 이슈를 제기당하기가 쉽다. 따라서 오히려 이런 경우에는 제도의 Scheme자체를 다르게 해서 다른 직종과 비교할 수 없게 그들만의 보상체계를 적용하는 것이 오히려 적합하다. 


이처럼 모든 직종의 인재들에 대해 차별화하는 것은 비효율이지만, 그렇다고 제도의 획일화 수준이 높다는 것은 매우 비효과적인 모습의 제도가 된다. 제도의 획일화는 어쩌면 조직 내 HR의 방향성, 철학에 의해 결정되어 운영되는 것이 아니라 HR의 편의에 의해 운영되고 있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우리 HR이 명심해야 할 것은 이젠 음식을 만드는 재료가 바뀌었다. 재료를 선정하는 기준이 예전에는 '로열티'였지만, 이제는 '전문성' 이 되고 있고, 그 재료들을 조직 내에서 동기 부여하기 위해서도 우리는 그러한 개인의 브랜드 강화, 전문성 강화가 반드시 신경 써야 할 부분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우리 조직에 지나치게 크게 묶여 있는 제도가 없는지, 조직 내 전문성 강화가 필요한 영역은 어디인지, 그들의 니즈가 무엇인지를 깊게 고민하고 이를 차별화하는, 그래서 그들을 동기 부여시킬 수 있는  제도 기획, 운영이 필요하다.


(세 번째 해야 할일 - 정보를 공유하라, 그리고 HR Insight를 위한 조언자가 되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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