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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ㅠ May 25. 2024

스승의 은혜

내 인생에 참된 스승이 있었을까?


스승의 은혜는 하늘 같아서

우러러 볼수록 높아만 지네

참되거라 바르거라 가르쳐 주신

스승의 은혜는 어버이시다

아아 고마워라 스승의 사랑

아아 보답하리 스승의 은혜


-스승의 은혜 1절-





2024년 5월 15일.

공휴일인 석가 탄신일과 학교 행사가 있는 스승의 날이 겹친 날이었다. 뉴스에서는 5월 14일 또는 5월 16일에 스승의 날 행사를 한다고 한다. 필자가 학교를 떠난 지도 10여 년이 넘었다. 또렷이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카네이션 만들어서 담임 선생님의 가슴팍에 꽂아 줬던 걸로 기억한다. 스승의 은혜 노래 1절 불렀던 것도 기억한다. 이 노래도 애국가처럼 2절 3절 이렇게 쭉 있는 것 같은데 실제로 불러본 건 1절밖에 없으니...


스승의 날 하니 떠오른 것이 나에게도 정말로 기억에 남는 정말 존경스럽고 스승의 날마다 찾아뵙고 싶은 선생님이 있나? 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나에겐 없다.

담임 선생님들은 어차피 반 학생들은 1년 지나면 떠나는데 라는 생각이신지 그렇게 나에게 크게 정을 주는 선생님은 단 한 명도 없었다. 그래서 담임선생님들의 얼굴은 어렴풋이 기억나지만 존경하고 사회인이 되어 스승의 날 학교를 찾아갈 정도로 보고 싶은 선생님은 없다. 뭐 정확하게는 물가는 계속 오르고, 삶이 팍팍해지는데 정말 성공해서 가는 게 아닌 이상은 찾아뵙기 어렵다. 내 입에 풀칠이라도 할 정도면 다행인거지.

선생님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라떼 시절에는 학생들이 많았으니 오히려 하나하나 신경 쓰기 힘들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는 한다. 그럼 지금 출산율이 저하된 시대에서 학생들이 많이 줄었으니 학생들이 진심으로 스승으로 삼을 선생님들이 있을까?

그건 아니라고 본다.

왜냐하면 현재 학교는 체벌 금지 및 학생들에게 훈육적인 말 조차 하기 힘든 교권은 한 없이 추락한, 학생이 갑이 된 학교. 학생들도 그걸 알아서 선생님을 어른으로 대하지 않고, 예의 없게 군다던지 조금이라도 나쁜 말 들으면 부모님한테 찔러서 선생님들이 제대로 일 하기 어려운 시대가 왔다. 선생님들은 특히나 담임교사들은 반학생 들을 총괄, 관리해야 하는 선장이자 지휘자 같은 역할을 해야 하고, 자신의 수업도 준비해야 하는데 학생들과 그 부모님들이 쌍으로 스트레스를 주고 있으니 말이다.





교사들의 교직 만족도가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 생활지도가 법정 공방으로 번지는 일이 잦아지고 공무원 보수 정체와 연금 감소까지 겹치며 교사들의 사기가 크게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14일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8일까지 전국 유초중고 및 대학 교원 6751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한 결과 현재 교직 생활에 만족한다는 응답은 23.6%에 그쳤다. 교직 만족도는 2006년 첫 설문에서 67.8%를 기록했는데 이번에 조사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다시 태어나면 교직을 택하겠냐는 질문에는 20%만이 그렇다고 답했다. 이 역시 같은 문항 조사를 시작한 2012년 이래 가장 낮다.

최근 발표된 다른 교원단체 설문조사에서도 교사들의 직무만족도가 크게 떨어진 모습이 관찰됐다. 교사노동조합이 지난달 20~28일 조합원 1만1377명을 대상으로 벌인 조사에서는 최근 1년간 이직이나 사직을 고민했다는 교사가 87.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사들은 교직 만족도 하락의 가장 큰 원인으로 교사의 학생 생활지도에 아동학대 등 형사책임을 묻는 일이 잦아졌다는 점을 지적한다. 교총 설문조사에서 교사들이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은 것은 문제행동에 대한 생활지도(30.4%), 학부모 민원 및 관계유지(25.2%)였다. 교사노조 설문조사에서도 학부모 민원 및 상담(33.0%), 무고성 아동학대 고소 위험(32.4%)이 담임 기피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됐다. 은폐가 쉬운 가정 내 아동학대에 대응하기 위해 만들어진 아동학대처벌법이 학교에도 일괄 적용되면서 교사가 학생의 문제행동을 지적하거나 제지하는 일까지 아동학대로 신고하는 일이 잦아졌다는 것이다. 아동학대 신고만으로도 학교장 판단에 따라 직위해제나 담임 교체 조치를 당하거나 경찰 조사를 받아야 하고, 이는 교사들의 사기 저하와 생활지도 포기로 이어진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지난해 10월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교사 92.9%가 아동학대 의심 신고를 당할 수도 있겠다는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고 답했다.






“‘스승의 날’이 휴일(부처님 오신 날·15일)이라서 오히려 좋아요. 학교 가면 골치만 아파요.”


서울 공립 중학교 교사 10년 차인 A씨. 올해는 스승의 날인 5월 15일이 법정공휴일인 부처님 오신 날과 겹쳐 학교에 가지 않아도 된다며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부정청탁금지법) 시행으로 작은 선물도 일절 받을 수 없는 만큼 스승의날에 학교에 있는 게 되레 부담된다는 것이다.


지난해도 반 학생 25명 중 1명 정도가 A씨에게 손 편지로 ‘감사합니다’를 적어줬지만, 전날에는 아무도 그에게 편지를 주지 않았다. 그는 다행이라고 생각하면서도 “편지나 꽃을 받을지 말지를 신경을 써야 하는 것 자체가 피곤하다”고 말했다.


A씨는 “저뿐만 아니라 다른 선생님들도 스승의 날을 피한다”며 “교사를 잠재적 뇌물 수수자로 보는 것도 불편하고 피곤해서 그냥 그날엔 쉬었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서울 공립 초등교사 B씨는 몇 년 전부터 스승의 날이 아예 없어졌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동료들과 나누곤 한다.


B씨는 “스승의 날은 ‘스승을 존경한다’는 건데 사실 요즘 같아서는 존경은 바라지도 않고 존중만 해줬으면 좋겠다”고 털어놨다.


최근 학부모의 악성 민원과 아동학대 신고 등으로 교권이 예전만 하지 못하면서 1년 중 가장 큰 이벤트였던 ‘스승의 날’도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


2012년 부정청탁금지법이 시행된 후 교탁 앞에 수북이 쌓이던 선물은 거의 없어졌다. 손 편지, 칠판 꾸미기 등 돈이 들지 않는 방식으로 학생들이 교사에게 스승의 날 의미를 담아 고마움을 표시하기도 했지만, 점차 시간이 지날수록 학교에서는 이벤트를 하지 않고 조용히 넘어가는 것이 관례가 됐다. 가뜩이나 교사가 학교에서 신경 써야 할 것들이 많은데 스승의 날까지 또 다른 신경을 기울여야 하는 날이 된 것에 불편을 느끼고 있다고 B씨는 전했다. 어린 학생이 많은 초등학교에서는 아직 1교시에 고마웠던 선생님에게 손 편지를 쓰는 이벤트를 하는 학교도 있지만, 이 또한 담임에게는 전달하지 말라고 거듭 당부한다고 한다.


스승의 날에 마이크로 울려 퍼졌던 교장선생님 훈화 말씀도 없어진 지 오래다. 교사와 학생이 모두 불편하지 않도록 스승의 날을 아예 재량휴업일로 정하는 학교도 있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해 스승의 날 재량휴업일을 실시한 학교는 초등학교 2개, 중학교 9개, 고등학교 15개 등 총 26개였다. 재량휴업을 하지 않아도 스승의날에 학교에서 백일장이나 체험학습, 자체 행사 등을 운영한 곳도 많았다. 아예 스승의 날을 근로자의 날(5월 1일)과 합쳐 다른 근로자와 함께 쉬자는 의견이나 스승의 날 취지를 부각하기 위해 날짜를 연말로 미루자는 의견도 있다. 지난해는 스승의 날을 폐지하고 서이초 교사의 49재인 9월 4일을 ‘교사 인권의 날’로 제정하자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런 상황에 대해 서울의 한 공립 초등학교 교사는 “실제로는 스승의날이 스승을 존중하자는 것인데 요즘에는 그런 풍토를 찾아보기 힘들어 안타깝다”며 “교사도 학부모와 학생을 존중해야 하지만, 학생과 학부모도 지금보다 교사를 존중하는 문화가 만들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학생과 학부모들로부터 존중을 받지 못하는 선생님들은 이번 스승의 날에 쉬는 것을 오히려 더 좋아했다.

안타깝다.


그렇다고 선생님들이 다시 권위를 갖기 위해 학생들에게 폭력을 허용하던 시대로 돌아가는 게 좋을까?

그건 아니라고 본다.


내가 학교 다니던 모습을 떠올리면 선생님이 반 평균 이하면 10대씩 엉덩이 맞는다고 해서 안 맞으려고 중간/기말고사에 점수 올리려고 아득바득 공부했다. 교문 앞에서는 남학생들은 장발이거나 손톱이 좀만 길어도 맞았다. 여학생들은 치마가 무릎 이하로 올라갔다던지 염색이라던지 귀걸이 하면 선도부로 끌려가서 매 맞았다.

그 흔히 말하는 사랑의 매. 선생님들마다 각목, 단소 등등 다양한 도구들이 있었다.


필자는 학교에서 맞고 다니던 세대지만 지금 시대에서 물리적 폭력은 이뤄져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폭력은 대물림 되기 때문이다. 이건 가정, 학교, 사회 모두 마찬가지. 대신 토끼뜀이나 오리걸음 정도의 타인 물리적 접촉이 없는 선에서 체벌은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 결국 이런 사단이 일어난 건 모든 체벌을 금지시켰기 때문은 아닐까.


서로서로 말 나오기 전에 조심하고 예의 있게 존중한다면 학교에 웃음꽃이 필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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